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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iley의 뜨개공방

뜨개가방 사건 hey kyung lee (paseoka) 2022-6-20  22:33:16
집에서 가까운 마켙이 여럿 있다지만, 모든걸 다갖추지 않았기에 나는 전철을 타고 십오분 정도 가서 신세계 백화점 내의 마켙을 다닌다. 삼만원 이상 장을 보면 문앞까지 배달을 free로 팁조차 안받고 해주기때문이다. 그렇게 나의 신세계백화점행 장보기는 거의 한달을 이어갔다. 그러다보니 운동삼아 백화점 여기저기를 둘러보게되었고, 견물생심이라고 오고가며 쎄일품목이라면 하나둘씩 사는 재미가 쏠쏠했다. 어느날 신세계 지하 샤핑몰을 걷던중 내눈이 휘둥그레졌다. 바로 니팅하우스라는 상호를 찾은것이다. 아니 동네에서 그렇게 뜨게공방을 찾아도 없길래 부산아지매들은 성질이 급해 뜨개질도 안하나 싶었는데…
가게안으로 들어가보니, 가게 주인이 직접 뜨개한 가방들을 판매하는 것이다. 들어가서 이것저것 구경을하다가 나는 너무 맘에 드는 가방을 하나 사고야 말았다. 값이 싸지는 않았으나 뜨개를 하는 사람으로서 가방의 값을 결코 과소평가 하고싶지는 않았다. 그리고 한개더 딸아이에게 선물하기위해 샀고 또다른 한개는 속초사는 친구에게 선물하려고 나와 같은 모양이지만 다른색상으로 골라서 산것이다. 사장님은 안계시다고 했지만 누구보다 주인의식이 투철한 직원인듯했다. 너무나 친절하게 대해줬으며, 가방을 세개나 샀다고 이만원상당의 가방고리도 선물로 주면서 가방에 달아주었다. 나는 고마워서 가방고리중 가장 큰 토끼 가방고리를 오만원 넘게 주고 하나 더 팔아주었다. 그랬더니 직원은 또하나의 열쇠고리겸 가방고리를 첨것보다는 좀더 저렴한걸로 선물을 주며 딸아이 가방에 직접 달아주었다. 누군가는 말할것이다. 그런것에 왜 돈을 쓰냐고 …. 하지만 난 뜨개를 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알기에 그어느것하나도 허튼손놀림으로 안보인다. 거기다가 예술성까지 있다면 더더욱 가격 상관하지않고 살것이다. 흐믓한 마음으로 집에 왔는데…. 헉!
딸이 가방이 맘에 안든다고 한다. 일단 뜨개가방은 자기네 나이또래가 들기에는 너무 진부 하다는 말인것같은 영어단어를 쓰면서 인상을 찌푸렸다.
예상했던바지만 그래도 속상했다. 하기사 내가 졸업선물로 짜준 원피스도 한번을 안입더라니…. 내가 미쳤지… 다시는 뭘 내맘대로 안사들고 온다고 다짐을 했건만 이번만은 웬지 맘에 들어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사온것들을 바로 담날 다시가서 교환한적이 한두번이 아닌데… 엄마마음은 그래도 선물을 사주고 싶은 그런마음인것이다. 돈도 좋지만 마음이 담긴 선물을 주고싶은데 -우예 이리 안맞을수가 있노 말이다. -
결국 다시 딸아이의 가방을 싸들고 가서 바꾸기로 맘먹었다. Return policy 에는 일주일안에만 Tag을 제거하지않고 가져오면 교환이나 환불이 가능하다고 써있었기 때문에 나는 손뜨개라는 특성을 고려해 되도록이면 하루라도 빨리 가서 교환이나 환불을 해야 겠다고 생각했다.
