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어느날 사춘기 큰 딸이 

“엄마, 우리집은 애들이 놀러오면 갈때가 없어" 라고 하대요.

‘응? 뭔소리? 한국에 비하면 우리집은 대궐인데?’ 속으로 생각했지요. '땅이 넓은만큼 집도 큼직큼직하고만..' 

“다른집들은 거실이 2개니까 친구들이 놀러오면 거실 하나에 음식도 차려주고, 블랭킷도 넉넉히 주고, 

TV도 마음대로 볼 수있게 해준 뒤에 자기네 남은가족들은 다른 거실에만 stay하는데… 

우리는 이리가도 엄마가 보이고, 저리가도 엄마가 보여서 내 친구들이 갈때가 없어.. 불편해.

슬립오버 가면 거실에서 밤도 새고, 놀다가 자기도 하는데.. 자꾸 엄마가 쳐다볼 것만 같아서 신경쓰여” 라고 하더라구요.

‘헐… 뭐라고?’ 당황한 저는 할말을 잃었습니다. 

 끙.. 괜히 돈 들여 벽 깠구나..’ ㅜㅜ 

그런 이야기를 나눈 후에, 예전에 공사를 했던 집이 생각이 났습니다. 

공간이 칸칸이 나뉜 집인데 버젯이 부족하고 퍼밋받기도 귀찮아서.. 

그냥 원래 있던 그대로 cosmetic update(살짝만 업데이트)만 한 적이 있었습니다. 

(파노라마 사진이라 휘어보이는 걸 감안하시면, 거실- 다이닝 룸- 또 다른 거실이 직선으로 위치하고, 가운데에 부엌이 따로 분리된 모습입니다. ‘ㅗ' 이런 모습)

사람들 반응은 딱 50:50. 

[옛날 스타일이다. 너무 나뉘었다. 벽이 많아 답답하다] 

                                    vs 

[버리는 공간 하나없이 모두 다 쓸수 있어 좋다. 실용적이다]

특히, 오픈컨셉 집에서는 부부싸움이 끝나면 더 많이 화낸 사람이 박차고 나가줘야 하는데, 

막힌집에서는 부부싸움해도 둘 다 집 안에 stay할 수있는게 장점이라는 말이 참 재밌었습니다.  

그리고 신기했습니다. 

한 가지를 보고 사람들이 느끼는게 다 다르구나. 

저희집에는 벽으로 꽉꽉 막힌 집을 좋아하는 사람이 한명 더 있습니다. 

막힌집에 들어가면 우리집 막내는 신이나서 발을 동동 구릅니다. 

“엄마!! 숨바꼭질 타임이야!! 나 찾아봐~~~” 라면서요.. ㅋㅋ

이해는 합니다. 오픈컨셉 집에서는 3분이면 게임 끝나잖아요. ㅋㅋ

사람에 따라 선호하는게 다른걸 보니, 

사는 모습이 다르고, 구성원이 다 다른만큼 그 집을 어떻게 꾸밀지도 다 ‘개인의 취향'인가 봅니다.

내가 사는집이 지금 유행하는것과 다르다고 쫄 필요 없겠어요. 내 맘에 들면 되는거죠 뭐^^ 

Chlo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