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아이는 스무살이 되어서야 한국에나와서 출생신고를 했다.
20년 늦게했는데도 페널티가 4만원정도밖에 안낸다는게 신기하고 고마울뿐이었다.
미국같으면 아마 짐작컨대 패널티가 몇배는 많았을텐데 말이다.
갑자기 딸아이의 출생신고를 하게된 이유는 다름아닌 이중국적을 갖기위해서였다.
아직 22살이 안된 여자들은 이중국적을 취득할수 있고
이중국적을 취득한후에는 22살이 되기전에 국적 선택이라는것을 해야만 한다.
22살이 넘으면 국내에서 더이상 이중국적으로는 살아갈수가 없기때문에
한국에서 받은 주민등록증을 반납하지않고 계속 대한민국 국내인으로 살아가려면 그렇게 해야한다.
그와동시에 외국국적불행사 서약이라는것을 해야한다.
한국에서 더이상 외국인으로 살지않겠다는 서약이다.
굳이 그런걸 할필요가 있나 싶은데 그건 아마도 외국인을 빌미로 탈세하는것을 막기위함인것같다.
아무튼 그렇게 외국국적불행사 서약을 하고나면 국적선택이라는것을 동시에 한다.
한국국적으로 한국에서 살아가겠다는 선택을 하는것이다.
나는 예전에 그런 선택을 하면 미국 국적이 없어지는줄 알았다.
그런데 한국국적을 선택한다해서 미국국적이 없어지는게 아니고
미국에가서는 미국국적으로 한국에서는 한국국적으로 살수있다는것이다.
결국은 이중국적으로 계속 사는꼴이다.
다행히 딸아이가 22살이 되기전에 한국에 나왔고 한국에 나와서 살았다해도
외국인 출입국 관리소에 문의하지 않았더라면….
말그대로 미국국적을 포기하고 한국국적을 선택하게되면
딸아이가 미국에 들어가서 시민권자로 살수 없을줄알고 한국국적 선택이라는것을 할생각 조차 안했을것이다.
필요한 서류가 꽤 되는데,,,
딸아이가 받은 주민등록증으로 주민센터에 가서
(1)주민등록등본이라는걸 신청해야하고
(2)기본증명서 그리고
(3)가족관계 증명서-상세 라는것도 필요하다. 그역시 주민센터에서 오분이면 받을수 있다. 그외에 미국에서는
(4)출생신고 원본(사본역시 한장) 을 준비해왔어야하고
(5)여권 원본 사본 모두가 필요하다.
몇일전 외국인 출입국 관리사무소에 온라인으로 예약을 하고 갔는데 서류미비로 못하고 돌아왔다.
온라인에 출생신고서가 삼개월 이내에 받은것이어야한다고 되어있는줄알고 혹시나 그냥 가져가보았으나
그건 상관 없다고 했다.
딸아이 출생신고서는 미국에서 2012년부터 갖고있던것이었다.
미국에서 온라인으로 새로 받으려면 돈백불정도 깨지고 우편으로 받으려면 business day로 20일이나 걸린다고 한다.
그걸 받아서 동생이 또 한국으로 보내주려면 돈도돈이지만 시간이 한달이상 걸린다.
그런데 오래된 출생증명을 받아준다하니 그보다 반가운일이 없었다.
하지만 다른 기본증명서나 가족관계 증명서가 국내 주민센터에서 3개월이내에 받은것이 아니라고해서
주민센터에가서 새로 받아야 했다.
그외에도 두가지 foam 이 필요하고 그 두개의 foam에 붙힐
(6)여권사진도 필요하다. 한국여권낼때 찍어둔 여권사진이 여분이 있었고 필요한 두가지 foam
(7)국적선택신고서 와
(8)외국국적 불이행 서약서는
출입국 사무소에 가면 쉽게 구할수 있기때문에 따로 준비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서류가 준비 되는데로
/www.hikorea.go.kr
로 가서 미국 여권번호를 입력하고
내가 원하는 날짜와 시간을 예약해야하며 한 예약건당 주어지는 시간은 30분임으로 늦어서는 안된다.
우리아이같은경우는 주민등록증에도 한글이름이 아닌 영어이름으로 되있기때문에 미국여권으로 예약을 해야만 했다.
한글이름이 아니면 주민등록증으로는 예약이 불가하다.
나는 외국인으로 살아가야하지만 딸아이가 오히려 국내인으로서 대한민국 여권과 주민등록증을 가지게 되어 천만 다행이다.
또한가지 놀란 사실은 대한민국 여권은 동사무소가서 신청하면 바로 일주일만에 받을수 있다는게 너무 신기했다.
미국은 신청료도 비쌀뿐더러 오래 몇달을 기다려야 받을수 있는데
한국은 여권 신청하는데 비용도 매우 저렴하고(오만원 미만이었던것같다)
거기다가 무척이나 빠르게 일처리를 해주니 얼마나 고마웠는지 모른다.
특히 주민센터나 동사무소에 공무원들이 얼마나 인간미넘치게 대해주는지 감동의 감동을 받았다.
너무 고마워서 딸아이 출생신고하는날 지문찍느라 수고해준분부터 몇분에게 냉커피를 돌렸다. 고맙게 받아 마시겠다고 했다.
불친절하고 일도 너무나 나태하고 느리게 하는 미국 공무원들하고는 비교가 안되는듯했다.
뚫어뻥으로 뚫듯 모든게 속전속결 이루어지는 세상이 너무 나하고 맞았다.
남미에서북미에 이르기까지 오랜세월동안 느려터진 행정일들을 겪은 나로서는 이곳이 완전 신천지였다.
부산의 외국인 출입국 관리소는 부산역 부근 대한항공 빌딩내에 있었다.
