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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남편은 리얼터입니다.
집을 좋아합니다.
다시 태어난다면 건축가가 되고 싶다고 합니다.
이제와 다시 공부하기엔 제 눈빛이 무서우니, house flipping으로 그 아쉬움을 달랩니다.
house flipping은 낡은집을 사서, 고쳐서, 되파는 것인데,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건 ‘집을 최대한 싸게 사는것’입니다.
(플립핑이 궁금하시면 → https://missyusa.com/mainpage/)
싼집은 = 낡은 집 = 버려진 집 = 사람들이 싫어하는 집.. 입니다.
낡은 집은 정말 어드벤처입니다.
때로는 무섭고 기괴하고 냄새나고…
때로는 신기하고 보물찾기같고 숨은그림찾기 같은…
오늘은 작년에 봤던 ‘숨은그림'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작년 봄.
낡은 집 한채를 보던 중이었습니다.
아귀가 맞지 않는 낡은 부엌 캐비넷에 수상한 틈이 보였습니다.
흠.. 뭔가 싶었죠. 손으로 쭉 잡아 당겨보니
도마(커팅보드)였습니다.
괜히 꿉꿉한 냄새가 나는듯 싶고
왠지 눅눅할 것만 같은 도마를 본 순간
마치 못 만질껄 만진듯... 내 몸에 곰팡이가 번진듯…
아.. 이래서 이 집이 오랫동안 안 팔렸구나 싶었습니다.
‘근데 왜 도마가 built in으로 저 안에 들어가 있지?’
한국살때 한번도 본적 없는 그것이 궁금해졌습니다.
구글로 찾아보니, 빵을 반죽하고 자르는 이름하여 breadboard라고 합니다.
집에서 빵을 만들어 먹는 시대에 나름 ‘최신식&최신형 캐비넷'에 장착된것입니다.
빵반죽과 빵자르기를 위한 것이니,
물이 많이 닿는것도& 칼자국이 마구 나는것도 아니어야 한다는데…
시간이 흘러 세상이 변화하여 유행할 당시의 용도와 달리,
더이상 집에서 빵을 반죽하지 않는 지금은 pull out cutting board로 불리며 거기서 컷컷, 찹찹을 한것 같습니다.
이걸 근사한 새 집에서 봤다면, '처음 보는건데, 새로 생긴 디자인인가?' ‘편리하겠다. 엑스트라로 쓸수 있는 선반이 생겼어’ 라고 했겠지만..
낡디낡은 집에서 난생 처음 보게 된 탓에
제 첫인상은 ‘대체 도마를 왜 저기다 집어넣었어? 곰팡이는 어쩔... 이런 쓸모없는… ‘이었습니다.
전주인이 거기에 양파를 잘랐을지, 돼지고기를 잘랐을지 찝찝한 기분만 한가득입니다.
소독은 하고 썼을까?
거뭇거뭇한건 곰팡이겠지?
곰팡이라면 캐비넷 안쪽과 벽쪽에 혹시 영향 없나? 하는 생각뿐이었습니다.
슬그머니 닫고 부엌을 전체적으로 훝어보니, 싹 다 뜯어야되는구나 싶었습니다.
첫인상이 ‘난감'한 집은 사실 저에게는 green light 입니다.
낡은집 싫은사람, 리모델링할 cash없는 사람 다 떨어져 나가니 경쟁률이 낮고,
집이 낡았으니 집주인은 집에 자신감이 없고,
고로, 내 낮은 offer도 쉽게 오케이될 확률이 높고!!
그러니 그 집을 헐값에 살 수 있는 기회입니다.
곰팡이 핀 작은 도마 하나가 buyer들을 몽땅 쫓아주었네요.
missy님들도 이런 도마를 만나게 된다면
Choice1 싹 다 뜯고 새 캐비넷을 넣을수도 있겠고,
Choice2 아래 사진처럼 캐비넷이 킵할 컨디션이라 도마만 바꾸고 싶다면 방법이 없지 않습니다.
▶ 홈디포를 비롯하여 온,오프라인 어디서든 새판을 쉽게 제작할수 있다.
▶ 이것은 built in일수도 아닐수도 있으니, 가능한한 탈부착이 가능한것으로 제작한다.
▶ 원래 물 닿고, 칼질하는 용도가 아니니 새것으로 바꾼후 나 또한 사용에 주의한다.
▶ 새 판에는 절대 육류는(박테리아 번식 위험) 자르지 않는다.
▶ 새 판은 항균성과 내구성이 최고인 Maple로 만든다.
▶ 나무도마가 잘 안마를까 찜찜하다면 폴리에틸렌(플라스틱 일종) 재질의 도마도 좋다.
▶ 이도저도 싫다면, 패널로 막거나 두께에 따라 서랍으로 변경시켜버릴수 있다.
모두가 싫어하는 집이 나에게는 $$ 부를 가져다 줄수도 있습니다.
2020년 우리모두 부자되길 바래봅니다.
Chl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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