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 년 가을...



인근 대학병원에 벽화 작업을 맡게 되었습니다. 대학측 회의를 거쳐 제게 주어진 생각지도 못한 일이었습니다.

그렇게 결정이 되고 난 후 참석하게 된 회의...

대학측에 디렉터와 매니져, 그리고 다른 의사 선생님들 모두 원형 탁자에 둘러 앉아 저만을 뚫어져라 보고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그리고 한 분 씩 질문을 하셨습니다...

가슴이 뛰고, 얼굴이 달아 올랐지만 모두 너무도 친절히 대해 주셔서 점점 마음이 차분해지기 시작했고... 우리는 짧지 않은 이야기를 나누고 대학병원의 치과 치료실을 구경하게 되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저는 아직 학생의 와이프라 몇 개월 후 남편의 비자가 바뀌면 그 때 페이가 지급될 것이라는 것을 서로의 협의하에 먼저 일을 시작했습니다. 만일 돈을 받지 못한다 해도 이 일은 제게 생각지도 못한 즐거움이었고 기쁨이었습니다.



이 대학병원에 오는 저소득층 아이들을 위하는 일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런데 치료실을 둘러보며, 병원 입구에 놓일 그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텅 빈 치료실이 더 급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대학병원이다 보니 수련의들이 거쳐 가는 곳이어서 개인병원의 세심한 인테리어는 찾아 보기 힘들었습니다. 종종 커다란 나방 같이 생긴 그 치료실 반 만한 나비 연 (얼마나 놀랬는지요...ㅡㅡ::) 과 먼지 앉은 뽀얀 곰돌이들 만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내내 생각을 하여 제가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도네이션을 하겠다고 결정... 마음이 움직여 움직이는 종이를 만들기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매니져 Marina 와 디렉터 Dr. DenBesten 에게 이메일로 그림 제작과는 별도로 일 년 동안 저의 그림을 무료로 대여해 주고, 치료실마다 모빌을 도네이션 하겠다고 연락을 한 후, 8 일 낮과 밤을 정말 꼬박 새워 10 개의 치료실에 달 모빌을 제작하였습니다.

드디어 다 완성된 모빌들을 병원에 설치하는데만 10 시간이 넘게 걸렸습니다. 모빌들과 그림들을 달아 주고 난 후...



저는 한 달간 정말 많이 아팠습니다. 정말 많이...(나이가 있다보니 몸이 정열을 안 따라 줄 때가 된 듯 합니다.^^::)

저는 10 개의 치료실에 다섯 가지 주제를 정해, 두 방에 하나의 주제가 들어 가도록 구상을 했습니다. 이 모빌들은 모두 그렇게 제 생각과 마음에서 출발하게 되었습니다.

1. 물고기와 물풀
2. 나비와 꽃
3. 고양이와 털실 공
4. 학과 구름
5. 비오는 날의 달팽이

준비물은 여러 색의 종이, 가위, 실, 글루건, 스트로, 스테이플러, 구슬, 스티로폼 볼, 털실, 공예용 monofilament (비즈에 사용하는 투명한 줄), 투명 압정...등 만들기 쉬운 것 처럼 재료도 구하시기 쉬우리라 생각 되어집니다. ^^::

그 중에 만들기 쉬운 1 번과 2 번 모빌을 소개합니다. 나머지 모빌들은 보여드리는 정도로 마무리 하겠습니다. ^^::

(내가 만드는 기쁨, 저렴한 기쁨의 모빌이 될 것 입니다.^^::)


첫번째~ 물고기와 물풀.



이렇게 밑그림을 오린 후 간단히 오려낸 비늘을 엇갈려 풀로 붙여 줍니다.



색 고운 단추로 눈을 만들어 줍니다.



혹시하여 설계도(^^::)를 첨부합니다. 비늘은 보시는 것과 같이 연필로 둥글려 줍니다.



물풀 모양과 물풀을 만드는 과정입니다. 물풀 모양을 오린 후 짧게 자른 스트로를 실로 연결하여 물풀을 만듭니다.





이렇게 간단한 방법으로 멋진 바닷속 모빌이 만들어졌습니다. 종이라 가벼워서 천정에 압정을 박은 후 달아도 잘 매달려 있습니다. ^^::


두번째~ 꽃과 나비.



