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힘든 여름이었어요....

누구나 그렇겠지만 같은 일상을 계속 반복하는걸 잘 참다가

어느순간에 못참고 획 돌아서는 성향이 제게 있어요.

나이가 50이 되니 못참는건 이제 더 못참겠더라구요.

해마다 여름이면 겪는 우리애들인데

여름학기마다 게으른 학생들인데

특별한 문제없이 정상인 우리애들과 

공부 안하고 싶은데 미국에 비싼 학교 온 남의집 자식들을 

갱년기인 내가 잘 못받아줍니다.

지혜롭고 침착한 남편이 애들을 다 잘키우는데

베이징의 여름학기 티칭을 위해 7주동안이나 남편이 집에 없었거든요.

 

 

어느날 미친 중2병 딸래미랑 고속도로를 운전해가다 갓길에 차를 세우고

미친 갱년기 쇼를 했네요

그날저녁 나중에 애들데꼬 한국 가려고 차곡차곡 모아둔 모든 마일리지를 모아모아

저혼자 한국가는 티켓을 갑자기 끊어버렸죠.

항공사에 전화했을때  Economy 에는 좌석이 없다는거에요

What about the business class?

I’m sorry, ma’am, there is no seat left……

저는 절망했읍니다.

아 남편이 정말정말 보고싶다…

베이징에서 티칭을 끝내고 일주일 한국에 다니러가는 남편과 명동거리를 거닐고싶다 애들없이!

그런데 갑자기 항공사직원이 그러는거에요

“….But we have one seat left!.....In the 1^st class!”

“What? How much mileage do I need to get the 1^st class?”

“Total 200.000(two hundred thousand) mileage for that period….”

그런데 제게 21만 마일이 있었거든요!!

“I WILL TAKE IT!”

이래서 제가 난생처음 일등석을 타보게 된것이죠 음하하하!

 

 

저는요, 비즈니스석도 한번 못타본 사람이에요

비즈니스 타고 한국에 한번 가보는게 소원이었죠.

남편이 출장이 많아 그 엄청난 마일리지로

한국에 갈때마다 비즈니스 타고 간다는 어떤 부인이 젤로 부러웠는데

꺄~악!! 믿어지지가 않더이다!

그다음부터는 우리애들한테 무~척 나이스한 엄마가 되었지요.

보고싶던 남편은 안중에도 없고

오랜만에 가는 한국보다

오로지 일등석에 가슴설레는 저는 영락없는 속물이더라구요.

Oh, whatever, I don’t care!

 

 

드디어 손꼽아 기다리던 일등석을 타는 날이 되었습니다!

비행기도 먼저타고

잠옷을 비롯해  기초화장품 세트까지 이것저것  많이주는데

믿어지지가 않아서 촌티 팍팍 내면서

이거 제가 가져도 되는거냐고

Can I take it?

Is this to keep?

부끄러움도 없이 물었네요 ㅎㅎㅎ

무엇보다 감동이었던 것은

화장실에 다녀오니

넓직한 의자가 침대로 변하고

그위에 두툼한 이부자리가 깔려있더라는 거에요 ㅋ

코스로 음식이 나오는데

캬~아 나 돈욕심 없는줄 알았는데 이래서들 돈돈 하는구나…

하지만 내게는 마일리지가 있다!

앞으로 더더욱 열심히 마일리지를 모아야겠다!

그랬지요 ㅎㅎㅎ

 

 

근데요, 2주의 여정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보니

내집이 1^st class더라구요

일등석이 암만 좋아봤자 내베게 내침대 내이불의 포근함과 쾌적함을 못따라가구요

코스요리 암만 멋져보여도 우리동네 내가 잘가는 식당이 훨씬더 맛나요.

 

 

내인생 50년만에 처음 맛본 호사 ㅋ

어쨋건 죽어도 여한이 없다는 심정이랄까

너무 즐거웠던 2주간의 일탈을 즐기고

돌아온 일상이 참으로 감사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