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전하면 보통 삼월 삼짇날 먹는 진달래 화전을 떠올린다.

봄에 예전의 선비와 여인네들은 산에 곱게 핀 진달래를 감상하면 이색적인 메뉴로 진달래 화전을 택했을 것이 틀림없다.

예전 대학다닐때 문헌을 읽으며 상상해 보았던 장면..^^

노비의 허리춤에 한쪽은 술병, 한쪽은 유병(기름병)을 차고 솓뚜껑을 어깨에 둘어매고는 진달래 꽃을 따다가 찹쌀가루 반죽에 얹어 지져 먹었다는....

노비들이야 힘들었겠지만... 정말 자연과 함께 잠시 여유로움을 가질 수 있는 시기가 아닌가 싶다.

문득 생각이 나서 화전을 올린다.

봄에는 진달래, 나의 나름대로의 화전은 제비꽃화전....(제비꽃은 자화지정, 일명 오랑캐 꽃이라 해서... 옛날 오랑캐가 쳐들어 올때즈음 피는 꽃이라 해서.. 붙여진 이름... 이것은 몸의 열을 끄는 약재로 전체를 이용할 수 있기에...), 여름에는 장미화전, 맨드라미화전(개맨드라미로... 잘게 찍어서 하면 분홍빛이 너무 이쁜다. 그러나 여느 책에는... 닭벼슬처름 뚝 잘라서 얹어 놓아 보기 흉함^^), 가을에는 국화, 겨울에는 붉은 대추를 말아 이쁜 화전을 부친다.

대추화전은 이미 올리바 있고 해서.. 먹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가을의 향기를 담아 전할 수 있는 국화 화전을 올려본다.

국화는 특히 수험생, 컴퓨터를 많이 쓰는 사람들에게 좋은 식품이자 약재이다.

눈을 밝게하고 머리를 맑게 하며 눈의 충혈을 풀어주어 간기능을 향상시키는 약선재료로써 차, 술, 발효주, 전, 냉채..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국화화전>

* 국화 씻어서 체에 받쳐 물기를 제거한다. (한국에는 먹을 수 있는 꽃으로 판매되어 그냥 사용할 수 있다. 만약 여의치 않으면 국화차를 우린 후 국화를 건져서도 이용가능하다. 국화는 향이 강하므로 은은한 향을 즐기기를 원한다면 후자를 택하는 것이 좋다.)

* 찹쌀가루는 물을 끓인 후 소금을 넣어 녹여 반죽한다.  이것을 익반죽이라 하는데 너무 한꺼번에 넣는 것 보다 조금씩 넣으면서 숟가락을 이용해 섞어주고 다 넣으면 반죽을 손으로 문질러 만든다. 반죽이 형성되면 잠시 랲에 싸서 두었다가 가래떡 모양으로 길게 밀은 후 같은 크기로 자른다. 이때 반죽을 눌러 평평하게 하고 가운데 부분을 살짝 눌러준다. 이곳은 국화를 올릴 장소이므로 국화꽃을 올릴 후 평평해 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 찹쌀가루 1/2컵당 물은 4T정도면 좋을 듯... 하는 날의 습도나 날씨의 영향이 있으므로 반죽에 소금물을 넣은 후 섞어 손가락으로 눌러 반죽의 정도를 측정하여 조절한다. )

* 팬에 기름을 두른 후 키친타올로 닦아낸다. (너무 많은 기름은 모양을 형성하는데도 좋지 않고, 또 기름 흡수가 많이 된 화전은 맛이 없고 느끼하기때문...)

화전반죽을 올려 한면을 지진 후 뒤집어 지질때 찰기가 있은 한쪽면에 국화를 얹으면 OK!

* 이쁜 접시에 담고 시럽이나 꿀을 뿌려준다.

여기에 봄에 말려두었던 제비꽃이 있다면 차로 끓여도 좋겠고, 단풍잎과 같은 가을 나뭇잎을 끓는 물에 데쳐서 차로 우려내면 더욱 훌륭한 친구가 되지 않을 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