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물건이라도 포장과 프레젠테이션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받는 사람에게 선물 이상의 기쁨을 줄 수 있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사실입니다. 꽃은 연인들끼리 가장 많이 주고 받는 선물이지만 ‘선물용 꽃’하면, 꽃다발이나 어레인지먼트, 꽃바구니가 머릿속에 떠오를 거예요. 한국에서는 Valentine’s Day가 여자가 사랑하는 남자에게 쵸콜렛이나 꽃을 선물하는 날이지만 미국에선 사랑하는 사람들끼리 사랑을 표현하는 날이죠. 대신 White Day는 없지요.

특별한 날 보석처럼 소중한 사람에게 기억에 남을 꽃선물을 하고 싶다면 ‘Floral Jewelry Box’를 추천하고 싶네요.

보석상자나 뚜껑이 달린 박스를 이용하는데 이 디자인은 뚜껑이 45도 정도로 열린 상태에서 박스의 열린 공간 사이에서 꽃이 피어나오도록 꽂는게 포인트입니다. 뚜껑이 활짝 열려 있는 것보다 살포시~ 열린 상태가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호기심을 자극하며, 제한된 공간에서 뚜껑을 열고 수줍은듯이 피어오르는 꽃은 사랑스럽고 매력적입니다. 경험에 의하면 이 선물을 받은 사람은 한결 같이 궁굼함을 참지 못하고 보석상자의 뚜껑을 열어봅니다. 그래서 상자 센터에 리본을 묶기도 하는데 그래도 결과는 마찬가지죠. 누군가에게 깜짝 선물을 하고 싶을 때 ‘Floral Jewelry Box’안에 반지나 귀걸이, 열쇠 같은 작은 선물을 넣는것도 하나의 아이디어일 거예요. 비용이 부담스럽다면 애교스럽게 하트 모양의 쵸콜렛이나 롤리팝 이라도 꽂아주면 좋겠죠.

이 디자인은 꽃을 꽂은 다음날 진가를 발휘합니다. 플로리스트인 제가 플라워 어레인지먼트를 만들면 보통 그날로 제 손을 떠나게 됩니다. 그래서 제가 만든 꽃을 감상 할 기회가 별로 없지요. 언젠가 이 플로랄 쥬얼리 박스를 집에 갔고 온 적이 있는데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 커피 테이블위에 있는 이 애를 보고 감탄이 절로 나왔어요. 뚜껑이 훌떡 젖혀질 것 처럼, 열린 틈 사이로 꽃이 피었는데,  마치 보석함이 꽃으로 터질 것 같더라구요.

만드는 방법 소개합니다.

재료:

뚜껑이 달린 박스, 플로랄 폼(Oasis), 이끼(sheet moss), 리본

Rose: 장미는 품종에 따라 이름이 틀린데 칼라로 구분 하시는게 쉽습니다.

        Freedome or Black Magic (red)

        Lipstic (hot pink+orange)

        Tropical Amazone (bright orange)

Spray Rose(미니 장미): Tamango (red)

Ranunculus (burgundy or red)

Green Berry: berzillia green or coffee bean green

Viburnum(snow ball)

Galax leaf

**발렌타인 시즌 일주일전부터 꽃값은 벌써 껑충 뛰었고 가장 프리미엄 칼라인 레드 장미는 홀세일 가격이 60~70cm 기준으로 한 번치(25송이)가 보통 $35~40입니다. 끔찍하죠. 간혹 가격이 아주 싼것도 있지만 싼게 비지떡이라고 너무 냉동 보관이 오래 되었다거나 뭔가 퀼리티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아요. 홀 세일 시장은 발렌타인데이 당일 가격이 더 쌉니다. 2~4일 전 가격이 제일 비싸구요.핑크 칼라도 역시 hot합니다. 전반적으로 로맨틱한 레드 계열의 칼라는 비싸죠. 그래서, 이번에 소개하는 어레인지먼트에 레드 로즈를 약간만 넣고 오렌지나 핫핑크를 더 많이 넣었어요. 이번 디자인은 소프트한 칼라보다는 톤 차이가 느껴지는 레드 톤을 사용하는게 인상적이예요.

2. 박스안에 비닐을 깔고 물에 적신 플로랄 폼을 채웁니다. 박스 전체를 폼으로 채우면 무게가 맣이 나가므로 바닥에서 1/3높이까지는 스티로폼이나 힘이 있는 빈 종이 박스를 넣고 그위에 비닐을 깐후 플로랄 폼을 채웁니다.이때 폼은 박스위로 1.5~2인치 올라 오도록 셋팅합니다. 플로랄 폼을 자를 때 바게트 빵을 썰 때 쓰는 긴 나이프를 쓰면 편리합니다.

