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에서 오빠가 다녀갔다.
올케와 오빠의 아들은 이번엔 형편이 여의치않아 못왔다.
그래서인지 오빠는 줄곧 아들과 와이프의 물건만 사려고들었다.

우리에게는 하나의 불문율이 존재한다.
오빠는 멕시코라는 위험하고도 생활수준이 낮은곳에서 살기때문에
오빠가 미국으로 다니러 오면 최상급의 대우를 해줘야 한다는것이다.

어려서부터 우리집안내력으로 시작된 엄마의 아들사랑은
여동생들의 오빠사랑으로 변해간지 오래다.
집에 남자가 없어 그러는지 모르겠으나 특히 내동생은 나보다 몇배나 더하다.
오빠의 약부터 어린애 챙기듯 챙겨먹이질않나…
먹고싶은건 뭐든지 다 해주는가하면
멕시코로 싸가라고 샤핑까지 바리바리 해서 챙겨주는일…
모두 동생이 앞장선다.
때로 나에게는 저렇게 한적이 단한번도 없는데? 하고 생각할만큼
동생은 오빠에게 지극정성이다.
그렇다고 그게 섭섭하다거나 그럴만한 일은 아니다.
그냥 그럴때 나는 그 둘 사이에서 한발자국 빠진다.
그게 오히려 두사람한테는 더 나을수도 있을법도 하다

둘의 대화를 들어보면 어찌도 그리 잘 통하는지
나에게는 전혀 관심사가 아닌
새로운 전자기기신형모델에 관한거부터
새로나온 영화, 드라마까지…
아무튼 둘사이에는 내가 도무지 이해하기도 아니 이해하고싶지도 않은
그런 뭔가가 존재한다.
같은뱃속에서 나왔는데
어찌이리도 그들과 관심사에서 겉모습조차 닮지 않았는지…
미운오리새끼가 따로 없다.
그렇다고 그둘과 온전히 섞이지못하는게
단한번도 속상한적이 없으니 얼마나 다행스러운지 모르겟다.

엄마아버지는 여전히 짜장면을 좋아하신다.
그래서 통풍때문에 고기를 못먹는 오빠도
삼선짜장을 먹기로 하고 중국집을 갔다.
해파리 냉채를 하나시켜놓고
우리딸과 아버지는 보통짜장 곱빼기.
오빠는 삼선짜장 곱빼기 를 시켜서 나눠 먹으려 했으나
배가 많이 고팠었는지
오빠도 우리딸도 배가 안부르다해서
삼선짬뽕 곱빼기를 하나더 시켰다.
그런데 엄마는 오빠옆에앉아서 계속 오빠만 챙기는거였다.
어려서부터 그런모습에 익숙한 나에게는
그런 엄마의 행동이 아무렇지도 않았으나 우리딸에게는 좀 화가나나보다.
나에게 영어로 시부렁댔다.
“엄마 나 왜이렇게 화가나지?
엄마도 자식인데 할머니는 왜 삼촌밖에 몰라?
그리고 나도 있는데 왜?
왜 나한테는 할머니가 안그러고 삼촌한테만 그러는지?”
하면서 의아해했지만
난 그저 테이블 아래로 딸아이의 허벅지만을 꾹 누른채 대꾸조차 하지않았다.
설명하기도 구차하고
내버려두면 우리딸도 저절로 이해할것이라는 강한신념도 있었다.

어렷을적 도시락반찬에 오빠좋아하는것만 싸주셨던 기억이 난다.
오빠가 좋아하는 두부조림에 무말랭이까지
항상 나의 도시락반찬은 오빠위주였다.
내가 좋아하는 가지나물 쏘세지 그리고 김치볶음은
오빠가 싫다고 말한이후로 도시락반찬 에서 사라진지 오래였다.
엄마는 내가 성인이 되어서도
엄마가 해주시는 가지나물을 먹고싶다고 했지만
단한번도 안해주셨다.
“너가 가지나물을 좋아하니?”
이한마디만 남겨놓으시고는 치매를 맞으셨다.
어쩌랴….
내가 아무리 맛나게 찌려고 해도
가지나물만큼은 엄마의 맛을 흉내낼수가 없다.
그런 엄마를 원망하지도 미워하지도
그런것들이 이미 나에게 한이되어 남아있지 않은것이 다행스러울뿐…

멕시코에서라도 건강하게 언니랑 잘살아주는 오빠가 고마울뿐이다.
한번도 결혼을 안한 동생. 두번이나 결혼을 했지만 여전히 혼자인나…
그에비해 정상적인 결혼생활을 하는 오빠는
우리집의 보물이고
오빠의 소중한 가족을 잘지켜내고 산다는것에 나도 한표 던지고 있다.
암을 이겨낸 올케는 말했다.
오빠와 이젠 전우애로 산다고…
전쟁터에서 폭격을 피해가며 같이 살아남은 전우와도 같다고…
그렇다. 난 전쟁터에서 내남편을 지켜내지 못했다.

아무튼 오빠는 우리에게 멕시코 감기를 남겨놓고 새벽비행기로 떠났다.
오빠의 큰목소리가…
오빠의 크디큰 재채기소리가…
아직도 귀에 들리는듯하다.

바리바리 싸보내줘서 고맙다는 메세지를
올케에게 받는건 나의 흐믓함이다.
동생이 오빠와만 친하는동안 나는 올케와 더 친해졌기때문이다.
동생이 오빠에게 사준 그모든 물건들…
올케는 나에게만 인사를 전한다.
“고모야. 고마워. 오빠때문에 수고많았어~ ”

*덧신을 짜기위해 죠앤 이란곳에 일주일에 두번은 갔었다.
40~50% 쎄일가로는 한아이템 밖에 못샀었다.
그런데 지금은 Sugar’n cream 면실이 세일을 하기때문에
이번엔 좀 많이 12개나 한꺼번에 샀다.
실뭉치하나의 길이가 674야드가 넘으니
그동안 이면실만 사다놓은게 15.000야드가 넘는다.
덧신을 짜서 나눠줘야할사람이 너무 많다.
기다리진 않아도 막상 갑자기 선물로 받으면 다들 너무 좋아하는모습이
나에게는 싱그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