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번에 굳~~이 길게 말할 필요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예전에도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요,

영어란 언어의 대단히 큰 특징 중의 하나가 '생산성'입니다.

 

영어는 우리말처럼 표현 자체의 '유려함'을 놓고

'말을 잘한다'라고 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우리는 '말잘한다'하면 쓰는 단어가 좀 현학적이면서 표현도 다양한 쪽을 선호한다면

영미인은 '말잘한다'하면 평이하지만 적확한 단어로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의 '정확성'을

추구하는 것 같습니다.

 

물론, 제 개인 견해이긴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버터 굴리는 발음을 영어 잘한다고 쳐준다면

정작 영미인들은 '정확한' 단어와 깔끔하면서도 정확하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을 더 쳐주는 것 같더라 이말입니다.

 

미국이란 나라가 워낙 다인종이 몰려살고

 

어차피 우리가 제일 많이 쓰는 '북미영어'도 영국영어의 지류고요,

그만큼 '번화'를 거쳤습니다.

 

다인종이 저마다의 액센트로 구사하는 북미영어에서 '발음'자체는

큰 의미를 갖는 것 같진 않습니다.

 

단, 인토네이션은 아주 아주 중요합니다.

 

우리말도 발음을 대충해도 인토네이션, 높낮이가 정확하면

그 상황을 이용해서 대충 알아들으니까요.

 

회사 동료를 출근길에 만났는데 입을 다쳐서 말을 제대로 못한다고 가정하죠.

 

"오널 중여한 미딩 이는데 크닐나써. 버쓰가 날 주기려하끄야."

 

대충 이런다고 못알아듣지 않습니다.

다~~~유추가 됩니다.

 

지난 시간에 괜히 굳이~~~길게 하는 영어를

짧게 할 수 있는 길에 대해 몇가지 예문을 드렸습니다.

 

오늘은 표현 자체보다 영어에서 중시하는 '논리''를 중심으로

긴 표현을 짧게 잡아볼까 합니다.

 

재밌겠죠?

 

한 번 보실래요?

 

(호텔) 창문이 열리지도 닫히지도 않아요.

 

이 말을 하기 위해서 일단 한국말을 떠올려주시고~~

그럼 바로 'open', 'close'가 박혀버립니다.

이렇게요.

 

It looks like the window in my room doesn't open or close.

 

자, 꼭 open, close를 써야만 할까요?

 

혹시 'open, close가 안돼요'라는 뜻의 한 단어가 있다면요????

 

그럼, 그걸 쓰면 되겠죠?

이렇게요.

 

It looks like the window is stuck.

 

위에서 'my room'은 필요없습니다.

뭐, 남의 방 창문갖고 컴플레인하겠습니까? ㅎㅎㅎㅎㅎ

 

주어진 상황도 언어의 조각입니다.

절대로 무시하지 마세요.

있는 건 쓰세요~~~~~~~~~~

 

아주 간단해졌죠?

 

열거나 닫는 것...........이 안된다

 

우리말 표현에 묶이지 말고

빨리 한 걸음 뒤로 물러서거나

한 단계 위로 올라가서

 

멀리 보고

내려다 보세요.

 

뭘요?

 

상황요!

 

또 하나 더 볼까요?

재밌으면 물개박수 주세요~~.

 

방에다 열쇠를 놓아두고 깜빡 잊고 문을 닫아버렸어요.

 

방

열쇠

놓아두고

깜빡 잊고

문을

닫고

 

I  (깜빡 잊고? forgot?)....포기....

 

제가 너무 현실을 잘 알죠? ㅎㅎㅎ

 

아니면 다행히, '놓아두다=left'가 생각납니다.

 

I left my key in the room and closed the door.

 

이것도 빨리 뒤로 물러서거나

한 단계 위로 올라가보죠.

 

멀리 보고

내려다 보세요.

 

뭐가 보이세요?

 

방 문 밖에 서 있는 '나'가 보이죠?

 

out

 

이걸 떠올릴 수 있으면 다 된 겁니다.

 

그냥 쉽게 생각하세요.

 

방안에 열쇠를 놓고 나왔으니 지금 밖에 쫓겨나 있는 상황을 말하고 있는 거지요?

 

방안에 열쇠를 놓고 왔다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왜냐...

 

방안에 열쇠를 놓고 왔다는 것만으로는 어떤 '상황'의 문제가 되기엔 부족합니다.

 

방에 열쇠를 둔 게 뭐 문젠가요?

 

문제는..........

 

그러고 그만 문을 닫아 버렸다.........여기서 '아하!'하게 되고요.

 

제일 중요한 건 문이 잠겼다.

그래서 밖에서

방으로 못들어간다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잠기다'의 'lock'이 나옵니다.

 

우리는 'lock'하면 '무언가를 잠가서' 안에다 가두는 걸 생각하죠?

 

그런데 영미인의 논리로는

'lock'은 그냥 '잠그다'고

 

lock..........으로 인해서 '주어'가 안(in)에서 갇힐 수도 있지만

밖(out)에서 갇힐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거 참, 묘하지요? 우리네 사고방식으로는.

 

내가 '가둔' 주체가 아니라 '갇힌' 상황이니 

lock은 수동태인 'locked'가 되고요.

(방안에 있어야만 '갇혔다'라고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그냥 옴짝달짝못하는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라고 보시면 됩니다)

 

I'm locked.

 

그런데 '나'가 어디있죠?

 

네! 밖 입니다.

 

I'm locked out.

 

이렇게 간단한 말이 바로

 

"내가 깜빡잊고 열쇠를 방안에 두고 그만 문을 잠가 버렸어요."

를 표현할 수 있는 말입니다.

 

물론, 굳이~~~~~

저렇게 풀어서 말해야 할 상황이 있다면

 

I left my key in the room and closed the door.

 

해도 아무 문제 없습니다.

이 표현이 틀렸다는 게 아닙니다.

(그런데 굳이 저말을 저렇게 굳이 풀어서 말해야 할 상황이

얼마나 될까요?)

 

다만, 짧고 간단하게 전달할 수 있는 상황이라면

(더구나 좀 급해 보이는 상황이네요)

짧고 간단하게 하면 된다는 말입니다.

 

또 재미있으시다면 또 들고 오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