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에 저는 2006 년이 되면 자동차는 하늘을 날고, 아이들은 공간이동으로 학교를 다니며, 떡볶기는 알약으로 대신하고, 가정용 로봇이 청소와 음식을 해 주리라 상상했습니다...



그.러.나. 그 환상의 2006 년이 왔는데... 가만히 둘러 보니 여전히 자동차는 네 바퀴를 땅에 찰싹 붙이고 달리고 있고, 제 아이와 저는 걸어서 또는 자전거로 열심히 학교를 다닙니다. 그 떡볶기 만큼은 불행인지 다행인지 아직은 알약이 안 되었고... 가정용 로봇은 아직도 연구 중인가 봅니다.--::

그러나 엄청 달라진 2006 년이기는 합니다. 어린 시절에는 상상하지 못했던 아이가 나를 엄마라고 부르고 있고, 어린 시절에는 보지도 못했던 남자가 여보라고 부르며 배고프다 합니다.^^::



그리고, 어린 시절의 단 돈 100 원에 행복했던 기억이 이어져 오늘은 서른 중반인 제게 $14 의 행복이 이어졌습니다. 새해를 맞아 아줌마의 힘과 단 돈 $14 로 만드는 기쁨을 소개합니다.~



2001 년에서부터 2005 년까지의 저의 집입니다. 바로 올 가을까지만도 저는 학교가구가 가득한 집에서 살았습니다. ^^ 적응이 쉽지 않은 튼튼한 가구와 색다른 색의 소파가 저를 반겨 주었지만... 저는 월마트에서 천을 떠와 제가 손 바느질로 소파는 옷을 해 입히고, 식탁은 비닐 테이블보로 면사포를 씌웠습니다. 그리고 작은 제 그림들과 아이 그림을 붙여 작은 전시 공간을 만들었습니다.

그렇게 자라는 아이와 늘어가는 돌 고양이들과 하루하루 지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생각지도 못한 난방 공사로 이사 통보를 받고, 곧 학교에서 탈출할 궁리를 하며 가구를 마련하고자 가구 없는 곳으로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 취지는 좋았으나... 이사를 하고보니...



2005 년 가을 이사한 나의 집... 가구가 없어 텅~ 비었습니다. 목욕탕에 들어 앉아 있는 것 마냥 제 목소리도 울리고, 아이 목소리도 울렸습니다.^^ 아이는 우리집이 넓어졌다며... 신나게 뛰어 다녔습니다.

가구가 없어 초라하다고 생각하고 있던 저와 가구가 없어 넓어졌다고 좋아하는 우리 아이. 생각의 차이가 빈곤함과 풍요로움을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모두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지난 가을에 아이키아에서 약 $14 의 천을 떠 왔습니다. 실은 커튼을 만들려고 했었는데, 침실의 커튼을 만들고나니 꾀가 나 그냥 놔 두었던 천 이었습니다.

그러다, 2005 년 12 월 31 일, 새해도 다가 오고...



소파 뒤에 걸려 있던 그림을 옮기고, $14 의 다림질 된 천을 압정 4개로 고정시켰습니다. 거울은 현관 옆에 걸어두었던 estate sale 에서 건진 $35 의 거울입니다.



중앙의 흰 소파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estate sale 에서 데리고 온 물건입니다. 하얀 벽을 채우기 좋은 병풍을 옮겨 놓았습니다. 자리를 옮긴 것 만으로도 색다릅니다.

꿈에 그리던 공간이동입니다...ㅡㅡ::



처음 이사 왔을 때의 모습이 estate sale 의 물건들과 $14 의 천으로 느낌이 매우 달라졌습니다.



지난 해 treasure market 에 가서 $65 에 데리고 온 탁자위에 투명한 유리병을 놓고 주워 온 나무가지로 장식을 했습니다. 아이와 산책하며 주워온 나무가지가 요긴합니다.^^::



탁자 위에 내가 만든 초 그릇도 올려 놓고, 인근 병원에서 도네이션 형태로 운영하는 벼룩시장에서 데리고 온 $ 1 짜리 물건들이 옹기종기 앉아 있습니다.

그리고, 나무가지를 꽂은 유리병 속은 하얀 쌀로 채웠습니다. 집에 있는 곡식을 유리병 안에 차곡이 넣어 두면 눈이 즐겁습니다. 그렇게 붉은 팥이, 초록 콩이, 연두 녹두가 흙을 대신합니다.



$25 의 큰 은 그릇에 책이 담기고, 담요도 둘둘 말아 넣어 둡니다. 놋쇠와 붉은 초 그릇이 짝입니다.



그저 하얀 좁다란 복도에 색을 넣어 주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의자는 참으로 실용적인 장식품입니다. 때로는 앉을 수도 있고, 때로는 물건을 올려 놓을 수도 있고, 때로는 빈 공간을 장식할 수도 있기에 저는 의자를 참으로 좋아합니다.



못을 박은 후 천을 압정으로 박고, 그 위에 그림을 겁니다.

여기서 저 하늘 빛 천은 제가 밥상 컬럼에서 사용한 식탁보입니다.^^

그리고, 위에 자주빛 천은 식탁 러너입니다.



