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김정연 입니다.^^::

우리에게는 각자의 취향만큼 다양한 싫어하는 집안일들이 있습니다... 제가 싫어하는 집안일 순위는 빨래개기... 침대정리... 다리미질...등 입니다.--::

결혼 전에는 몰랐었던 일... 아침에 나 하나 꾸미고 나가기만도 바빠 어지러운 방을 뒤로 한채 나갔다 들어오면 어느새 저녁에는 깔끔해져 있고... 언제나 세탁기에서부터 준비된 듯 습관적으로 다려진 옷을 입고 나가고...집에 돌아오면 낮에 햇빛에 널렸었는지... 그 깔깔함에 햇빛 냄새가 묻어나는 그 이불을 덮고 잠이 들었고...

그러던 우리... 어느새... 이 습관적인 일들은 우리 손으로 하나하나 거쳐야만 하는 우리의 집안일이 되었습니다...



결혼 전, 저는 꿈 꾸었습니다... 조용한 햇살을 받으며... 서점에 갓 진열된 책을 사와 조용히 한장 한장 넘기며 우아하게~(매우 중요.--::) 은은한 향의 밀크티를 조근조근 마시며...한 조각의 바게트로 그렇게 살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결혼 후, 서점은 커녕 아이 라이드에 하루에 반 나절은 운전수로...티 한잔과 바게트 한 쪽으로 살 것만 같던 나는 그저 흰 쌀밥에 "밥이 힘이다!" 라는 굳은 의지로 반찬 가리던 나는 어디로 가고... 김치 하나도 맛있게 얹어 먹는 모습이 제가 되었습니다. 티 한잔, 바게트 한쪽... 이거만 먹고 절~대 못 삽니다.--::



결혼 전, 저는 꿈을 꾸었습니다...기분이 좋으면 좋은데로, 울적한 날은 울적한데로... 그렇게 유행 따라 마음 따라 머리 스타일도 이리저리 바꾸며 살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결혼 후, 365일 머리만 기르고 있을 뿐 언제나 똑같은 머리 스타일을 하고 삽니다...--::



결혼 전, 저는 꿈을 꾸었습니다. 이제는 나이도 들었으니... 좋은 가방에 좋은 옷, 구두 고르느라 고민될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결혼 후, 매주마다 각종 전단지와 쿠폰을 보며...세일품목 체크하고 비교하느라 고민하고 삽니다...



결혼 전, 저는 꿈을 꾸었습니다. 빛을 잃은 밤이면 가슴이 푸~악 파인 우아한 실크잠옷 입고 와인 한잔 들이킬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지금 나는, 간만에 가진 나만의 시간...목 늘어진 티셔츠에 베개 끼고 앉아 홈데코 방에, 야미방에 올려진 미시님들의 솜씨에 넋을 놓고 있습니다.^^::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그.러.다. 가끔은 여러 이유로 마음이 하향 곡선을 그릴 때...



새로운 기분으로 머리를 바꾸고 한 감성으로 눈을 지긋이 감고 노래를 하며 마음을 평정할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지금 우리는 머리 질끈 묶고... 청소 들어갑니다...어딘가 힘 쓰고나면 좀~후련하지요...^^::

그러나 제가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는 청소가 아닙니다...짧게는 반 년, 길게는 몇 년을 내가 나에게 줄 수 있는 선물 이야기를 하고자 합니다...

하루 이틀 깨끗해지는 것은 청소입니다. 잘 된 정리는 한 번의 수고로 두고 두고 오랜 시간 속에서 나를 편하게 해 줍니다.

"부지런함이 아니라 생각의 차이가 집을 치우는 듯 합니다.

  잘 된 정리는 생활 속의 내가 나에게 준 선물과도 같습니다..."

이제부터 부족한 저의 이야기와 작은 우리집 이야기를 시작하겠습니다. 이미 살림살이에 고수이신 미시님들도 계시겠지만... 부끄럽지만 그저 한사람이 사는 이야기 이 곳에 풀어 놓습니다.