여러 색이 고운 나비와 단아한 꽃으로 서로 어울려 아름답습니다.



꽃의 입사귀 모양과 꽃을 만드는 방법입니다. 꽃은 먹고 남은 젤로 컵을 뼈대로 2 번과 같은 모양의 꽃잎을 붙여 4 개의 꽃잎을 글루건이나 본드로 붙인 후 다시 엇갈려 4개의 꽃잎을 붙여 줍니다. 이렇게 총 8개의 꽃잎으로 꽃이 완성 되었습니다.

마지막 5번째 그림처럼 연필로 꽃잎의 끝을 살짝 말아 줍니다.



꽃을 확대한 사진입니다. 보시는 것처럼 붙인 후 대강 크기를 정하여 노란 받침으로 마무리 해 줍니다. 아귀가 잘 맞을 때는 글루도 필요 없습니다. 만일 단단히 고정 시키고 싶으시다면 글루건으로 몇 개의 귀퉁이 이음새에 붙여 주십시요...



나비를 만드는 방법입니다. 2~3 장의 색지를 반으로 접어 나비 모양으로 자릅니다. 그리고 3 번처럼 나비의 몸체를 잡고 스테이플러로 박아줍니다.



그리고 사진처럼 예쁘게 색지로 무늬도 만들어 주고 날개도 적당한 간격으로 벌려 줍니다.





여러 색이 모여 나비가 되고 꽃이 되었습니다. 종이 나비가 움직이고 마음이 봄인 듯 살랑입니다...


세번째~ 고양이와 털실 공. =^.^=



두 가지 색의 고양이 얼굴을 칼로 오려 내었습니다.



이렇게 지혜로워 보이는 고양이가 하늘을 납니다. =^.^=





스티로폼 볼에 글루건으로 털실을 돌려 가며 붙여 털실 공을 만들고... 창으로 들어오는 실바람에 고양이들의 목에 걸린 방울 소리가 춤을 춥니다. =^.^=




네번째~ 학과 구름.



무언가 동양적인 것도 알리고 싶었습니다.



구름이 넘실대고 하얀 종이 학이 방 안을 날아 다닙니다...



여러가지 크기의 스티로폼에 구슬을 붙여 모빌을 만들 수도 있습니다. (맨 위의 병원 치료실 사진에 있습니다) 하지만 압정으로 매달기에는 무게가 있으므로 고리 나사못을 사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그렇게 학과 구름이 좋은 짝입니다. ^^


다섯번째~ 비 오는 날의 달팽이.



달팽이는 비오는 날이 제일 행복합니다... 그렇게 고운 색이 달팽이가 되었습니다. 생각이 달팽이가 되었습니다...




나는 언제나 계획을 세워 왔습니다.
하루도, 내일도, 일주일도, 한 달도... 일 년도... 십 년도... 그렇게 늘 계획을 세우고 지키려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계획을 많이 세울수록 핑계와 이유가 생겨 때로는 포기가 되고, 때로는 늦어졌습니다.

그런 내가 어느덧 서른이 넘어서야 드디어 깨닫게 된 것이 하나 있습니다.

무언가 하고 싶고 이루고 싶을 때는 계획을 세우는 것 보다 마음을 쏟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마음을 쏟으면 "내가 하고 싶다." 그것이 이유이고 그것이 핑계가 됩니다.
더 이상의 또 다른 핑계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마음을 쏟으면 마음이 담기고,
글을 쏟으면 글이 담기고,
말을 쏟으면 말이 담깁니다...

말을 담은 그릇이 넘치면 걱정이되고,
글을 담은 그릇이 넘치면 마음이 되고,

마음을 담은 그릇이 넘치면 세상이 행복해집니다...

오래간만에 내 마음을 쏟아 아이들의 웃음을 보았습니다... 움직이는 종이로 움직이는 마음으로 그렇게 세상이 행복해졌습니다...



"아기를 기다리시는 예비 엄마, 막 태어난 아기를 돌보시는 엄마, 아기에서 막 벗어난 어린이(^^::)를 키우시는 엄마... 모든 엄마와 아이들에게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