들고갔더니 이번에는 사장이라는 여자분이 계셨다. 나는 가방을 세개를 샀는데 딸아이가 맘에 안들어해서 그중 하나를 바꾸러 왔다고 말했다. 사장은 기꺼이 바꿔주겠다고 말했다. 사실 나는 원래 환불을 원했지만 도저히 입밖으로 환불해달라는말이 안나왔다. 그래서 다른 걸로 바꾸기로 하고 둘러봤는데 거의가 다 내가 짤수있는 수준의 가방모양이었기때문에 도무지 다른모양은 바꿀게 없었다. 내가 짜기가 어려울것같은 모양은 바로 내가 사갔던 디자인 하나뿐이었기에 할수없이 같은모양으로 다른색을 하나더 원한다고 했다. 그랬더니 그건 좀 기다려야 한다고 하는것이다. 나는 천천히 시간많으니 아무때나 연락 주시라고 했다. 그러다가 딸아이 가방에 달려있던 가방고리가 눈에 보였고 그건 내가 가방을 세개나 사고 토끼 가방고리까지 샀다고 직원이 선물한것이라는게 생각이 났다. 사실 환불을 받을생각에 선물로 받은 가방고리를 달아서 도로 가져왔던건데… 환불이 아니라 교환을 하는거라 사장에게 물어나봐야겠다 하는 생각이 들었다. “ 저 가방에 달린 가방고리는 그날 직원분이 저에게 여러개샀다고 선물로 준건데… “했더니 사장왈 자기네가 가방고리가 작은거지만 막 선물로 주지를 않는다고 하면서 그직원에게 확인을 해봐야겠다고 하며 전화를 거는것이다. 직원이 선물로 줬다는것을 확인하고나서는 전화를 끊고 한다는말이 그직원을 혼내야겠다고 하는것이다. 헐! 나는 웬만하면 내가 손해를 보더라도 누구하고 물건가지고 실갱이하거나 억지로 더 달라고 진상부리는걸 너무 싫어하는 한사람으로서 가방고리 하나쯤 나도 직접 만들수있는 물건인데…! 하며 안받아도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었는데 직원이 선물로 줬다는말을 뭐하러 해가지고 이런사태에 이르렀을까 후회스러웠다. 그렇지만 듣고보니 그 사장이란 여자의 말이 말이 아닌 방귀로 들렸다. 이게 무슨 귀신 씨나락 까먹는소리란 말인가? 안주겠다하면 그만이지 무슨 유치원생도 아니고 열심히 일하는 직원을 그깟 가방고리하나갖고 손님앞에서 혼을내야한다는 막말을하나 싶었던것이다. 나이도 둘이 거의 비슷해보이는 직원과 사장 같던데 말이다. 그보다 이게 가방을 세개나 팔아준 손님앞에서 할소리인가?
안그래도 딸비위 맞추다가 딸에게서 받은 스트레스가 한달을 넘게 쌓였는데, 드디어 오늘 풀자! 싶었으나 … ㅜㅜ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일단은 상대방의 반응을 보려고 교양있게 말을 시작했다.
“아니 그직원이 너무 일을 잘하고 친절해서 사실 너무 감동했었는데 혼을 내다니요? 가방고리 안주셔도 되니까 그직원 혼내지 마세요. 물건을 환불해달라는것도 아니고 교환하면서 더 비싼걸로 하니까 차액을 오히려 더드리고 바꾸는건데, 이가방고리가 뭐라고 그렇게까지 하시나요…?”
그직원을 위해 내가 할수있는 최대의 방어를 한것이다. 그랬더니 사장은 바로 다시 대답을 했다. “사실 저희가 아무리 여러개를 사도 가방고리를 선물로 드리는건 저희 방침에 어긋나는거거든요” 나는 이어서 말을 시작했다.
“그러니까 그 가. 방. 고. 리. 주지마시라고요. 안주셔도 됩니다. 그리고 그직원 혼. 내. 지 마시라고요 ㅜㅜ 제가 그직원한테 얼마나 미안해요. 무슨 손님앞에서 가방고리 하나가지고 직원을 혼내겠단말을 하시냐고요. 그러면 제가 얼마나 불편해요.”
나는 애써 교양있는목소리로부터 시작했는데 점점 목소리가 격앙되어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 사장은 내가 기분이 상했다는걸 알았는지 말을 바꾸기시작했다.
“혼 안낼게요. 제가 말실수를 했네요. 솔직히 말하면 그 직원이 제 친동생이에요. 그래서 제가 그냥 편하게 말이 나온것같아요. 죄송합니다. 손님! 제가 잘못했어요. 네? 기분푸세요~ “ 이러는것이다. 갑자기 잘못했다고 비니까 내가 또 다시 너무 무안해지기 시작했다. 암튼 그런 해프닝으로 끝나고 나는 어제 다 준비됐다는 문자를 받고 그가방을 가서 받아왔다.
친구를 만나기전이라서 친구의 가방까지 하면 같은 모델로 틀린색이 세개나 있다. 다른하나도 또다른 친구에게 선물을 해야겠다. 9월에 두친구를 해운대로 오라고 초대해야겠다. 셋이서 같은 가방을 들고 전국을 누비게 생겼다. 한사람은 속초에서 한사람은 천안에서 ㅎㅎㅎ 그리고 또한사람은 부산에서… ㅋ

달맞이라는 동네에 반해서 그쪽 부동산을 통해 결국 방세개짜리 아파트를 계약했다. 아파트 바로앞 3층건물에는 너무나 예쁜 바다가 한눈에 펼쳐지는 카페가 있다. 앞으로 나의 아지트가 될 카페를 소개한다. 달맞이에도 지인이 한분 사신다. 그분의 딸과 우리딸은 어느덧 아홉살의 나이차를 극복하고 친해졌다. 얼굴도 비슷하다고 생각이 든다. 누가봐도 친동생과 친언니사이같은 두아이. 그리고 우리 두 엄마는 언제 친해졌는지도 모르게 가까워져 있었다. 같은 동네 살게된 기념으로 만나 차한잔하고 비가 약간 뿌리는 바닷가 산책로를 같이 걸어 물총 칼국수를 저녁으로 먹고 아쉽게 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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