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는 엄마가 나에게 요청하신다. “넌 맨날 수세미만 짜니! 나가방하나 짜주지… 보라색으로!” 엄마는 보라색을 유난히도 아니 광적으로 좋아하신다. 젊어서부터 좋아하셨지만 치매가 오고부터 더 심해지셨다. 미장원에 모시고 가면 보라머리 할머니로 통할정도다. 머리숱도 너무 많으셔서 남들보다 더 티가나서인가보다. 모시고 다니면 미국인들이 여기저기서 헤어컬러멋진데? 쏘우 뷰리풀을 외쳐댄다.내가 볼때 울엄마는 그렇게 보라색과관련된 칭찬을들을때 가장행복해보이신다. 그러다보니 나도모르게 옷을사러가도 보라색옷만 눈에띄면 바로 사는습관이 생겼다. 양말도 보라, 속옷도 보라,메니큐어도 보라,하다못해 엄마침대에 이불,베개, 엄마방에 쓰레기통도 보라를 원하시는데 다른색옷을 사다드리면 원치않으시기때문에 내동생도 나도 보라색만보면 둘이 눈을 마주친다. 보라다! 하면서말이다. 이젠 나도 좋아했던 보라색이 지긋지긋해질정도다. 하지만, 엄마도 그어딘가에 꽂혀서 나름대로 행복을 느끼고 그것을 가졌을때 성취감도 느끼셔야하지않을까… 아무래도 앞으로 우리의 보라색쇼핑은 엄마가 살아계시는한 계속 될것같다.다행히,다니던 미용실 헤어디자이너가 머리를 감기만해도 엄마의 머리카락이 백발이므로 헤어컬러가 보라색이 되는 샴푸를 알려주었다. 엘에이에서 애틀란타로 이사를 간다고하니 더이상 미용실에 오실수 없다는걸 서운해하며 알려준샴푸를 엄마는 지금 오년째 쓰고계신다. 덕분에 더 우아한 보라색의 헤어를 유지하시게 되었다. 염색으로 보라색을내고계시는 백발의 연세드신분들에게 추천하고싶은 품목이다. 암튼 그래서 난 엄마에게 보라색 가방을 짜드렸다. 그렇게 시작된 나의 가방뜨기는 겨울만되면 시작을한다. 요며칠사이 날이 좀 싸늘해지면서 작년겨울에 짜고남은 가방실들을 찾아보았다. 여름보단 겨울가방이 짜기가 더 운치있다. 아마도 실들이 더 포근해지고 풍요로워져서 그런가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