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와서 네모난 다이닝룸을 만났습니다. 

햇빛이 잘 들지않아 하루종일 불을 켜야되는 어두운 방입니다.

어두운 다이닝룸을 최대한 밝게 하고 싶었던 나 vs 어두운 다이닝룸을 최대한 어둡게 하고 싶었던 남편.

선장이 2명입니다.^^

먼저, 남편은 다크한 레드로 칠하자고 했습니다. 

“어? 우리집은 역사와 전통이 100년쯤 될것같은 그런 고풍스러운 집이 아닌걸…?” 저는 망설였습니다. 

그랬더니..다크 블루! 그 이상은 양보 못한답니다. 그것도 벽뿐만 아니라 천장까지 말이죠.. 

“...그게 매거진에서 볼때나 멋있는 거지...진짜 그렇게 하면 완전 동굴 같을거 같아.” 저는 또 시큰둥했지요.

계속 싸울수만은 없으니 반씩 양보했습니다. 천장까지 다크블루로 하되, 밑부분이나마 흰색을 칠했어요. 

페인트를 칠하고 보니 역시 선장이 2명이라 산으로 갔구나.. ㅜㅜ 

깔끔하지만 매력없는 다이닝룸이 되었습니다.

남편은 입이 댓발 나와서는 “조명은 내가 고를꺼야. 이건 제발 방해말아줘.. “라고 했습니다.

그 쯤 됐을 때 저도 지쳤지요. ‘다이닝룸 뜯어 먹고 살것도 아닌데. 나도 모르겠다. 마음대로 해! ’ 

그리고, 몇일 후 아마존에서 큰 박스 하나가 도착했습니다. 

남편은 신이 났습니다. 

샹들리에의 알이 대체 몇개인지.. 

막내딸의 고사리같은 손까지 빌려 알알이 구슬을 꿰었습니다. 

“짜잔.. 이제 만족해?”

근데...남편표정이... 별로별로...

“아.. 또.. 왜?” 

그제서야 뒤늦게 알았습니다. 남편이 꿈꿨던 다이닝룸을요. 

밤이면 밤마다 샹들리에에서 뿜어져 나오는 그림자가 화려한 꽃밭을 만들어 주기를 기대했었나봐요.

그 안에서 우리가족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기를 꿈 꿨었나봐요.

그 안에서 밤새 웃음꽃을 피우기를 바랬었나봐요.

‘아, 그래서 진한 색 다이닝룸을 원했던거구나. 그래서 굳이 천장까지 진한 색으로 칠하고 싶었었구나..’  

하루에 불을 10분도 안키는, 잠 잘때만 들어가는 딸들 방에서는 하얀 천장 임에도 불구하고 매일밤 꽃이 피는데,               하루에도 몇번씩 발걸음을 하는 다이닝룸은 울 남편을 울게하네요.

저기 저 위에 네모난 판. 그게 울 남편의 꿈을 와장창 깨뜨렸어요. 

설치하느라 이리재고 저리재고 하면서 천장에 연필 자국, 드릴자국 다 냈어서 뺄수도 없고.. 

에휴.. 울남편 뒷목 잡았네요..^^

샹들리에 사실때, 

낮에보는 샹들리에 모습과 밤에 보는 샹들리에 모습 둘다 확인하세요~!

깜깜한 밤에 매력을 마구 발산하는 샹들리에를 만난다면 그를 뒷받침 해줄 페인트에 대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보시구요~!

아참참, 부부간에 대화도 많이많이 하시구요~~~~^^

즐거운 리모델링 되세요. 

Chlo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