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인사드립니다. :-)



그 동안 제게 수 많은 마음과 덧글과 쪽지로 용기를 주신 많은 감사한 분들께 다하지 못한 답장의 죄송함과 함께 행복한 크리스마스가 되시기를 마음 가득 바라며, 이번 새 글을 기쁜 마음으로 드립니다.



어느덧 즐거운 크리스마스가 다가옵니다.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처럼 산타 할아버지를 기다리지는 않지만, 결혼 전 처럼 낭만적인 크리스마스를 기다리는 것은 아니지만, 어느덧 내게 크리스마스는 한 아이의 엄마로 때로는 친구로 선물을 준비하는 분주한 마음에서부터 시작됩니다.



이번은 너무도 쉽고, 아름다운 선물 이야기를 시작하려 합니다.

가만히 앉아 크리스마스 선물을 생각하다 월마트를 아이와 함께 갔습니다. 그리고...



1. 스티로폼 볼이 있습니다. 가격은 작은 볼 8 개들이가 $2.34 이며, 중간 크기의 볼이 6 개에 $2.74 였습니다.

2. 글루건은 작은 것이 $1.97, 중간 크기가 $4.97, 큰 것은 $8.97 이었습니다. (저는 가장 작은 크기의 글루건을 사용합니다.^^)

3. 중요한 글루스틱입니다. 이것이 있어야 글루건에 장전을 하고 만들기를 시작합니다. 30 개들이가 $1.97 이며, 50 개들이가 $2.97 입니다. 한 봉지를 사두시면 많은 것을 만드실 수 있습니다. (저는 그래도 혹시하는 마음에 두 봉지를 샀습니다.^^::)



마음에 드는 비즈를 고릅니다. 저는 $1.97 의 큰 봉지를 마음에 드는 색으로 바구니에 넣었습니다. 그리고 알맞은 크기의 두꺼운 종이 상자도 맞추어 고릅니다. 종이 상자의 가격은 개당 $1.97 입니다.



리본도 고릅니다. 단아한 색의 얇은 리본이 44 센트이고, 레이스가 달리거나 땡땡이 무늬가 있으면 $1.88 입니다.



지나가다 생각지도 못한 조화가 눈에 띕니다. 한 다발에 $3 제법 가격에 비해 모습이 그럴듯 합니다. 마음에 드는 꽃을 몇 개 집어 듭니다.



자~ 준비물이 끝났습니다. 부족하지만 제가 알려 드리기조차 무안한(^^::) 쉬운 방법으로 크리스마스 선물과 선물 상자 만드는 것을 소개합니다.



먼저 나무색 상자를 제가 앞서 소개한 빨리 마르는 페인트로 10 분 (마르는 시간) 만에 보이는 곳만 칠했습니다. 그리고 준비한 송곳으로 구멍을 크게 내고 조화를 한 송이 따서 박아 넣습니다. 잎도 그렇게 따서 붙입니다. 이 때 글루건으로 붙여 줍니다. ^^

만일 제가 소개한 페인트가 없으시다면 아크릴물감으로 칠하셔도 좋습니다. (아크릴 물감도 페인트 붓으로 칠하시면 수고를 줄이실 수 있을 것입니다.)



첫번째 사진과 같이 그저 뜨거워진 글루건으로 하나하나 구슬을 붙여 줍니다. 그리고 사온 리본으로 보는 것과 같이 매듭을 지어 끈을 달아 주고, 다시 하나하나 구슬을 붙여 줍니다.



색이 다른 구슬이 서로 다른 느낌의 크리스마스 장식품이 됩니다. 제 눈에는 가장 저렴하게 구입한 재료들이지만 화사하고 고급스럽습니다.



준비된 상자 안에 티슈페이퍼를 깔고 크리스마스 장식품을 넣습니다. (페인트를 안에까지 칠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입니다. ^^)



옷소매 끝에 다는 작은 크리스마스용 브로치를 만들었습니다. 아이 머리핀도 만들었습니다. 그저 구슬을 글루건으로 붙여줍니다. (머리핀대와 브로치 몸채는 월마트나 마이클스, 조앤에서 팝니다. 가격은 $1~$2 선으로 아주 많이 들어 있습니다.--::)



크리스마스에 빠질 수 없는 카드입니다. 제가 즐겨 사용하는 방법~ 두가지.

한가지는 마음에 드는 그림이나 사진을 프린트(이 경우는 작가 소개를 그림 아래에 간단히 써줍니다. 그러면 좀 있어 보입니다.^^::) 하여 보이는 것과 같이 색지에 붙여 카드를 만들고, 두번째는 마음에 드는 두가지 색의 종이를 크기가 다르게 오려 스카치테잎으로 붙이고, 펀치로 뚫은 후 끈을 달아 줍니다. 간단하면서도 고급스럽고 단아합니다. (손재주도 필요 없습니다.)



붙인 꽃 위에 투명한 구슬로 이슬인 척 붙여 주고, 그 옆에 내 도장도 찍어 줍니다. 받는 이가 눈이 즐겁고, 저렴한 재료비와는 대조적이게 마음이 풍요롭습니다.



