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사는 시카고 suburb에는 예쁜집이 참 많습니다. 

드라마 세트 마을처럼 알록달록 참 예쁘답니다. 

그래서 처음에 집을 사러 돌아다닐때는 하나같이 예뻐서 엄청 애먹었습니다. 

근데... 

그런데… 

집이 한두 푼도 아니고... 매의 눈을 뜨고 쳐다보니, 

모두 동화에 나오는 집처럼 예쁘기는 한데, 그만큼 흠도 하나씩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 집은 다 좋은데, OO가 안 좋아”라며 계속 다음집, 또 다음집을 보러다니게 되더군요. 

‘흠이 있어도 좋아. 어머 이건 꼭 사야해'라는 마음이 들게하는 결정적 한방이 없었던거죠. 

그러다, 제 눈을 번쩍 뜨이게 한 집!

운명처럼 만난 그 집(현재 살고 있는 집)은 제가 가진 돈으로는 처음 만나보는 ‘Sunroom’이란 공간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OMG!! 그날 저녁 바로 오퍼를 넣었지요. 

그날 밤, 저희 가족은 참 바빴습니다. 

아이들 머리속엔 floating bed가 둥둥 떠다녔고, 남편의 머리속엔 책이 가득한 벽이 자리잡았으며,

그리고 제 머리속엔 여유잔뜩 누릴수 있는 chaise lounge chair가 가득했지요. 

모두 상상의 나래를 펼치느라 서로 대화도 없었어요 ㅎㅎ.

제일 먼저 한 일은, 창문교체입니다. 

칸칸이 나뉜 창문을 본 저희 남편은 ‘닭장’ 같다며 창문아저씨에게 전화를 걸었고, 

발시려~ 라는 막내딸 한마디에 바닥엔 타일 대신 하드우드와 러그가 깔렸습니다. 

아이들이 강력히 주장했던 ‘floating bed’는 못해줬지만, 나름 근사하게 완성된 sunroom은 지금도 저희 가족이 가장 애정하는 공간이 되었답니다.

저희딸들은 저희집을 좋아합니다.  

큰아이는 살짝 민감한 나이인데 저희집보다 2배 크고, 2배 비싸보이고, 2배 예쁜집을 다녀와도 기 죽지 않습니다. 

아마도 ‘floating bed’를 꿈 꾼 순간부터 이 집과 사랑에 빠졌기 때문일거라 짐작해봅니다. 

저는 그 후로 집을 고칠때마다 ‘이 집의 킬링포인트는 뭐지?’를 생각합니다. 

나중에 집을 팔때 그 공간 하나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웃음을 이끌어내며, 계약서에 손이 가게 할꺼라 믿거든요.

최근에 고친집의 포인트는 바로 ‘kids media room’입니다. 

이 집에는 큰 basement는 따로 있고 계단 뒤쪽에 unfinished로 아무도 안쓰는 공간이 있었습니다. 

조명은 커녕 시멘트만 치덕치덕 발려졌던 버려진 공간이었지요. 

계단밑에 있는 공간이라 어른들이 들어가기엔 조금 낮고 좁아서 아이들이 아지트로 쓰기에 좋겠더라구요. 

실제 저희딸들을 데려가보니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서로 좋다네요^^

이 공간을 구상할땐, 아이들 있으신 분들이 게임룸으로 꾸미시길 기대하며 공사를 시작했어요. 

누군가 ‘집을 쉽게, 빨리 팔고싶은데 어떡하죠?’라고 물으면, 제 첫번째 대답은 ‘당신의 집은 얼마나 매력적인가요?'입니다. 

집을 살때, 낮에 본 집이 밤에도 아른거리신적 있으신가요? 

낮에 본 집을 어떻게 꾸밀까 인터넷을 뒤적여 보신적이 있으신가요?

밤잠 못이룰만큼 설레는 마음이 들어야 그 집을 사게 되지 않을까요? 

이왕 시간&돈 들여 리모델링을 하신다면 특히 집을 팔기 위해 리모델링을 하시는 거라면, 

대중적으로 호불호가 없는 집으로 만드는 것

                           +

집 한쪽 구석 조그마한 공간이라도 좋으니 그 집만의 ‘매력 뽀인트’를 만드는 것

이 둘간의 balance를 잊지마세요. 

첫번째 것은 고스톱의 ‘3점’ 같은것이고, 두번째 것은 1고·2고·3고를 당당히 외칠수 있는 거니까요. ㅎㅎ

두가지 다 놓치지 마세요!!

Chlo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