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릉 여행의 여운이 가시기도전 우리 여행멤버들은 일본 대마도를 당일코스로 다녀오기로 하고 배를 탔다.
나의 3개월비자기간이 얼마 안남았기때문이다.
혼자 배를 타고 가라하면 아마도 난 안갔을것이다.
차라리 비행기를 타고 오사카나 동경을 다녀오더라도 혼자서 배를 타는일은 절대로 안했을것이다.
배멀미도 분명 심하게 할테고 대마도라는 섬에가서 도대체 혼자 뭘하냔 말이다.
그런데 멤버들이 당일코스라면 넷이 갓다오자고 해서 큰맘먹고 배에 올라탔다.
난 멀미약을 배타기 30분전에 먹고 탔지만 여분으로 4개나 더 챙겼다.
당일치기라서 적어도 두번은 먹어야하니까 말이다.
다들 멀미약이 필요없다고 했지만 혹시나해서 여분으로 두개를 더 산것이다.
다른 멤버들은 차멀미를 안하니 멀미약같은건 필요없다 큰소리치면서 멀미약을 먹고도
노심초사하는 나를 좀 불쌍하게 쳐다보는것같았다.
우리는 배의 가장 앞자리에 자리가 정해졌다. 그리고 배는 바로 출발을 했다.
출발하자마자 배는 위아래로 넘실넘실 춤을쳐댔다.
아니나다를까 나는 바로 멀미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렇게 큰소리치던 나머지 세명도 모두 괴로운 신음소리를 냈다.
결국 화장품 대리점 사장님은 뒤로 기어가다시피해서 화장실을 겨우 찾아가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화장실가신분이 삼십분이상 자리로 돌아오질 않았다.
나중에 들어보니
화장실에서 나온모든이들을 그앞에 바닥에 앉으라고 해서
멀미가 심한사람들은 모두가 다 바닥에 한참을 앉아있다가 온것이라고했다.
바닥에 앉으면 멀미를 덜 하나 보다.
나머지 우리셋은 꾸역꾸역 참으며 화장실을 안가고 그 한시간을 간신히 버텨냈다.
한시간이라는 짧은시간이었지만 마치 서너시간은 된것같은 느낌으로 결국 대마도에 도착했다.
간단한 수속절차를 마치고나서 우리는 관광버스에 올라탔다.
다들 한마디씩 했다.
배가 그렇게 위아래로 춤을 출줄은 몰랐다고...
이렇게 힘들줄알았다면 멀미약을 먹을껄 그랬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나마 난 멀미약을 먹은관계로 화장실까지 가는일은 없었던게 너무나 다행스러운 일이었다.
돌아올땐 모두가 나에게 멀미약좀 달라고 했다.
한분만 그냥 참아보겠노라 하셨다.
나에게 남은 멀미약은 내가 돌아오는 배를 타기전에 하나더 먹고 두개만 남아서 두사람에게만 줄수 있었던터라
대마도에서 멀미약을 판다고 가이드가 알려줘서 하나를 더 사려고 했는데 나의지인은 멀미약을 안드시겠다고 하셨다.
이겨내겠다고 하신다.
대단한 정신력의 소유자를 보았다.
배멀미를 어떻게 이겨내나????
그분은 수십년전에 암도 아마 그렇게 이겨내신듯하다.
대마도는 당일치기로 간다면 할일은 단한가지 샤핑뿐이다.
왕복 배값에 첨부터 끝까지 세시간을 관광버스에 태워서 가이드가 투어를 해주는데
한사람앞에 겨우 69.000원을 받다니 뭐가 남을까 싶었는데
아마도 면세점에서 커미션을 좀 받는듯했다.
값나가는 영양제를 엄청 사게끔 설명을 하면서 집요하게 몰아부쳤다.
하지만 난 지난번 후쿠오카 여행에서 산것만도 너무 많아서 이번엔 그런 영양제나 약같은건 쳐다보지도 않았다.
딸아이가 좋아할만한 스낵이나 밥반찬같은것만 샀다.
한국사람들이 바퀴달린 큰여행가방을 가지고 배에서 내리길래
오버한다 생각했건만 우리네사람은 돌아오는 배를 타면서 모두가 후회를 했다.
바퀴달린 가방을 준비못한 관계로
비닐봉지에 샤핑한물건들을 담아들고 배를 타는데 너무 무거워서 팔이 빠질만큼 힘들었다.
담엔 꼭 바퀴달린 큰가방을 가져오리라 다짐했다.
아사히 수퍼드라이 맥주부터 증류한 위스키부터 부산국제시장가면 엄청 비싸게 파는것들이 일본에서는 너무나 쌌기때문이다.
배를 타고 가면서 다시는 배타고 대마도를 안오겠다 다짐을 했는데
돌아오는 배에서는 모두가 담에 바퀴달린 가방을 들고 다시 오자고했다.
그래서 여자들이 해산의고통도 잊고 애를 또 낳나보다.
뒷쪽 좌석에 앉아 멀미약의 효과도 봤지만
무엇보다 아침에 앉았던 뱃머리쪽 앞좌석이 멀미의 가장 큰요인이었음을 깨달은듯하다. ㅎ
그당시 빈자리가 많았었는데 옮겨 앉았으면 좋았을것을 네명 모두가 첫경험이라 자리를 옮길생각은 못했던것이다.
돌아오는 배에서는 모두가 편안하게 잠들어 한시간이 어떻게 갔는지도 몰랐다.
멀미약도 졸리게했지만 짧은시간동안 샤핑하며 무거운짐을 들고 다닌탓에 모두가 피곤했던것같다
그렇게 대마도 여행은 배멀미밖에 생각이 안나는 그런 여행이 되버렸다.
일본에서 사온 그 귀하다는 아사히 수퍼드라이 맥주를 무겁게 들고왔건만
아토피로인해 술을 못마시는 관계로 오룩도 사는 지인에게 선물로 줬다.
나를 부산으로 오게만든 고마운 사람이기 때문이다.
담에 대마도를 다시 간다면 일박이일로 해서 온천도 잠시 즐기고 오는걸로 가야겠다고 생각했다.
장마철이라 비가 많이와서 배가 안뜨면 어쩌나….
바다한가운데에서 폭풍우를 만나 배가 뒤집히면 어쩌나…
여러가지 걱정을 하며 마치 전우와도 같이 서로 목숨걸고 다녀온 여행으로 매번 농담삼아 말하기도 한다.
나의 비자만료기간을 해결해주러 같이 다녀와준 우리 여행멤버를 내가 어찌 사랑하지않을수가 있겠는가…
여행경비가 너무 싸서 네명의 경비를 내가 쐈다해도 전혀 부담이 가지않는 가격이었음에
더욱더 만족안할수가 없는 그런여행이었다.
그리고 수십년전 암을 이겨내고 지금 육십대 후반이신 나의 지인…
보다 젊은사람들에게 멀미약을 양보하시고 끝까지 참을성을 보이신 나의 절친…
오래오래 건강하게 여행 같이 다니면 좋겠다고
오늘도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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