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자란 저에게 미국의 싱글하우스는 참 신기합니다.

세상에 단 하나밖에 없는 집이라는게 그렇습니다.

처음 업자가 집을 지을때는 몇가지 옵션중에 지었을테니, 동네에 비슷비슷한 집들이 있겠지만

살면서 주인이 바뀔때마다 조금씩 손을 대니, 세월이 흘러 여럿의 집주인을 거친 집들은 다 다른 모습들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살고 있는 집은 1976년에 지은 집입니다.

앞 집 할아버지가 알려주시길 제가 네번째 주인이라고 했습니다.

저희 집 썬룸은 두번째 주인이 지었고, 앞쪽의 포치는 세번째 주인이 지었다고 했습니다.

제가 이 집에 이사를 왔을때부터 이 집엔 후드가 없었는데,

                                                                                                   (이사올때 모습)

전주인 아님 전전주인 과연 누가 없앴을까요?^^ 

분명 처음 집을 지었을때는 있었을텐데, 감히 후드를 없애다니…

공사를 하려고 아저씨를 불러보니,

안에 duct이 있으면 다행이지만, 아니면 천정을 까던, 2층에서 바닥을 까던 해야한다.

그리고, duct을 설치하고, 

전기도 근처까지 끌어와야 한다.

그리고 마무리 공사까지.. 

이야기만 들어도 머리가 아팠어요.

‘까면 된다’가 아니라 ‘까 봐야 안다’라고 하니 예산짜기가 쉽지 않아 멈칫하게 되더라구요. 

당시 화장실 공사가 한창 중이어서 일단 후드는 뒤로 미뤘습니다. 

근데 급한 공사 먼저하는 동안 금새 익숙해지기도 했고, 

부엌에서 거실을 바라볼때 시야가 막히는게 싫기도 해서

매번 숙제처럼 후드 달아야 한다고 말은 하면서도 저는 그 후로도 오랫동안 쭉 미뤘어요. 

리얼터인 남편은 틈만 나면 저에게 후드를 달아야 한다고 했지요. 후드가 없는 집을 어떻게 되팔수가 있겠냐고 하면서요. 

저 또한 음식연기에 독성물질이 있어 폐암을 유발한다는 뉴스가 시시때때로 들려오니 집안의 요리를 책임지는 저와 그리고 가족들에게 후드가 필요하다는건 아주 잘 알고 있었어요.. 

근데.. 머리는 알아도 하루하루는 바쁘고, 예산은 늘 부족하고, 시간은 술술 흘러갔지요. 

그러던 어느 날… 

지인이 놀러 와서는 후드 없는 집 처음 본다며 진심으로 깔깔 비웃고 놀려댔어요. 

가슴에 대못이 확 박히더군요. 

우씨.. 그까이꺼 달면 되지. 그게 뭐라고 😢😢😢

바로 공사아저씨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원래 이 집에 후드가 있었다면 아마 여기 있었을것이다라고 예상되는 곳부터 천정을 오픈했습니다. 

한번에 못찾아 두군데 오픈했지만 다행이 덕이 있었어요^^ 그만하면 천만다행입니다.

후드는, 

▶ Size: 아일랜드후드는 크면 부담스러우니 보통 range와 같은 사이즈로 하지만, 벽에 붙은 후드의 경우는 사방으로 퍼지는 연기, 기름기, 냄새를 꼼꼼히 잡기 위해서는 range너비보다 hood너비가 같거나 큰게(3in까지) 좋습니다.

▶ Height: 대부분 권장하는 후드높이(레인지와 후드사이의 거리)는 27~36인치입니다. 근데 전자레인지후드인 경우, 가스레인지 위 후드인 경우, 아일랜드 위 후드인 경우에 요구되는 높이가 다 다르고, 후드의 폭에 따라 요구되는 높이가 다릅니다. 각 후드 설명서에 권장높이가 써있으니 시야를 가리는게 싫다고 너무 높이지 말고, 적정한 높이에 설치하시길 바랍니다. 너무 높이 올려 달면 연기가 후드안으로 다 빨려들어가지 못하고 옆으로 새서 집안으로 번지게 됩니다. 

▶CFM: CFM이 높을수록 냄새와 연기를 잘 잡습니다. 

▶Noise :  CFM이 높을수록 좋긴하지만, 높을수록 소음이 심합니다. 그래서 저같은 경우는 소음이 싫어서 필요한 만큼 후드를 못 틀고, 낮은 단계로 약한 후드를 틀때가 있습니다. 아이들이 말을 시킬때, 남편이 집에 있을때가 주로 그렇습니다. 그러니 CFM가 높은게 중요한거 알지만, 저 개인적으로 후드를 살때 가장 중요하게 체크해야할 리뷰는 ‘소음'인것 같아요.  

▶ Duct: 벽에 달렸다고 다 똑같은 후드가 아닙니다. Duct이 꼭 집 밖까지 연결되야 합니다. 집밖으로 관이 연결되지 않는 후드의 경우, 연기를 일단 빨아들인 후 유해물질을 필터링을 해서 다시 집 안으로 내뱉는 경우입니다. 즉, 냄새가 계속 집안에 맴돌게 되지요. 특히 전자레인지에 달린 후드가 필터링만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벽 혹은 아일랜드에 달린 후드도 안심할수 없는게 Duct이 roof쪽으로 올라간 경우, 집밖까지는 안빠진 경우가 많습니다. 

인스펙션을 해보면 roof에서 뚝 끊긴 관들이 꽤 보입니다. 이것도 아래 사진처럼 집밖까지 연결해야 좋습니다. 

duct정리하고 페인트 칠하는데 하루, 

후드 아랫부분 연결하는데 하루, 

딱 이틀만에 완성되었습니다.

이틀이면 끝날 일을 참 오래 망설였네요.

거실 바라볼때 시야 막히는게 싫다고 오래 고집을 피웠는데, ^^

후드키고 요리해보니 괜한 고집부렸다 싶어요. 

이렇게 네번째 주인이 후드를 다시 달았습니다.

그리고 이 집의 역사는 앞으로도 계속 됩니다~~~ 쭉~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