부엌 이야기



어느 세일에서 건진 $1~$3 짜리 유리병을 깨끗이 씻어 잡곡을 담아둡니다.



어느 부엌에도 다 있는 서랍... 그 중 첫번째 서랍, 각종 포크 나이프, 숟가락, 젖가락등을 종류별로 Ziploc 에 보관합니다. 그러면 안 섞이고 사용하실 때마다 편합니다.^^::



두번재 서랍은 여러종류의 식사 받침대를 모아 두었으며, 그 동안 찬장에 올려 있던 커피잔들을 꺼내며 힘들고 불편했던 기억에 이사하며 세번째 서랍 안으로 옮겼습니다. 그러니 한 눈에 보기 쉽고, 꺼내기 쉬워 편리해졌습니다.^^ (저는 이렇게 해 놓고 부끄럽지만 꺼낼 때마다 제가 저에게 감사합니다.^^::)



마지막 서랍에는 자주 사용하는 테이블보와 러너를 두었고, 냅킨이나 냅킨링은 구입 즉시 케이스를 버리지 않고 같이 닦아 그 속에 보관하여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의 양념칸입니다. 자주 사용하는 것은 아래에... 가끔 사용하는 것은 그 위에... 어쩌다 꺼내게 되는 것들은 맨 위에... 이렇게 간단 법칙으로 정리 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릇들도 마찬가지로 자주 사용하는 것을 아래로...가끔 사용하는 것은 위로...닮은 그릇들은 닮은 그릇 끼리... 이렇게 두면 깔끔해 보이고 편리합니다. 시간이 되시면 페이퍼 타올을 그릇과 그릇사이에 넣어 두시고 사용하시면 흠집도 방지되고, 지진시 완충작용도 해 줍니다. (참고로, 지진시 떨어져 깨지는 그릇보다 서로 달그락거리다 깨지는 그릇이 더 많다 합니다. 캘리포니아에 사시는 미시님들께 더욱 권합니다.^^::)



저희 기숙사의 부엌 한켠에는 이렇게 세탁기와 건조기가 들어가는 공간이 있습니다... 그러나, 연결되는 파이프 때문에 벽에서 떨어져 의도하지 않은 공간이 생겨 있습니다. 그리하여, 아이의 장난감 상자를 벽과 세탁기 건조기 사이에 끼워 부엌에서 사용하는 가벼운 수건, 행주, 마른 걸레 보관함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작은 집이라면 의도하지 않은 짜투리 공간도 이용해 보시길 바랍니다. ^^



이 둘은 우리집 숨어 있는 공간입니다.

첫번째는 식탁 밑으로 마샬에서 바구니 상자를 사다가 식탁보, 린넨등을 보관하는 함으로 사용합니다. 작은 우리집 공간 활용도 하고 잘 안보이니 깔끔하고~ 두번째는 부엌 케비넷 문으로 문 안쪽에 달력과 전화번호, 각종 전단지, 볼펜, 손톱깎기등 잡다한 물건들을 보관 합니다... 문을 닫아주면 이 것도 알아서 숨어줍니다.^^ (참고로, 저기 문 안쪽에 단 것은 산 것이 아니라 연두색은 비누 상자이고 나머지는 작은 과자 상자들입니다. 그위에 남은 포장지, 색지를 풀로 붙여서 압정으로 박은 것이랍니다.^^:: 별로 무거운 것들이 아니어서 잘 붙어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건조대에는 자주 사용하는 예쁜 접시 몇 개 외에는 두지 않으려고 합니다... 설겆이 되어 있어도 왠지 일이 덜 끝난 느낌을 받습니다... (참고로 살림에 고수님들 보다 아직은 새댁에 가까운 미시님들께 이 글은 드립니다...^^::)





다음 우리들의 문제... 아이들 공간으로 자리를 옮깁니다.^^

저는 일단~ 제 아이가 말을 하면서부터,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계속 같은 약속을 해 왔습니다.

