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숱하게 비행기도타고 식당도 다니면서 나름 조심하기도 했지만, 아마도 뭔가 시기와 우연이 맞아서 코로나에 안걸렸었나보다. 펜데믹 끝무렵에 코로나에 걸려버렸다. 3차 백신접종을 한지 일년이 지나 아마도 백신의 효과가 다했나보다. 아무튼 그전 델타처럼 심하게 앓지는 않는다하여 다행히라 생각하고 너무 겁먹지 않고 감기를 앓는다하는 마음으로 받아들였다. 이삼일은 목이 찢어져라 아파서 타이레놀도 먹고 인후염약도 먹으며 버텼지만 밤에 인후통으로인해 깬적이 여러차례 있었다. 그동안 우리는 코로나에 한번도 안걸려서 그게 내심 뿌듯하기도 하고 조용히 속으로 자랑스럽게 생각하기도 했으나, 그러면서도 걸리면 어떡하지? 걸려서 많이 아파서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어떡하지? 하는 염려를 달고 살았었다. 매 도 이왕 맞을거라면 일찍 맞는게 좋다는말처럼 지금이라도 걸린게 오히려 다행인가 싶기도 하다. 12월 24일에 점심을 함께한 12명중 7명의 감염자가 나왔다. 그리고 난 26일부터 잔기침이 나오기 시작하더니 27일에 자가진단키트를 통해서 양성이 나왔다. 27일부터 본격적으로 아프기 시작한것이다. 다행히 잔기침은 하루만에 멎엇지만 27일날 인후통의 시작이 아! 이게 코로나구나 싶었다. 그렇게 3일밤을 목구멍이 찢어지라 아프더니 목소리가 안나왔다. 다행히 기침도 발열도 몸살증세도 없었다. 약간의 무기력함은 있었지만, 특별히 냄새를 못맡거나 입맛이 없거나 그런증세도 딱히 없었다. 그런데 나로부터 감염을 당한 우리딸아이는 처음부터 기침을 시작하더니 끝까지 기침을 하고있다. 좀 심하게 기침을 한다. 같은 바이러스라도 각기 사람의 몸에서 약한쪽을 공격하나보다. 나와 함께 감염된 다른이들은 공통적으로 인후통을 호소했다. 아무도 기침을 많이 한다는말은 못들었다. 우리딸아이는 아마도 기관지쪽이 취약한가보다. 평소에 마스크를 잘 사용해서 여러 오염물질들로부터 기관지나 폐를 보호시켜야 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로부터 일주일이 지난 지금 뒤늦게 기침을 하게된 나는 다시 목이 아프기 시작한다. 자가키트로 일주일후 음성이 나와서 이젠 나았나보다 싶었는데 다시 기침과 함께 시작한 인후통… 자가키트로 다시 테스트를 해보았더니 또 양성이 나온다. 도대체 이 바이러스는 왜이렇게 내몸에서 오래 기생하는것일까… 열흘째 집에 갇혀살면서 그덕에 난 몸도 마음도 어찌보면 간만에 휴식을 취하고 있기는 하다. 백수가 과로로 쓰러진다했던가! 사실 딸아이와 나는 그간 너무 바쁘게 생활 했었다. 나는 제과제빵을… 딸은 바리스타를 배우러 집에서 한시간 떨어진 서면이라는 동네의 학원을 다녔었다. 결국 코로나라는 복병을 만나 한달만에 휴강을 신청하게 됐지말이다. 뭔가를 배운다는건 기쁘고 가슴벅찬일이기도 하지만 결코 싑지만은 않았다. 추운 겨울날씨에 두껍게 차려입고 달맞이 언덕을 걸어올라 주머니속에 핫팩을 동무삼아 버스를 기다리고 전철을 타고 내려서 학원까지 빠른 걸음으로 뛰다시피 들어가는게 일상이었는데 그걸 쉬게되니 아… 너무 좋다. 둘다 집순이인 우리는 격리라는것이 전혀 힘들거나 답답하거나 나가고싶은 충동또한 당연히 없다. 아마도 둘이라서 그런가싶다. 혼자 사는사람은 많이 힘들것같다. 코로나에 걸리기직전 우리는 해산물을 먹고나서 식중독에 걸렸었다. 