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와서 ceiling fan을 처음봤을때 ‘선풍기가 왜 천장에 달려있어?” 완전 이상했습니다.
변두리 음식점 벽면에 붙어있던 선풍기가 생각났고,
50명 꽉찬 교실에 붙어있던 선풍기도 생각났습니다.
예전 동남아 어디선가 탔던 기차 천장에 붙어있던 선풍기도 떠올랐어요.
뭐가됬든, 저한텐 그 물건이 가정집에 어울리는 물건은 아니었어요.
게다가, 날개에 곱게 앉아있는 하얀 먼지들이 윙윙 날릴꺼 생각하니 끔찍했어요.
그러니 이번집으로 이사오면서 제일 먼저 한 일도 오래된 ceiling fan들을 떼는 일이었습니다.
방마다 돌아다니면서 다 떼어 내고 각자의 방 주인이 원하는 light으로 바꿔 달아주고는 썬룸을 바라봤습니다.
사실 제 머릿속엔 오래전 ‘위대한 게츠비'에서 읽었던 한 장면이 늘 남아있었습니다.
아주 무더운 여름날 너무나 무료하게 소파에 앉아있던 여자주인공.
그 무더위와 지루함을 식혀주는건 하얀커텐이 움직일때만 느낄 수 있는 바람 한 줄기.
제 머릿속에 ‘썬룸 = 더운곳 = 한줄기 바람이 필요한 곳' 이니
딱 썬룸에만 ceiling fan을 들이기로 결정하고
단, 가능한 한 최고로 심플하고 모던한 걸로 고르고 골라 하나 달았어요. 힘들었던 공사가 끝나고 여름이 되었습니다.
에어컨이 쉬지 않고 돌아갔습니다.
레몬에이드를 한 컵 가득 따른 막내 딸, 턱하니 소파에 누워 fan(선풍기) 버튼을 누릅니다.
‘어? 그거 패브릭 소판데…등에 닿는 느낌이 텁텁하고 덥지 않니?’
아이들은 솔직하죠. 에어컨과 fan의 콜라보에 패브릭쇼파도 마다하지 않는걸 보니 시원하긴 한가봅니다.
여름내내 선풍기를 돌려대며 시원해하는 딸래미를 보며,
‘그래. 선풍기가 천장에 있던, 바닥에 있던 무슨상관이야. ceiling fan이 이상하다는 내 고정관념을 깨자.’
고정관념을 버리니,
무더운 여름밤 약하게 선풍기 틀고 밤새 단잠 잤다는 말이 귀에 들어 옵니다.
바람이 계속적으로 불면 모기나 파리같은 벌레들이 다가오지 못한다는 신기한 정보도 들려 왔습니다.
생각이 바뀐 이후부터는 필요한 곳에 ceiling fan을 달아주었습니다.
여전히 제 눈에는 디자인도 촌스럽고,
천장에 무거운게 달려있는게 불안하고,
fan을 돌리면 피부에 닿는 온도가 시원해서 방이 시원해지는것 같겠지만 실제로는 모터가 계속 열을 내서 방 기온이 올라간다
는 걸 알아도.. 그냥 달아줍니다.
WHY?
실제로 써보니 바람이 솔솔불어 시원하고~~
리얼터인 남편이 “미국사람들은 ceiling fan 있는걸 더 선호하더라“라고 했으니~~
두 말 않고 달아줍니다.
겨울에 리모델링 하다보면, 낡고 촌스러운 fan light을 확 떼어버릴까 하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ceiling fan을 어렸을때부터 사용하지 않아본 저같은 사람은 필요성 자체를 못 느끼기 때문이겠죠.
겨울이 다가오는 이 시점에, ceiling fan으로 고민하고 계시는 분 있다면 무조건 떼야하는것은 아니라고 알려드립니다.
특히 집을 팔려고 공사하시는 분들은 동네에 비슷한 가격대 집들은 어떻게 했는지 한번 꼭 체크하고 공사들어가길 바래요~
즐거운 리모델링 되세요.
Chlo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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쪽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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