"책과 블럭들은 매일 갖고 놀 수 있으나 그 외에 장난감들은 하루에 한가지 씩이다..." 이 약속을 하고 우리는 이 약속을 계속 지켜왔습니다. 처음은 모든 장남감들을 아래층에 있는 창고에 정리해 두고 마음대로 열 수 없게 해 두고 하루에 한번씩 열어 꺼내 주었습니다. 때론, 말을 잘 들으면 다른 장남감으로 교체해 주기도 했습니다.

여러 장난감들이 함께 있을 때보다 훨씬 집중적으로 가지고 놀았습니다... 그리고, 장난감을 바꾸어 놀고 싶을 때는 정리를 하도록 하고 정리가 다 되면 그 다음 장난감으로 바꾸어주었습니다...

그랬더니, 분명 늘 있던 장난감이나, 어렵게 얻어서인지 더 재미나고 감사하게 갖고 놀았습니다.



그러나, 책과 블럭은 두뇌 발전과 창의력에 도움이 되기에 무제한으로 아이 옆에 두었습니다.



그렇게 4년이 흐르고, 아이가 자기 방을 갖게 되면서, 저는 아이에게 강제가 아닌, 자기 스스로 통제 할 수 있는 훈련을 위하여 장난감들을 아래층 창고에서 아이 벽장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이제는 다섯살 아이에게 정리를 할 때마다 25센트씩 주고 연두색 책꽂이에 보이는 주홍색 곰돌이 저금통에 넣게 합니다... 저는 아이에게 일찍 금융교육을 시켜 돈을 모으고 모은 돈으로 물건을 직접 구입해 볼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돈을 모으려면 합당한 일을 해야하고, 그 돈이 모이면 쓸 때마다 돈을 쓰고 난 후를 생각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때로는 모은 돈을 들고 작게는 벼룩시장(25센트나 $1 이내)으로 크게는 마트($5~ $8)로 가서 직접 모은 돈으로 계산하게 하고 있습니다. (아직은 이 경험들이 몇번 안됩니다.^^)

그리고, 책꽂이에는 이제껏 자라며 아이가 그려온 그림들을 제가 스크랩 하여 모아둔 것입니다... 차후에 공개 하겠습니다.^^



그리고 이는 침대 아래부분에 서랍으로 세 개가 있습니다. 그리하여 두 곳은 옷을, 나머지 하나는 기차나 나무 블럭을 넣어 언제든지 만들 수 있도록 해 놓았습니다. 아이의 가구는 겉모습 보다 기능을 언제나 함께 고려합니다. (아이의 공간이 두 배가 되니까요~^^::)



책상 밑에는 언제든 사용 가능한 종이와 각종 펜을 두며~ 다른 사진은 아이 침대의 오른편으로 아이의 가방과 좋아하는 장난감...과 퍼즐을 손이 닿기 쉬운 곳에 두었습니다...

워낙 구석진 곳이라 방에 들어 갔을때는 잘 보이지 않습니다...저는 가끔 의도하여 짜투리 공간을 만들기도합니다... 숨기기 위해서~ 아이와 제가 편하기 위해서~^^

마지막 하나는 옷장 안에 장난감 상자로 아이 아빠가 상자에 그림으로 무슨 장난감이 들어 있는지 그려 놓았습니다. "때론 그림이 글 보다 알아보기 더 쉽습니다..."





