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든방 미씨님들 주말은 잘 보내고 계신가요?
올해 우리 동네는 텃밭 야채며 꽃들이며 그닥 풍성한 해는 아닌 것 같아요.
낮엔 너무 덥고 건조하다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기도 하고
밤 기온이 60도 아래로 내려가는 날이 계속 되고 있어
채소들은 예년에 비해 엄청나게 저조한 수확량을 보여주고있구요..
지난 겨울 눈도 많이 안오고 많이 안 추워서
제페니즈 비틀이 유난히 극성이에요. 온갖 꽃과 나무잎들을 초토화 시키고 있답니다.
장미는 봉우리 생길 때 마다 속 깊이 파고 들어가 먹어치워서 올해는 제대로된 꽃을 본 기억이 없네요.
아침 점심 저녁 시간 날 때 마다 나가 하루에 적어도 50마리 이상은 잡는 것 같은데
줄어들 기미가 안보이네요 ㅠㅠ

장미, hollyhock, coneflower, stock 등등 잎들은 완전히 생선뼈처럼 되버리고 꽃잎은 다 헤졌어요.
그나마 덜 공격 받아 살아 남아 요새 피고 있는 꽃들
scabiosa Fama와 Lisianthus 입니다.

Fama는 많이들 아시는 pincushion flower 일종인데 일반 핀쿠션 보다 꽃 크기가 좀 더 크구요. deep blue 색상과 하얀색 두 가지가 있어요.
야심차게 씨부터 키워보겠다고 시작했다가 완전히 실패하고 결국 무릎 꿇고 모종을 살 수 밖에 없었답니다.
옅지만 은은한 향도 나고 cut flower로 좋은 꽃이라
내년 봄에 다시 한번 씨 잔뜩 사서 시도해 보려구요.

Lisianthus는 제가 제일 좋아하는 꽃이라 부케로는 많이 사봤지만 직접 키워본 건 처음이에요. 씨 사이즈가 먼지만 합니다. 과장아니고 정말 흙알갱이 하나, 먼지 사이즈에요.
(사진에 새싹 사이즈 보이시나요? Bic 볼펜이랑 비교샷인데.. 두번째 잎 나온 사이즈가 저정도니 씨가 얼마나 작을지 가늠이 되시죠)
Lisianthus는 씨로 시작해서 키우기 많이 힘들다고 너무 많이 들어 좀 걱정도 됐었는데
처음 시도에 20개 심어서 9개 성공했으니 나름 뿌듯합니다!
제가 심은 건 arena 3 apricot 이란 품종인데 초반엔 노란 빛이다가 하루이틀 지나면
vintage rose 색으로 변하네요.
걱정되는 건, 제페니즈 비틀이... 더 뜯어먹을 꽃들이 없으니 Lisianthus 쪽으로 슬슬 넘어오네요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