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요리레시피만 적고 일관적 폼을 탈피해보고자합니다~

한국의 가을하면 떠오르는 것이 있을까요?

상주의 곶감을 매달아 놓은 장면

설악산과 내장산의 단풍

플라타너스의 갈색빛이 나는 거리

은행나무의 노오란 빛으로 물든 성북동길

경복궁담장너머로 길게 들어선 나무들이 삼청동까지 이어지는 길

강남의 가로수길의 북적이는 사람들

강남역의 수많은 인파속에서 무언가를 찾아다니는 사람들

정동을 거쳐 광화문에 이르는 길

청계천의 개천을 보며 걷는 일

제주의 시원한 해변

지리산과 남원을 잇는 산길

양수리와 양평의 나즈막한 산들

기와집이 있는 북촌과 서촌의 작은 카페들

한국은 너무나 갈곳도 많고 먹거리도 풍부하죠.

무엇보다 누우런 벼가 황금빛을 이루고 있는 풍경 중 단연코 양평과 전라도의 풍경을 손꼽을 수 있습니다.

동해안의 시원한 바다향과 더불어 산이 닿아 있는 곳에 여러 산채들로 구성된 비빔밥

바다에서 나온 각종 수산물들을 이용한 해초며 생선요리들...

호두, 밤, 잣, 땅콩등과 같은 견과류들을 넣고 용안육(롱간을 쪄서 말린 것- 갈색)으로 단맛을 낸 약밥.

실리콘 용기들이 잘 나와 이쁘게 담을 수 있고, 핑거푸드가 대세이니.. 한입크기로 작게 만들어 놓을 수도 있으니..

햇밤의 폭신폭신한 단막과 잣의 고소함 또 호두의 아삭거림이 한데 어우러진데다가 대추의 구수하면서 단맛이 또 찹쌀의 쫀득함이 어우러져 마치 한입속에 보약을 먹금은 듯한 맛이죠.

약밥하면 신라시대 소지왕이야기가 있듯.. 사람의 마음을 담은 고마움을 전하는 음식입니다.

가까운 지인들에게 한국의 가을 풍경을 이야기 하면서 함께 먹을 수 있는 음식입니다.

* 용안육약밥

찹쌀 4컵, 대추 10개, 호두 50g, 밤 20알, 용안육 400g, 참기름, 진간장, 물

찹쌀을 15분간 불린다.

대추는 씨를 빼고 돌려 깍아 채썬다.

호두는 따뜻한 물에 담궜다 속껍질을 제거한다.

밤은 겉껍질과 속껍질을 제거하여 1/2크기로 자른다.

잣은 고깔을 떼어 낸다.

용안육은 먹기좋은 크기로 낱알낱알 떼어 놓는다. 

일부는 미지근한 물에 담궈 색을 내고 나머지는 찹쌀, 호두, 잣, 밤, 참기름, 간장 등 약밥에 들어가는 재료와 함께 섞어 압력밥솥에 밥을 한다.

적당한 용기를 선택하여 담는다.

<약밥이야기>

우리나라에서는 예로부터 꿀을 약(藥)으로 여겨 꿀로 지은 밥을 약반(藥飯), 약밥이라고도 하고, 식품이 곧 약이라는 약식동원(藥食同源)사상에서 비롯되어 몸에 좋은 약재와 견과류등을 섞어 지은 밥으로 밥 중에서 가장 약(藥)이 된다 하여 약밥이라 불렀다고도 한다. 

약밥은 《삼국유사》에서 소개하고 있다.

신라 21대 소지왕(炤知王) 10년 정월 보름날, 소지왕이 경주 남산의 천천정(天泉亭)에 친히 거동했을 때 갑자기 까마귀 떼가 날아들고 그중 한 마리가 봉투 한 장을 떨어뜨리고 날아갔다. 신하들이 주워서 봤더니 “이걸 뜯어 보면 두 사람이 죽고, 뜯지 않으면 한 사람이 죽는다.”고 적혀 있었다. 한 신하는 한사람이 왕이라 생각하여 서찰을 뜯어보기 권하였고, 왕이 열어보니 “당장 환궁하여 내전 별실에 있는 금갑을 쏘라.”고 적혀 있었다. 이에 왕과 신하들은 급히 환궁하여 금갑에 활을 쏘았는데, 그 안에서 왕비와 내원(內院)의 분수승이 거기에 있었으며 왕을 죽일 모략을 하고 있었다.

왕은 두 사람을 주살하고 역모를 평정하게 되었다.

이후 왕은 까마귀 덕에 화를 면했다고 정월 대보름을 ‘오기일(烏忌日)’로 정하고, 까마귀의 검은색을 띤 약밥을 지어 제(祭)도 지내고 까마귀에게 먹이로 주었다는 일화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이후로 왕실은 까마귀에 대한 보은의 뜻으로 해마다 정월 대보름을 오기일(烏忌日)로 정해 검은색 찰밥을 지어 까마귀에게 제사를 지냈다는 것. 그래서 약식은 충절 음식으로도 불린다.
약식은 중국에서도 귀한 음식으로 중국인들도 좋아했다는 기록이 있다.

도문대작(1811년)에는 ‘약반을 중국인이 좋아한다. 그들은 이것을 배워서 만들고는 고려반(高麗飯)이라고 한다’고 하였고, 열양세시기(1819년)에는 ‘정월 보름날에 중국에 간 우리나라 사신들이 약식을 만들어 나누어 주면 연경의 귀인들이 그 맛을 보고 반색하며 매우 좋아했다’는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이러한 약식을 현대인들의 스타일에 맞게 다른 형태로 만들어 보았다.

몸을 보익하는 용안육(리찌의 말린 과육)을 넣어 단맛은 약하고 자연의 맛으로 몸은 보(補)하고, 

약밥은 특히 여자들이 좋아하므로 심장의 화도 끌겸 치자로 노란 색을 내기도 하였다.

집의 견과류들이 있다면 잣, 호두, 곶감, 땅콩, 건포도 등 을 넣어 활용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