세상에는... 많은 풀들이 살고 있습니다. 그 풀들에게는 많은 종류의 풀만큼 많은 이름이 있습니다.

풀들 중에는 값이 나가는 귀한 대접을 받는 풀과, 어느누구에게도 사랑 받지 못하는 잡초들이 있습니다.

우리집은 작은 기숙사. 다른 누구의 집처럼 잔디 깎는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되고, 넓어서 관리할 걱정를 하지 않아도 되는 대신에... 정말 작은 땅은 시멘트로 메꾸어져 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2005년 8월 20일... 깨진 시멘트 사이로 자라기 시작한 잡초를 내 아이는 우리 마당에 새싹들이 자란다고 좋아했습니다.



그 때 잡초라고 가르쳐 주려다 아무 관리 없이도 잘 자라는 이 풀을 잡초라고 하기에는 너무 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하여, 뾰족 내민 그 새싹들에게 아이의 이름으로 이름표도 달아 주고 아이가 물을 주고 관리 하도록 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2005년 9월 16일...



이름표는 낡아졌지만, 우리 아이의 새싹들은 아주 예쁜 초록색 풀들이 되어 회색빛 마당 한 켠을 초록으로 만들어 주었습니다.

이 세상은 분명 값으로 메겨진 물건과 직업들로 가득차 있습니다. 그리고 누군가와 그 어떤 대부분의 것들은 그 값으로 가치가 정해집니다. 하지만... 누구든지, 어떤 것이든지... 주인을 잘 만나면 달라집니다. (저, 결혼 후~ 잡초 되었습니다...ㅜㅜ:: 남편은 아니라고 박박 우기며 절보고 '선인장'이라 하네요.-ㅜ::)

누군가에게서 사랑을 받고, 보살핌을 받는다면 아무리 잡초라도 더 이상 잡초가 아닙니다. 값 비싼 무언가도 사랑 없이 보살 핌을 못 받는 다면 그것은 그저 외로운 무언가가 됩니다.

"세상에는 잡초는 없습니다. 만나는 사람들이 잡초를 만드는 것입니다..."

우리는 누구든지 사랑 받고 보살핌을 받기를 원합니다. 누구든지...

갑자기 드는 생각에는 나 또한 그 누군가를 훌륭한 그 무언가로 때로는 잡초와 같은 그 무언가로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아이와 함께 풀을 길러보세요... 그리고 아이 이름으로 이름표도 달아주세요~" 어쩌다 키우게 된 '잡초'가 우리에게는 행복이 되었습니다. --::

아이를 기른다는 것... 아마 아이의 생각을 기르는 것 같습니다...

김정연의 두번째 이야기, "누구든지..." 였습니다.

지금은 많은 분들께서 궁금해 하시던 estate sale에 대하여 글과 사진을 준비 중 입니다. 기다리시는 동안 짧은 이야기 올립니다. 예전에 저는 동아전과나, 표준전과의 한 귀퉁이에 쓰여 있던 글과 리더스 다이제스트의 쉬어가는 페이지를 좋아 했던 기억으로 종종 이렇게 짧은 이야기도 올릴 생각입니다. 괜찮으시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