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발레리나룩이 유행이야"

어제 큰 딸아이, 블랙타이즈에 블랙 미니스커트 그리고 핑크핑크한 볼레로를 입고 학교를 갔습니다. 

“할머니룩이 유행이라며? 꽃무늬 옷 사달라며?” 제가 묻자,

“그건 지난 달 유행이지. 이미 지나갔어" 라네요.

뭔 유행이 그렇게 빨리 바뀌는지.. 도무지 따라갈수가 없네요.

유행은, 마치 그것을 따르지 않으면 외계인이 된것 마냥 이상하게 사람을 몰아가다가, 어느날 소리없이 사라지곤 하죠. 

옷 하나, 신발 하나쯤이야 유행이 지나면 잊으면 되지만,

집 유행은 이왕이면 오래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오늘은 한때 크게 유행했던 집 스타일, 그리고 그것을 바라보는 지금의 시선에 대해 이야기 나눠 볼게요. 

스플릿 하우스.

1960~70년대에 저렴한 건축비용과 트렌디한 디자인으로 사랑받았던 집 모양입니다. 도시정비가 완벽하지 않았던 서버브의 경사진 땅 같은곳에 완벽한 집 모양으로 인식되었는데, 제한된 토지에 최대한 넓은 집을 지을수 있어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스플릿 하우스는 반층씩 올라가는 구조로, 부엌과 거실, 침실 등이 각 층에 따로 위치합니다. 

보통 현관과 연결된 메인인 층에 부엌과 다이닝 / 반층 내려간 곳에 living room(사진에서는 주차장 뒤 야드쪽) / 부엌층에서 반층 올라간 층에 bedroom이 존재하는게 가장 기본입니다. 지하는 있기도 없기도 합니다.

장점은,

- 경사가 있는 지역에 정말 잘 어울립니다. 지형에 따라 집을 지어 땅에 묻히는 부분이 적습니다.

- 각 공간이 층마다 다르게 위치하니 home office에서 일을 할때, 거실에서 휴식을 취할때, 지하에 gym에서 운동할때 등 각 공간에서 좀 더 독립적으로 활동할 수 있습니다.

- 다른 형태의 집보다 평균적으로 저렴합니다. 

- 손님이 왔을때 최대한의 프라이버시가 지켜진다는게 이 집의 장점입니다. 손님을 1층에만 모실 경우, 다른층에 위치한 family room같은 곳까지 청소할 필요 없다는 것이죠. 청소뿐 아니라 사생활이 노출되지 않을수 있다는 것이죠.

단점이라면, 

- 각 층으로 연결하는 계단이 짧아(4~5개) 이동이 쉽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 하루에도 몇번을 거실과 부엌을 왔다갔다 하는 사람이라면 매번 4~5개의 계단을 거쳐야 하는것이니 오히려 단점이 됩니다. 

- 리모델링 하기가 다른 형태의 집들보다 어렵습니다. 배관과 전기관의 구조도 수직으로 쭉 연결될수 있는 2story나, 수평으로 쭉 연결할수 있는 Ranch에 비해 복잡합니다. 또한 Split의 경우는 처음 지어질때 부여된 각 공간의 목적을 바꾸기가 정말 힘듭니다. 즉, 침실이었던곳은 그냥 침실로 써야하고, 부엌이었던 곳은 그냥 부엌으로 써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 raised split나 사진에 보이는 집처럼 지형적으로 조건이 되지 않으면, living room이 반지하로 땅에 묻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1950년대까지는 foundation을 콘크리트를 붓는대신에 콘크리트 블락을 사용한 경우가 많았는데, 이 블락들 사이가 오랜 시간동안 벌어져 물이 침투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때문에 침수, 곰팡이 등이 늘 걱정되는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