역시 그주변엔 외국인들이 많이 걸어다녔다.
한국이 인구절벽이라 내수산업이 유지되려면 이민정책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하는데
아직도 한국에서는 인종차별이 왕왕 있는듯하다.
백인들한테는 꼼짝 못하고 유색인종들에게는 함부로 대하는일이 비일비재하다.
한번은 전철안에서 멕시코 남자로 보이는 한 외국인이 영어로 옆사람과 대화를 하고 있는데
한 아저씨가 험한말을 하면서 시끄럽다고 한대 칠 기세로 뭐라하는것이다.
그 외국인이 별로 큰소리로 떠든것도 아니었는데 말이다.
혀를 차면서 가만안둘것처럼 소리를 질러대는데
그 멕시코인으로 보이는 남자가(그는 중간중간 스페인어도 섞어서 말을했다)
아마도 못알아듣고 자기한테 하는말이 아닌줄알고 계속 옆사람과 말을한게 화근 이었다.
결국 아저씨는 더크게 소리를 지르며 “그만 말하라고 그만! 그만하라고! 시끄럽다고!!” 하며
당장이라도 덤벼들기세로 소리를 더크게 내질르며 전철에서 내렸다.
백인들이 전철을 타고 떠드는걸 여러번 봤지만 아무도 그들에게 싫은내색을 안하더니
유색인종이 말을하면 듣기싫은가보다.
물론 그런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을지몰라도 정말 보고있기가 민망한 장면이었다.
그 외국인 남자에게 내가 대신 미안하다고 사과를 하고 싶을정도였는데
그아저씨가 내리고 나서 바로 담정거장에서 그 남자도 내렸다.
얼마나 기분이 상했을까…
내주변 지인들도 유난히 외국인들을 좋아하는 한국사람들이 대부분인데 특히 백인이라하면 더더욱 좋아한다.
유색인종으로 한국에서 살아가기란 너무 힘든일일것같지만
그래도 일단 외국인이고 영어를 잘한다하면 대부분의 한국사람들은 함부로 대하지 못한다는걸 느낀다.
왜냐하면 영어가 안되기때문이다.
사실 나는 그부분도 이해가 안간다.
아무리 영어가 국제적으로 공용어라해도 여기는 한국이다.
한국에서 한국인이 영어를 못한다는건 그리 쫄일이 아닌데도 불구하고 일단, 영어로 말을하면 쫀다.
내가 아는 미국 하와이에서온 한국여자가 있다.
생김새가 진짜 하와이 사람같이 생겼지만 토종 한국사람이고
어려서 하와이로 이민을 가서 그런지 한국말이 어눌하다.
생긴것도 하와이 원주민같이 생겼고 한국말도 어눌하고 영어는 유창하니 어딜가나 영어로 말을 한다.
그런데 어딜가나 대접을 받는다. 영어로 떠들어대는 그녀를 보면 난 조금 얄밉기까지 하다.
못알아들을껄 빤히 알면서 한국말을 아예 못하는것도 아니면서 절대로 그들에게 한국말을 안하고 영어로 짓거려대는 그녀가
꼴보기 싫다.
한국사람들은 여기가 한국인데도 영어를 못알아듣는게 미안해서 어쩔줄 모른다.
미국의 멕도널드가서 외국어로 주문을하면 멕도널드 직원들이 그만큼 당황하며 미안해할까?
오히려 못알아듣는다고 짜증을 낼것같다.
뻐꿈 쳐다보며 꺼지라는 표정으로 상대도 안해줄것같다.
그만큼 한국은 영어가 대세다.
영어만 잘하면 어딜가나 선생님 소리를 들으며 일하고 생활할수 있고
그 하와이에서온 여자처럼 한국사람이 한국말을 못하는게 챙피해야할지언정 잘난체하고 영어로 떠들며 돌아다닌다.
외국인들이 오히려 요즘은 한국말을 배워서 한국에 와서
잘 못하는 말이라도 한국말로 음식도 주문하려는 젊은 아가씨들을 많이 볼수 있다.
한국 남자가 다 K드라마의 남자같은줄알고 한국에 남친을 찾아서 오는 젊은 처자들이
유럽이나 아메리카등지에서 너무 많이들 오지만
그들은 과연 한국남자와 결혼해서 K드라마와같은 그삶을 영위해나갈수 있을까? 의문이다.
딸아이 국적 선택 말하다가 이야기가 여기까지 왔지만,
아무튼 한국에는 지금 K바람으로 인해 전세계에서 온 젊고 아름다운 여자들이 삼삼오오 짝을짓기도 하고
홀로 오기도 하고 특히 부산해운대는 꼭 거쳐가는 관광지이기에
우리딸아이는 외국인만 보면 반가워하며 길을 찾거나 뭔가 도움이 필요하면 도와주기를 너무 즐긴다.
한국에와서 번죽도 좋아졌다.
모르는 사람들에게 먼저 도움을 베풀어주려고 애쓰는 딸아이를 보면부산에 자리잡길 잘했다고 생각할때가 많다.
딸아이가 벌써 외국인 친구들을 여럿 사겼지만
모두들 몇일이나 몇달후면 떠나고 또 새로운 친구들을 만나고 하면서
대인관계가 너무 쉽게 만나 쉽게 헤어지는 만남과 이별의 연속으로만 남는다는게 은근 걱정되기도 한다.
하지만 모든일엔 장단점이 다 있듯 좋은점도 분명히 있다.
앞으로 한국에서의 삶이 어떻게 전개될지 모르지만 매순간 최선을 다하고 있기에 우리의 한국살기는 그무엇과도 비교할수 없는 소중한 추억으로 하루하루 장식되고 있는듯하다.
감사할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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