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11살짜리 우리딸이랑 차를 타고 가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요

새학기 친구들은 어떠냐 모 그런 아주 교육적이고 건전한 얘기들 있잖아요

딸래미 얘기를 듣자니 특이한 가정의 친구들도 많고

이상한 남자애들도 많고

희한한 여자애들도 많고 조잘조잘 ....

귀가 따갑게 듣다가 제가 한마디 했죠

“How come there is nobody normal in your class?

어떻게 니네반에는 정상적인 애가 아무도 없냐?”

“Umma….there is no such a thing as “Normal”

엄마 “정상”이라는건 없어요

…there is only “Less weird”

“쫌 덜 이상하다”라는게 있을뿐이지….

우리딸도 참 11살치고 normal한건지 저도 헷갈려요.

Weird는 요즘 애들 사이에서 정말 많이 쓰는 말인데요

 ‘희한한’ 모 그런 뜻인데

strange하고는 또 느낌이 확달라요

우리말 해석으로는 둘다 ‘이상한’이라는 뜻이지만

단어가 주는 느낌이나 대화에 나오는 문맥이 뭐라 설명할수 없이  좀 다릅니다.

그러니까 대화에서 느낌으로 간파할수밖에 없다니까요

당장 미국친구들을 우르르 사귈수는 없으니

이런건 영화를 많이보면 금방익혀집니다.

How come도 뭔가 조합이 안맞는것 같지만 같이 붙어쓰면

‘도대체’ ‘왜’같은 의미로 대화에서 많이 쓰이죠.

이렇게 단어에 대한 사전적인 지식은 있어도

그단어가 주는 말을 원어민처럼 뿌리깊게 박는데는 아무래도 시간이 좀 걸립니다.

제가 이번주까지 방학이라 이런저런데 많이 기웃거리고

생각도 좀 많이 하는데요

제가 아무리 영어를 많이하고 영어를 오래 가르쳐왔어도

30년을 한국에서 자라고 배운탓에 동양적인 것을 못벗어 날때가 있어요

저도 한국사람치고 쎈편인데요

나는 너무 미안해서 저사람 마음 상할까봐 못했던 말과 일들을

미국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하더라는거죠

동양의 가치라고 할까 충성심이라는게 있잖아요, 의리말에요

영어로는 loyalty라고 해석될수 있겠는데

미국문화에서는 그게 별로 중요하지 않더군요 제 경험상.

저는 한 학교에서 10년가까이  

제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게 도리, 의리라고 생각해왓지만

그동안 많은 동료들이 더큰 이익을 위해 떠났고 떠나지 않는 저에게

What are you doing here?라고 묻습니다.

전 이렇게 대답해왔죠

Well I have loyalty for the program.

난 우리학교에 대한 충성심이 있어

하지만 본토 미국인 우리남편은 진심으로 저에게 이렇게 말해주네요

Unfortunately loyalty doesn’t mean much for your career in America.

안따깝지만 직장에서의 충성심은 미국에서 별로 의미가 없어.

그래서 저도 늘 끊임없이 미국 문화에 대해서 배우는데요

미국의 Loyalty는 뿌리가 없지만

제 학생들의 인간미는 늘  깊이있게 제눈앞에 보입니다.

미국사람들은 대부분 뭔가 모으는 취미를 가지고 있는데요.

저는  미국내를 비롯한 세계각국의 스타벅스 머그컵을 모아요.

제가 미국내 스타벅스 머그컵부터 모으기 시작했었는데

제취미를 알게 된 학생들이 방학에 자기나라에 다녀 오면서

자기 고향이나 인근도시명이 찍힌 스타벅스컵을

저에게 하나둘씩 사다주더라구요.

우리집 식탁앞벽에 선반을 만들어 이모든 컵을 진열해놓고

아침에 커피마실때마다

그 학생들을 생각합니다.

우리집에 손님이 오면 젤 먼저 자랑하는 제 재산이기도 하구요.

저의 의리, loyalty는 학생들을 위한 것이라는 생각에 마음이 가벼워지네요.

제 칼럼을 꾸준히 읽어주시고 댓글도 달아주시는

미씨 독자분들에게도 제 의리를 보냅니다.

우리 목사님이 지난주일에 멋진말씀을 하셨어요

“믿음이 없으면 의리라도 있어야지!”

믿음이 있다는데 의리가 없는 사람들을 저는 믿지 않아요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