다음은 이 보다 더 작을 수 없는 화장실로 가겠습니다.^^::



자칫 아무 색도 없는 화장실을 저렴한 것들로 색을 입혔습니다. (미국에 거주하시는 미시님들은 아마 제가 어디서 얼마에 구입한지 다 아실 것 같습니다. 그리하여 설명을 드리지 않겠습니다.)^^::



수건을 보관할 서랍장을 둘 공간이 없기에 화장실 입구에 산타 할아버지(TJ에서 $3 에 구입)는 발수건들을 안고 계시고, 하얀 바구니(주워 온)에는 깨끗이 다듬은 후 목욕 수건들을 담아 침대방에 두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화장실 안에 알록달록 좁은 탁자(TJ에서 구입)의 서랍은 작은 물건과 마른 걸레...등을 넣어두고, 그 밑에는 바구니안에 샴프와 린스를 두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예전(이사 전) 기숙사 우리집 한쪽 모습입니다...이 집에서는 학교 가구 덕분에 제 가구라고는 이 두 개가 전부였습니다... 그 때는 지금의 옷장으로 쓰는 아래 보이는 가구와 벽에 거는 작은 가구를 흰색으로 페인트하여 식탁 옆에 두고 차이나 케비넷처럼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저번 estate sale 에서 드디어 차이나 케비넷이 생기어 하나는 옷장으로 하나는 화장실에 걸어두고 로션이나 남편 젤, 드라이기 등을 넣어 두고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는 각종 바구니를 사용하는 것을 즐깁니다...부엌 한켠에 마른 음식재료를 넣기도 하고, 거실에 담요를 넣어두기도 하고, 마당에 바구니는 뚜껑이 있어 너구리나 다람쥐로부터 감자 고구마를 보호하기도하고, 이렇게 요리책도 담아두고... 수건도 담고, 샴푸도 담고...^^:: 나누어 담겨지니 정리가 자연스럽고, 바구니의 멋이 있어 풍미도 있고... 무엇보다 중요한~ 저렴하고...^^::



여기서 저의 대단치 않은 정리법을 소개합니다.^^::

언제나 정리를 마음 먹으면 저는 이 세개의 상자와 비닐 봉지를 준비합니다...그리고, 하나는 적어도 1년 동안은 늘 필요한 것들을, 다른 한 상자에는 적어도 1년안에는 찾지 않을 것들... 그리고 나머지 상자에는 버리기는 아깝지만 창고 깊숙히, 또는 맨 아래에 깔려도 아쉽지 않을 것들로... 구분하여 정리해 나갑니다.

옷들도, 책들도, 장난감도, 그릇도, 신발도, 이불들도...

그리고, 비닐 봉지는 꼭 그 중에도 나누어 묶어 상자 안에 담습니다... 나중에 꺼내기 쉽도록...

"잘 된 정리는 짧게는 일 년을, 길게는 몇 년을 우리를 편하게 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나 더 소개합니다.^^



이것은 오쉬나 홈디포에서 $1 이면 살 수 있는 먼지털이로 곱게 생긴 것이 가구 위나 닦기 힘든 구석 구석 먼지를 가볍게 없애주는 고마운 것입니다... 매일 아침 환기 시키며 이 털이개로 가구를 살며시 털어주시면 먼지를 날 잡아 닦지 않으셔도 돨 것 입니다. 제가 좋아하는 청소기구 였습니다.^^::

요즘, 빨래를하고 개어 서랍에 넣고...다리미질 하고 있는 내 모습을 내가 우연히 보고 있노라면... 그제서야 어머니가 생각이 납니다...

자라는 동안 묵묵히 우리의 빨래를 개어주시고, 다림질 해 주시던 어머니... 그 때는 늦었다며, 코 앞에 앉았다 다림질 끝나기 무섭게 입고 사라지던 우리의 모습... 어머니께서 해 주시던 그 모든 감사했던 것들... 이제서야 이제서야 조금은 어머니의 인생을 알 것만 같습니다.

바로 우리의 인생이니까요...

처음, 미국에 오신 아버지 어머니의 빨래를 개며 혼자 부엌에서 운 적이 있었습니다.
그 모습이 너무 낯설고... 나도 모르게 그냥 슬퍼 하염없이 눈물이 났습니다.

이제는 우리가 아버지 어머니의 빨래를 갤 차례인 듯 합니다... 언제나 어린 것만 같았던 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