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에 나와 있는 영어책들 태반이 '동사'에 관한 겁니다.
동사만 잘해도 영어가 된다
영어의 절반은 동사다
이런 류의 제목이 허다하죠.
아마 모르긴 몰라도 이 글을 읽으면서도 '영어는 동사가 제일 중요하지 않나?'
하실 수도 있습니다.
물론, 동사..........중요합니다.
동사가 없이는 '행동'이 있을 수 없으니까요.
'행동', '움직임'은 말을 하는 가장 큰 목적일 테니까요.
뭘했다, 뭘한다............
결국, 우리는 그 말을 하기 위해 '말'이라는 걸 하는지도 모르니까요.
그런데 말입니다(그것이 알고싶다 버전).
과연 그럴까요?
동사가 그렇게까지 중요할까요?
토종댁은 '동사도' 중요하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우리가 알게 모르게 '세뇌'당해온 '동사'의 중요성.
외부에서도, 또 우리 내면에서도 이유는 모르지만 어쩐지 '동사'가 너무나도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 않나요?
왤까요?
위에서도 말했지만, 이해가 안가는 것도 아닙니다.
동사의 중요성 말이죠.
그런데, 혹시 이런 생각 해보셨는지요?
영어 단어 중에 동사가 제일 '많아서'라고 말입니다.
무슨 말이냐고요?
그 수가 제일 많으니 제일 중요한 걸로 보이고, 느껴지고, 들어오지 않았을까 하는 겁니다.
제일 많은 걸 정복 못하면 그 언어를 정복할 수 없다..........뭐 이렇게요.
제가 일일이 그 숫자를 세보지는 않았지만 아마 어떤 언어든(우리가 알고 있는)
명사보다 동사의 수가 많지 않을까 합니다.
사과
이 '명사' 하나에 얽힌 동사만도 엄청나니까요.
먹다
씻다
쪼개다
가르다
썰다
던지다
굴리다
따다
밟다
으깨다
닦다
씨빼다
껍질벗기다
갉다
이런 식으로 '사과'하나만도 둘러싼 동사가 엄청나게 붙습니다.
그러니 잘은 몰라도 명사보다 동사의 수가 더 많지 않나 생각해봅니다.
사전을 봐도 확실히 동사가 대세고요.
그런데 말입니다.
잘 생각해 보십시요.
'사과'라는 명사가 중요한지,
'사과'를 둘러싼 명사가 중요한지.
서로 말이 통하지 않는 사람 둘이 있습니다.
그런데 '사과'라는 단어는 압니다.
그러면 두 사람은 정말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습니다.
'사과'를 동작으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다른 '동작'들은 사과를 이용해서 제스추어로 표현할 수 있으니까요.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건가 하면요.
예를 들어 봅시다.
'정비소'라는 단어를 영어로 아시는지요?
빨리 입에서 안 나오죠?
그런데 차사고가 났습니다.
이 때, '정비소'에 차를 가지고 가기 위해 도움을 구하려면 어떤 단어를 제일 먼저 알아야 할까요?
동사일까요?
아뇨. 일단 '정비소'라는 단어부터 알아야 합니다.
auto body shop
car repair shop
garage
auto repair shop
등입니다.
나는 정비소에 차를 맡겼어.
나는 정비소에서 차를 찾아왔어.
위의 문장에서 '맡기다', '찾아왔다' 에 해당하는 '동사'를 잘 모른다고 칩시다.
그래도 put, send, take....같은 기본 동사는 알 겁니다.
그게 이 경우에 꼭 맞는지는 모르겠으나...우리는 초등/중등 수준의 기본단어는 이미 다 알고 있습니다.
그렇죠?
그런데 '정비소'라는 단어를 모릅니다.
결국...
지금 우리 수준에서 '정비소'라는 명사를 아는 것과
'맡기다', '찾아왔다' 같은 동사를 정확히 아는 것...
어떤 게 더 중요한가 하는 겁니다.
저는 주저없이 '정비소'라는 명사를 아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정비소에 차를 맡겼어.
같은 표현은 이렇게도 할 수 있죠. 아주 쉽게요.
My car is in the auto body shop. Because I had an accident yesterday.
안 그런가요?
'맡기다'를 꼭 '맡기다'에 해당하는 영어 단어를 써야할 의무는 없습니다.
그럼,
나는 정비소에서 차를 찾아왔어.
이건 어떻게 하면될까요?
get...back
정도는 다 알지요.
I got my car back from the auto body shop.
명사
동사
둘 다 중요합니다.
그런데 오늘 드린 말씀은 '동사'에만 과하게 둔 무게중심을 오히려 '명사'쪽으로
옮겨 생각해 보시라는 겁니다.
동사...........외우기엔 너무 많고, 그걸 다 활용하려면 끝도 없고,
아니,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우린 이미 필요한 동사는 다 알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모른다'고 생각하고 너무 막막해하는 거죠.
다음 시간에 또 이어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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