이렇게 fabric 액센트 벽지가 탄생했습니다. $14 의 천으로~ 식탁보와 러너로~ 식탁보와 러너는 귀퉁이가 모두 마감처리 되어 있어 바느질 못 하는 제게는 큰 도움입니다.^^::

생각을 바꾸는 것 만으로도 새로운 모습으로 공간을 꾸며줍니다.



예전에 텅 빈 공간에 작은 다실(^^::)을 만들어 놓아 두었던 곳에 estate sale 에서 건진 $200 짜리 엔틱 피아노가 공간을 채워 줍니다. 가격에 비하여 참으로 큰 발전입니다.^^::



처음 빈 공간에 우두커니 서 있던 그림이 식탁 옆으로 서 있습니다. 공간이 부족하여 모습이 다 보여지지는 않으나 마음은 부족하지 않습니다. 즐겁습니다. ^^::



때로는 과일도 꽃 못지 않게 훌륭한 장식품입니다. 참으로 맛 있는 장식품입니다.^^



지루한 공간을 아줌마의 힘으로 약간만 자리 바꿈을 해 줍니다.

꿈에 그리던 공간이동으로 생활이 바뀝니다. 아무것도 산 것 없어도 집이 산뜻해진 것만 같습니다.



눈이 상큼한 저 알록달록 발판 러그는 바로 제 목도리입니다. 하지 않는 목도리를 발판 러그로 때로는 테이블보로 사용해 보세요~ 돈을 안들이고 기분을 내는 좋은 방법이라 생각합니다.



때로는 갖고 있는 탁자의 자리를 바꾸어 줍니다. 바구니도 자리를 바꾸어 줍니다. 국민학교 시절 자리를 바꾸어 주는 것 만으로도 학교 가는 기분이 달라졌던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기분이 새롭습니다.



가끔 좋아하는 찻잔도 꺼내어 놓고, 푸른 사과도 장식품으로 사용합니다. 그렇게 새로 사지 않아도 갖고 있는 것으로 기분을 새롭게 만들 수 있습니다.



가끔은 모두 치우는 것도 아주 훌륭한 집 꾸미기 방법입니다. 그림을 없애고 작은 벽걸이 촛대만 걸어 놓았습니다. 이것 또한 저는 마음에 듭니다.



그러던 어느날~ 아래층에 있던 $23.75 의 Wing back chair (indian pink) 가 침실로 이동을 했습니다. 각각 $50 짜리 소파가 들어오는 바람에 쫓겨 올라 왔었지요... 그리고, 다른 estate sale 에서 건진 $75 의 Drexel 탁자가 부부의 커피 공간으로 바뀌었습니다.

자세히 보시면 양쪽으로 날개 펴듯이 탁자가 extension 이 가능합니다.



화장대로 사용하려고 데리고 온 저 테이블은 다른 estate sale 에서 약 3 개월 전 쯤에 $100 에 데리고 왔습니다. 이제는 거울만 찾으면 됩니다.^^::

그리고, 그 위에 놓인 은 손거울과 보석함과 거울도 벼룩시장에서, estate sale 에서 저렴하게 데리고 온 것입니다.





하얀 벽이 지루하거나, 페인트 색을 바꾸고 싶지만 시간이 없거나, fabric 액센트 벽지를 구하시고 싶은 분들께 혹시라도 도움이 될까 하여 작은 생각 남기고 갑니다.

갖고 계신 소파에 무늬가 있다면 심플한 천으로~

갖고 계신 소파가 심플하다면 무늬가 있는 천을 사용하셔도 좋습니다.

색이 서로 상반 되고, 무늬가 크면 대담하고 화려해집니다. 그 때는 심플한 쿠션을 사용하셔서 분위기를 조화롭게 하실 수 있으며, 부드러운 분위기로 나간다면 쿠션은 다소 화려하게 하여 분위기를 띄우실 수 있을 것 입니다.

아파트에 사시는 분들도 기숙사에 사시는 분들도 가능합니다.

단, 압정 구멍 4 개만 감수하시면 됩니다.

그래도 불안하시다면 이사하실 때에 하얀 치약(또는 흰색 아크릴 컬러)을 손에 발라 메꾸어 주세요. ^^::



언젠가 이 곳 생활을 심심해 하는 새댁에게 이렇게 말 한 적이 있습니다.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온 세 아이의 엄마처럼 즐기며 살라고. 그랬던 내가 진정 내게는 그렇게 말하고 있지 못했습니다.

내게 묻지도 않고 찾아 온 새해에는 이제는 내가 내게 주문을 겁니다. 예순의 내가 타임머신을 타고 돌아온 것처럼 서른 다섯을 보내라고 말입니다. 그렇게 지금 이 시간을 지나간 시간처럼 즐기고 감사할 것입니다.

사람 사는 것, 그러고보니 생각하기 나름입니다. 우리의 상상속의 타임머신, 공간이동이 또한 우리의 생각 속에 있었는지 모릅니다.

지금 내 나이의 사진 속에 박힌 젊은 내 아빠 엄마의 얼굴을 들여다 봅니다. 정말 팽팽하십니다. 정말 아름답습니다. 우리는 늙어 가는 것이 아닌 것 같습니다. 그저 지나간 아름다운 시간 속에 살고 있을 뿐입니다. 내 얼굴에 점점 또렷해지는 주름들을 못마땅해 했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훗날 기억될 지난 시간 속에서 부러움을 사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