이것이 올 2005년 크리스마스 내 아이의 학교 선생님 크리스마스 선물이었습니다. 준비된 상자에 크리스마스 장식품인 큰 방울 하나, 작은 방울 두개, 그리고 소매에 다는 작은 브로치와 내가 만든 카드...

상자 ($1,97) + 꽃 한다발 중에 한송이 (약 30 센트?) + 스티로폼 볼 큰 것 하나, 작은 것 둘(약 50센트?) + 비즈 (어림 잡아 한봉지 $1.97...? ) 이렇게 하여 선생님 한분 당 약 $5 이 들었습니다. :-)



작은 카드와 내가 만든 큰 구슬, 작은 구슬이 꽃상자에 담겨 내 마음을 전합니다.





또 하나를 소개합니다. :-) 이것은 작은 유리잔으로 월마트에서 개당 44 센트에 사왔습니다. 그리고 똑같이 남은 구슬로, 티비를 시청하는 한가한 시간에 앉아 글루건으로 붙여 줍니다.



아이키아 촛불이 붉은 구슬에 빛을 심어 줍니다. 보고 있어도 따뜻한 크리스마스입니다... :-)



네 개의 44센트 유리잔이 비즈 두봉지에 빛이 납니다. 모두 $6 정도 들었습니다. 보는 이의 마음이 $6 이상의 풍요로움으로 따뜻해 집니다. 내가 싸게 산 촛대와는 또 다른 맛입니다.

" 아주 맛있습니다.~ "



아직은 작은 나의 집에 크리스마스 트리는 없지만, 나의 손길이 닿은 구슬들이 빛이 되어 식탁에서도 크리스마스를 알려줍니다... 내년에는 크리스마스 트리를 할 수 있기를 바라며~ :-)





가만히 앉아 내가 붙인 구슬들의 불빛을 들여다 보고 있으니, 불빛 속에 지나간 어린 시절 크리스마스가 생각났습니다. 그 날이 보였습니다...

붉은 구슬의 불빛 속에 어린 시절의 크리스마스가 다가옵니다. 희미한 기억 속에서 천천히 하지만 또렷이 기억이 납니다. 절약이라는 두 단어에 열심히 살고 계시는 우리 아버지, 어머니에게도 크리스마스 만큼은 어린 두 딸에게 재미난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해 아낌없이 투자를 하시는 날이었습니다.

우리 집은 딸 둘입니다. 나는 큰 딸, 내 동생은 작은 딸. 어느 날 저녁 우리의 나들이가 준비 됩니다. 우리에게 엄마의 손길로 예쁜 초록 분홍 머리방울로 당겨지는 머리카락 만큼 단정히 머리가 묶기고, 어린 손이 추울까 엄마는 벙어리 장갑도 끼워 주십니다. 내복 위에 엄마가 정해 주신 겉옷을 입고 나면, 엄마가 우리 두 딸을 세워 놓으시고 찬바람이 들어 갈까 내복 바지를 양말 안에 감아 넣어 주십니다. 그래서인지 언제나 어린 아들의 옷을 여며 주거나 바지를 양말 속에 넣어 줄 때면 나는 젊은 시절의 내 엄마가 됩니다.

엄마가 화장을 하십니다. 머리도 곱게 빗으시고, 예쁜 옷도 꺼내 입으십니다. 엄마가 우리 얼굴을 번갈아 보십니다. 어린 두 아이의 눈에는 이 세상에서 우리 엄마가 최고로 예쁩니다. 정말 예쁩니다. 그러나 그 다음은 기억이 잘 안납니다. 우리가 버스를 탔는지, 전철을 탔는지, 택시를 탔는지 아무것도 기억이 안납니다. 중간을 잘라 먹고 기억나는 한 장면이 또렷이 있습니다.

어느덧 나는 동생과 함께 엄마의 양 손을 잡고, 명동의 한 백화점에 서 있습니다. 너무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고 있고, 오직 크리스마스임을 알려 주는 것은 구세군의 종소리입니다. 그러나 우스운 것은 그 많은 사람들의 기억이 모두 반 코트쯤의 옷자락들입니다. 아마도 그 날의 내 키인가 봅니다. 사람들의 얼굴은 안 보이고, 모두 코트자락만 왔다 갔다 합니다. 우리가 아빠와 약속한 곳에 다 도착했는지 우리는 더 이상 걷지 않고 엄마와 서 있습니다. 그렇게 서 있습니다.

그리고 넘겨지는 한 기억이, 그 수 많은 코트 자락 사이로 아빠가 보입니다. 어느 순간, 수 많은 코트 사이로 아빠가 양복에 긴 코트를 입고 걸어 오십니다. 아빠도 우리를 보셨는지 우리의 키에 맞추어 다리를 구부리시고 두 팔을 벌려 안기라고 하십니다. 어린 나와 내 동생은 그렇게 서로 앞 다투어 아빠에게 안깁니다. 지금의 내 아이와 내 동생 아이처럼...