산낙지 굴 멍게 그렇게 세가지중 무엇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세명이서 먹고나서 정확히 이틀후 두명에겐 아침부터 그리고 그중 제일 나이가 많았던나는 저녁부터 증세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딸은 구토 그리고 다른이는 설사 난 두가지증세가 다 있었다. 하지만 식중독증세가 하루만에 사라지자마자 바로 오미크론이 찾아와서 정신없이 이주가 그렇게 지나가버렸다. 그덕에 난 십파운드나 빠졌다. 딸아이도 아마 그정도 빠진것같다. 오늘밤 우리는 동시에 아! 고기먹고싶다 를 외쳤다. 하지만 식당엘 갈수없기에 조금더 참다가 담주엔 꼭 양고기를 먹자고 다짐했다. 소고기나 돼지고기보다는 나에게 그래도 양고기는 소화도 잘되고 먹고나서 부작용도 없다. 그래서 그런지 딸아이도 고기먹자고 하면 당연히 이젠 양고기를 먹자는 소리인줄 안다. 그리고 우리는 비자문제로 다시 일본을 가기로 했었지만, 이번엔 미국으로 가기로 계획을 바꿨다. 아프면서 웬지 미국이 그리워졌다. 가족도 그립고 음식도 그립고 켈리포니아의 곳곳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고 생각나는것이다. 내가 이정도면 딸아이는 더하리라 생각하고 물었었다. 우리 일본 취소하고 미국갔다올까? 하는물음에 딸아이는 Yes! 를 외치며 두고온 우리 강쥐 벨라를 언급한다. 너무 보고싶단다. 할머니 할아버지 이모까지 제친 벨라의 인기… 아마도 내가 미국에 있었어도 엄마까지 제쳤을것이다. 벨라가 왕이다. 그래서 벨라의 last name이 왕 인가보다. 아무튼 벨라왕도 보고싶고 그무엇보다 우리는 월남국수가 그립다. 한국에서는 도저히 그런맛을 찾아보기가 힘들기때문이다. 그런데 딸아이의 남사친엄마가 우리가 미국에 간다는 소식을 듣고는 딸아이에게 서프라이즈로 선사하자며 자기 아들을 켈리로 보내겠다고 한다. 공항에서 만날때까지 알리지말라고 한다. 참 멋있는 엄마다. 그래서 딸아이모르게 나와 내동생은 그둘을 데리고 라스베가스로 해서 여기저기 여행계획을 세우고 있다. 너무 기대되는 여행이다. 딸과그친구는 둘이 놀고 나와내동생도 따로 오랜만에 회포를 풀어야겠다. 연세가 많아 이제는 같이 할수없는 부모님이 마음에 걸리지만… 노인센터 다니시느라 두분은 매일매일 바쁘시다고 하니 얼마나 다행인가. 두분이 함께 오래 사시는게 요즘은 너무 감사할일이다. 둘이라는건 항상 감사하고 다행스러운 일이라는걸 이번에 다시한번 깨달았다. 싱글인 동생이 나와함께 둘이라는 상황을 만들어주는것도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결국 딸아이도 내곁을 언젠가는 떠나겠지… 오늘도 내침대로 와서 성경을 읽어주고 잔뜩 애교를 부리다가 다시 자기방으로 간 딸아이… 묵묵히 부모님을 돌봐드리며 제자리를 지켜주는 내동생… 모두가 너무 감사하다. 코로나를 겪으며 감사할일이 너무 많다. 큰일없이 코로나를 이겨낼수 있어서 그또한 감사하다.
*코로나에 걸려 집에서 쉬는동안 난 후드티를 짰다. 추운겨울에 자동차키체인으로 선물할 생각이다. 비록 나는 차가 없지만 주변에 차가진 친구들에게 따뜻한 마음을 선물하고 싶어서 기쁜마음으로 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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