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말 좀 해봅시다, 를 주제로 계속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지지난번에 어려운 우리말 동사를 굳이~~~~쓰려하지말고

be 동사를 활용하면 영어로 말 좀 하는 일이 좀 쉬워질 수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무슨 말인지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하죠.

 

흔히들 영어는 '동사'가 중요하다고들 합니다.

 

동사를 잡으면 영어가 잡힌다

동사를 알면 죽은 영어도 살린다

동사가 답이다

영어는 동사다

 

등등, 영어에서 '동사'가 차지하는 비중을 아주 강조합니다.

 

물론, 영어에서 동사는 중요합니다.

 

그런데 그건 우리말에서 동사가 중요한 것과 뭐 그닥 큰 차이 없습니다.

 

우리말에도 주어가 나오고(주어가 생략은 자주 되지만 있긴 하죠),

그 다음에는 목적어(명사), 그 다음은 동사(서술어)가 옵니다.

 

영어=명사(주어)+동사(서술어)+명사(목적어)

한국어=명사(주어. 뻑하면 생략됨)+명사(목적어)+동사(서술어)

 

이런 순서가 지켜집니다.

 

진짜로 이게 제일 큰 맥입니다.

 

그러니 영어든 한국어든 '서술어'가 되는 '동사'는 다같이 중요합니다.

영어만 동사가 중요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란 말입니다.

 

그런데 왜 유독 영어의 동사가 한국어의 동사보다 더 중요한 듯 강조하는 걸까요?

 

그렇지 않나요?

 

우리말도 동사가 중요하고 영어도 중요한데,

솔직히 영어에서 동사가 더 강조되지 않았나요?

 

왜 그럴까요? 생각해 보시기 바랍니다.

 

토종댁이 생각하는 답이 있습니다.

 

솔직히 우리말은 동사 없이도 말이 '예측'이 가능합니다.

 

나는 밥을........................

 

여기까지만 말했다면? 뒤가 예측 가능하죠?

표정이 배고파 보이면...안먹었다...가 될 거고,

만족스러워 보이면 '먹었다'가 되겠죠?

 

물론, 그 외에 다른 말도 있겠지만요.

 

그런데 영어는요?

 

I ate..............

 

뒤에 뭘 먹었는지 너무 막연하네요.

 

선생님이 교실 청소를...................

 

이 정도면 '시켰다'라는 동사가 예측됩니다.

 

영어는요?

 

The teacher get(let/had) me to do...............

 

뭘 하라는 건지 좀 막연하네요.

 

그러니까 뭡니까?

 

우리말은 목적어가 어쨌든 주어 뒤에 바로 오기 때문에 목적어가 되는 '명사'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고,

동사는 그 명사의 '시종' 역할 정도? 로 기능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영어는요?

 

주어 뒤에 명사가 아니라 동사가 바로 옵니다.

 

그러니 동사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될 수 밖에요.

 

고로, 답은..............어순 때문입니다.

 

뭐 대단한 비밀이 있거나 영어에서 동사가 우리말보다 훨씬 더 발달되어 있으므로

동사가 중요하다??????

 

그런 거 아니라는 말입니다.

 

아시겠지요?

 

그러니, 생각을 바꾸십시요.

 

우리말이나 영어나 동사는 똑같이 중요합니다.

 

영어만 동사가 중요하지 않습니다. 영어든 우리말이든 동사가 없으면 서술어가 없습니다.

 

자, 어쨌든 우리는 영어에서 동사가 하도 중요하다는 말들을 하니,

동사만 따로 사전을 만들어 줄줄줄 외우고들 있습니다.

 

하긴, 주어만 덜렁 말 던져놓고 뒤에 동사를 알아야 붙이지요.

 

나........너...........만 알면 뭐합니까?

 

우리말은 "나는 너를............"이라고 해서 이 두 가지 명사만 갖고도 일단 입을 뗍니다.

 

그런데 영어는 "나는............"해놓고, 동사를 몰라서 '너'를 요리를 못하는 겁니다.

 

여기까지 무슨 말인지 아시겠습니까?

 

그래서 영어로 말 좀 하기 위해 동사에 목숨을 겁니다...

 

하지만 그게 가능할까요?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레 보고, 듣고, 느껴서 체득한 '동사'가 아니라 '외운' 영어동사!

 

그 짝꿍이 되는 목적어(명사)와 따로따로 각개전투로 외운 영어동사가 과연 활용이 잘 될까요?

 

바꾸다=change, switch, convert, exchange, substitute

 

이렇게 '동의어 사전'이나 '동사 사전'을 구해다가 달달달달 외웁니다.

 

그럼, 뭐합니까?

 

뒤에 명사(목적어)가 어떤 게 오는가에 따라, 상황에 따라 모두 다른 영어 동사가 쓰이는 것을요...

 

다음 예문에 각각 맞는 '바꾸다'를 영어 동사로 정확하게 매칭할 수 있습니까?

 

1. 잠옷으로 바꿔입어야겠어.

2. 이 달러를 한화로 바꿀 수 있나요?

3. 캐나다에서 딴 크레딧을 미국 크레딧으로 바꿀 수 있다고 하던데요.

4. 샌드위치를 시켰는데 크림 파스타로 바꾸고 싶은데요.

5. 사이드 디쉬로 포테이토가 나오는데 스윗 포테이토로 바꿀 수 있나요?

6. 옷이 사이즈가 커서 그런데 다른 사이즈로 바꿔주세요.

 

결론은....

 

영어 동사가 중요한 건 아는데, 역시 '활용'이 문제입니다.

 

그리고 대단히 깊고 정확하고 정밀한 영어가 필요한 게 아니라면

일상생활에서 굳이 일반 동사(행동동사)를 그렇게 모든 문장에 써야한다고 압박을 받을 필요없습니다.

 

우리말 동사도 그렇지만,

각각의 경우에 해당하는(목적어인 명사에 딱 맞는) 동사를 찾는 건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그 현실적인 진단을 다음 컬럼에서 해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