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이자, 梨子)는 달고(甘) 신(酸)맛이 있으며 성질은 차고(寒) 서늘합니다(凉). 따라서 몸에 열이 많은 사람이 배를 먹게 되면 몸의 열기를 내려주고, 갈증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또한 쌀쌀해진 날씨로 인해 난방을 하게 되면 탁한 공기가 생겨 이로 인해 감기에 걸리게 되는데요 이럴 때 배를 먹게 되면 기침과 가래를 없애주기도 합니다. 한편 오래된 기침에는 배의 속을 파내고 그 속에 꿀을 한 두어 숟가락 넣어서 뚜껑을 덮은 뒤 찜통에 15분 정도 찌면 배속에 꿀배즙이 나오게 되는 데요 이것을 먹게 되면 기침이 가라앉게 됩니다. 이때 대추나 은행을 같이 넣고 찜을 하게 되면  폐(肺)의 기운을 더욱 좋게 하여 감기 예방에도 약선이 됩니다.

반면에 배는 이러한 찬 성질로 인해 추워서 감기가 생긴 경우 또 몸이 차서 소화불량이나 설사가 잦은 사람이나 임산부들은 너무 많은 양을 먹지 말아야 합니다.

그러나 이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 따뜻한 성질을 갖고 있는 생강을 넣어서 만든 배숙의 형태로, 혹은 배와 생강으로 만든 술인 이강주의 형태로 만들어 먹을 수 있습니다. 

궁중에서는『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이라는 책을 통해 살펴보면 겨울철 화채로 배숙을 이용한 것을 볼 수 있는데요, 배의 껍질을 벗겨 통후추를 박아 굵게 저며 꿀물에 삶아서 이용하였고, 궁중 잔치 때에는 배, 잣, 통후추, 생강, 꿀의 다섯 가지 재료가 사용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배를 통째로 넣어 만든 배숙인 향설고(香雪膏),  용안(龍眼), 귤병(橘餠), 사탕, 잣, 호초, 꿀 등을 사용하여 만든 '상설고'(霜雪膏)의 형태로 우리 선조들은 이용해 왔습니다.

배숙

< 재료 및 분량 >

 배(중) 1/2개, 통후추 10g, 생강 1쪽, 설탕 3큰술, 황설탕 1큰술, 물 3컵, 잣 3알

< 조리 방법 >

1. 생강물 우리기

   생강은 껍질 채 깨끗이 씻은 후 얇게 저며 물을 붓고 약한불로 서서히 끓인다.

2. 배 모양내어 자르기

   배는 6등분하여 껍질을 벗기고 씨를 제거한 다음 모서리를 잘 다듬은 후  등쪽에 3개씩 통후추를 박는다.

3. 배숙 끓이기

   생강물에 흑설탕과 배를 넣고 약한 불에서 배가 투명해질 때까지 끓인 후 식힌다.

4. 그릇에 담기

   그릇에 차게 식힌 국물과 배를 담고 고명으로 고깔 뗀 잣을 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