그 때 아빠의 차가운 양복의 촉감, 그리고 아빠의 냄새. 우리 아빠다. 내 아빠다 합니다. 벌써 여기까지만이라도 내게는, 어린 두 딸에게는 특별한 크리스마스인 것입니다. 이제 보니 우리가 앞 다투어 안길 때 우리 엄마는 어떤 모습으로 서 계셨는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걷습니다. 서울의 명동 거리를 아빠의 손을 잡고 엄마의 손을 잡고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가족이 되어 걷습니다. 여기까지도 너무도 특별한 크리스마스입니다. 너무 훌륭한 크리스마스의 기억입니다.

그리고, 넘겨지는 기억들은 여러가지... 어떤 크리스마스는 아버지를 만나 명동 코스모스 빌딩 안에 있는 중국집에 가 탕수육과 짜장면을 먹었습니다. 정말 근사하고 멋있었습니다. 아빠, 엄마, 동생과 함께 둘러 앉아 먹는 그 바삭하고 달콤한 탕수육은 지금도 생생하게 접시째로 기억납니다. 언제나 아빠가 비벼 주시는 짜장면은 입술에서 미끈하게 끊어지는 그 냄새가 지금도 생생합니다. 다 자라서도 비벼 주시던 그 짜장면 덕에 지금도 짜장면을 먹을 기회가 있으면 나는 먼저 비빌 생각을 않고 가만히 쳐다 보다 그제서야 아빠가 옆에 안 계시다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그리고 우울한 젖가락으로 비비며 나는 어느새 짜장면이 먹기 싫어 집니다. 그래서 어느 때 부턴가 나는 짬봉을 주문합니다. 어린 시절에 나는 짬뽕을 싫어 했습니다. 그래서 짜장면 보다는 덜 서러운가 봅니다.

또 다른 어느해의 크리스마스에는 명동에 웬디스 햄버거 집이 처음 생겼다고 아빠가 우리를 데리고 가셨습니다. 그 시간 아빠의 이야기도 아주 생생히 기억납니다. 퇴근 하실때마다 가만보니 많은 사람들이 들어갔다 나왔다 한다고 분명 맛있나보다 생각하셨다며 우리를 데리고 들어가셨습니다. 처음 내가 본 것은 양 갈래 땋은 머리로 주근깨가 박힌 말괄량이 삐삐 같은 얼굴이 활짝 웃고 있는 간판이었습니다.

나는 이곳에서 처음 감자튀김을 케첩에 찍어 먹으며 세상에서 제일로 맛있는 음식을 먹은 날로 기억하게 되었습니다. 작은 두 바구니 감자튀김을 금새 비운 나와 내 동생이 아빠에게 하나만 더 먹어도 되냐는 주문을 합니다. 아빠는 웃으시며 다시 감자튀김을 두 바구니 더 사오십니다. 어린 두 딸은 너무 좋아하며 콕콕 빨간 케첩을 찍어 감자튀김을 입에 넣습니다.

아빠는 우리가 잘 먹는 모습에 그렇게 맛있냐는 질문을 하십니다. 우리는 아빠가 멀리 앉아 계신냥 고개를 아주 크게~ 아주크게 아래 위로 흔듭니다. 너무 맛있다고 아래 위로 흔듭니다. 아빠도 엄마도 웃으십니다. 멀리 계셔도 보일 만큼 크게 웃으십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렇게 멀리 온 듯한 이 시간 속에서도 그 날이 생생한가봅니다. 그 덕에 나는 이 미국에 간간히 보이는 웬디스를 보면 그 날이 떠 오릅니다. 그래도 그 때만큼 맛있고 가게가 예쁜 것 같지는 않습니다.

또 다른 기억 하나, 우리는 한참을 남산타워에 올라 갔습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우리가 처음 차를 샀던 때부터 시작 된 추억이며, 그 후로 그 백화점 정문의 기다림은 끊겼습니다. 대신에 이곳 미국에 오기 전까지 쭈욱 우리는 크리스마스 때면 남산에 올랐습니다. 어떤 크리스마스는 스카이라운지의 빙글 도는 회전 식당에서 밥을 먹고, 어떤 크리스마스는 파르페를 먹고, 어떤 크리스마스는 차를 마셨습니다. 그리고 대학 때부터 결혼까지 그 해의 남자 친구도 같이 간 적도 있었습니다. 그렇게 매년 크리스마스마다 어떻게든 아빠 엄마와 함께 남산타워를 숙제 하듯이 올라갔습니다. 그렇게 남산타워는 우리에게 크리스마스에 가는 곳으로 기억이 됩니다.

그러나 이곳에 오고부터 나는 결석입니다. 수 년간 결석입니다. 우리 가족이 매년 크리스마스가 되면 올라갔던 그 남산타워에 올해도 나는 결석입니다. 하지만, 누구보다도 매년 크리스마스의 행사를 나는 먼저 기억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나는 이번 크리스마스에도 나의 마음이 먼저 남산타워에 도착해 가족을 기다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가족의 크리스마스, 멋진 파티는 아니지만 나는 이번 크리스마스에도 그렇게 우리 가족과 같이 그곳에 가고 싶습니다.





즐거운 크리스마스 행복한 크리스마스 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