**이 디자인은 박스의 모서리에 꽃을 꽂아야 함으로 폼이 박스위로 약간 올라오도록 셋팅하는 것이죠.

3. 뚜껑을 덮었을 때 45도 각도로 오픈이 되어 있도록 박스 좌측 뒷쪽에 스틱이 꽂습니다.(5번 그림 참조)스틱은 굵은 장미 스템을 잘라서 쓰면 됩니다. 박스 뒷부분에서 1/3 지점은 이끼를 물에 살짝 적신후 앏게 펴서 커버한다.

4. Galax 잎을 가장 자리에 짧게 꽂아 줍니다. 2번에서 작업한 비닐을 가리기 위함입니다.

5. Viburnum을 하단부에 꽂는데 박스에 매달린 것처럼 늘어지게 꽂습니다.

* Viburnum은 미니 수국처럼 생겼는데 한국에서는 ‘목 수국’ 이라고 부르죠. 수국(Hydrangea)과 마찬가지로 물을 충분히 공급해 주지 않으면 금방 시들죠. 구하기 힘들면 수국으로 대치하셔도 됩니다.

6. Main Flower인 장미를 같은 칼라끼리 그룹핑 기법으로 꽂아 줍니다. 박스는 45도 열린 상태에서 꽃을 꽂고 마치 열린 틈 사이로 꽃이 피어 나오는 듯하게 각도와 길이를 조절해 가면서 꽂는 것이 요령 입니다. 꽃이 꽂았을 때 flat하지 않게 그룹끼리 율동감이 느껴지도록 꽂는 게 중요하죠.

7. 장미를 꽂고 난 후 장미 그룹 사이의 빈 공간에 Green Berry(berzillia green or coffee bean) 역시 그룹핑으로 3군데 정도 꽂습니다.

8. 여기서 mass flower이자 main flower는 6번에서 꽂은 장미들입니다. 그리고 메인 플라워사이의 빈 공간을 채우는 filler flower로 spray rose(미니 장미)와 ranunculus를 사용하는데 칼라 밸런스를 생각해 가며 꽂아 줍니다.

**3번의 이끼 커버 작업을 하지 않으면 다음과 같이 뚜껑을 열었을 때 벌거벗고 있는 듯한 느낌의 플로랄 폼이 드러나서 참으로 민망합니다. 이끼가 없다면 장미 잎이나 Galax잎을 짧게 꽂아 가려주세요. (초반에 말했듯이 이 부분에 사탕이나 쵸코렛 스틱을 꽂아 주어 열어본 사람의 기대를 져 버리지 맙시당.)

9. 쨔~쟌, 완성. 선물용 느낌을 내고 싶으시면 리본을 묶으세요. 참고로 전 리본을 별로 좋아하지 않아요….

10~12. 리본 묶는 방법 입니다. 와이어가 들어간 리본을 사용 하는 것이 더 효과적입니다.

10번 처럼 박스 중앙지점 바닥에서 위로 감싸듯이 리본을 묶어 뚜껑이 열리지 않도록 고정시킵니다. 꽃 사이로 리본이 통과하면 꽃도 상하지 않고 깔끔해 보여요. 리본의 꼬리는 약간 길게 잘라서 끝부분을 꽃 사이로 넣어 감추고, 손으로 매만져서 리본의 볼륨 감을 살려 주세요. 와이어가 들어간 리본이 휠씬 예뻐요.

** 물 공급을 할 때는 당연히 리본을 풀러야 해요. 물을 너무 많이 주면 박스가 새니까 찬물로 조금만 주세요

꽃을 구입할 때는 칼라, 텍스처, 공간활용 등 여러 가지 요소를 생각해야 하는데 꽃 자체가 예뻐서 색감만 잘 골라도 절반 이상은 성공하신 겁니다.  

여러분 전 20대 후반부터 꽃 선물 못 받았어요. 흑흑흑……

이유가 짐작 가시죠. 제가 그다지 까탈 스러운 것도 아닌데 다들 부담 스러워 하더군요.  그리고, 미국 사람들도 꽃 딜리버리를 발렌타인데이 2~3일 전부터시작하더라고요. 개인적인 사정도 있겠지만 받고 않 주기는 좀 껄끄럽지 않을까요? 당일날 서프라이즈도 중요 하지만 미리 챙기는 것도 나쁘진 않을 것 같아요. 전 장미 한 송이라도 받아봤으면 좋겠어요.

미씨 가족분들 제가 발렌타인 데이가 끼어 있는 주에 첫인사를 드리게 되어 미흡한 점이 많을 겁니다. 이해해 주시기 바래요.

Happy Valentine’s D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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