쪽지로 들어온 '급질'이 있어서 답변을 여기서 드릴까 합니다.

아주아주아주 중요하고

아주아주아주 모르겠고

아주아주아주 짜증나는

 

marry....결혼하다

 

이렇게 아름다운 건데 말입니다.

 

우린 너무너무너무 짜증이 나네요.

너무 헛갈려서 말입니다.

 

왜 헛갈릴까요?

알아보도록 합시다.

 

Jane is getting marry with Tom.

 

제인은 톰과 결혼할 거다.

 

아주 딱 떨어지는 문장아닌가요?

 

우리말하고 아주 딱딱딱딱 잘 맞아 떨어집니다.

 

그런데 문제는, 이게 'WRONG'이라고 하니 말입니다.

 

Jane is getting marry TO Tom.

 

이게 맞다고 하니깐 말입니다.

이걸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제인은 톰에게 결혼할 거다???????

 

'marry'에 얽힌 우리의 고민은 워낙 '전설적인' 탓에,

예전에 미국인에게 물어봤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 때 'to'가 자기에게는 또 나름 너무 당연해서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난감해하던

그 미국인 친구는 이런 말을 하더군요.

 

스페인어에서는 'with'일 거다..........

 

제가 스페인어를 전~~~혀 모릅니다.

그런가요?

스페인어도 같은 영어 알파벳을 쓰는데 '결혼'에 관해서는

우리와 인식이 같은가 봅니다.

 

스페인어를 또 하시는 분은 한 번 생각해 봐 주시면 좋겠습니다.

 

그 친구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제가 나름대로 든 생각은 이랬습니다.

 

"아, 이 사람들은 '결혼'에 대한 생각이 우리와 다르구나."

 

be 동사를 써볼까요?

 

Jane is married to Tom.

 

제인은 톰의 부인......이라는 말입니다.

 

제인과 톰이 부부라는 말입니다.

 

제인이 톰하고 결혼했다는 말입니다.

현재 제인은 유부녀고, 아줌마고, 애엄마일 가능성이 있고, 품절녀라는 뜻입니다.

 

기혼자라는 뜻입니다.

 

톰을 빼고 제인이 '아줌마'라는 뜻만 강조한다면 그냥 줄여서.

 

Jane is marred.

 

라고 하기도 하지요. 귣이 톰을 밴다면 말이죠. 남편말입니다.

 

자, 그런데 이렇게 놓고 보니 오히려 더 그림이 잘 보이네요.

영미인들이 생각하는 결혼..............말입니다.

 

저 문장에 굳~~~~~~~~이 배우자를 끼우려면,

영미인들은 'with'가 아니라 'to'를 넣는다는 말입니다.

 

그렇죠?

 

우리는?

 

돌쇠가 향단이      와(with)  결혼했다.

 

돌쇠, 향단.......을 나란히 놓고 양쪽에서 똑같은 힘을 놓고 끌어와 보세요.

 

돌쇠, 향단....둘 중 어느 하나를 강조하지 말고 똑같이 말입니다.

('돌쇠'가 주어니 돌쇠 쪽에 무게가 아주 조금은 더 가긴 합니다만)

 

그게 'with'입니다.

 

'같이'.......거의 동격으로 취급하는 거죠.

 

이젠 영어 차례입니다.

 

Jane is married to Tom.

 

이건 위에서 'with'를 썼을 때와 좀 다릅니다.

 

'Jane'이란 주어에 비중이 아주 많이 가 있습니다.

 

영어에서는 정말로 '주어'가 중요합니다.

우리말에서는 주어를 그닥 중요하게 안 생각합니다.

오죽하면 걸핏하면 생략하겠어요?

 

자, Jane에게 무게중심을 놓고, '결혼'의 의미에 대해 생각해 봅시다.

 

잘 들어주세요. 이제부터 'marry'로부터 더 이상 괴롭힘을 받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결혼=marry

 

일까요?

 

그게 '정답'입니다.

 

결혼====marry

가 아닙니다.

 

두 단어는 동일한 '의미'를 가졌을 뿐입니다.

여자와 남자가 '부부'로 엮어진다는 '의미'요.

 

같은 의미를 가졌다고 해서,

그 '쓰이는 모습'도 같아야 할까요?

 

장가간다

시집간다

 

이것도 모두 'marry'입니다.

 

안 그런가요?

 

Jane is getting married to Tom.

 

제인은 톰에게 시집간다

 

어????????

 

장가간다, 시집간다.......로 놓고 보니까

'to'가 맞는데요??????

 

ㅋㅋㅋㅋㅋㅋ

 

오늘은 정말 맥아리없이 문제를 해결해 버렸습니다.

 

우리말의 '결혼'과 영어의 'marry'는 같은 '의미'를 가지긴 했으나

같은 단어는 아닙니다.

 

그래서 활용은 얼마든지 다를 수 있습니다.

 

영미인들은 'marry'를 남자/여자가 '동등하게',

동등한 선상에서 동등한 자격으로 동등한 신분으로....

 

결합한다.........

 

라기보다는

 

'주어'가 중요하다 보니(혹은 다른 이유로)

주어의 입장에서 봅니다.

 

신랑, 신부를 똑같이 놓고 양쪽에서 끌어당겨 '결합시키는'

우리네 정서와는 다르다는 거죠.

 

이건 '평등'의 문제가 아닙니다. 오해는 마시기 바랍니다.

 

어떤 행위자를 앞에 내세우고 그 행위자의 입장에서 행위자의 행동,

혹은 행위자에게 가해지는 외부자극을 중시한다는 겁니다.

 

그 행위자의 입장에서요.

 

그 행위자가 바로 '주어'입니다.

 

결혼=결합

 

으로 보는 우리네와 달리, 영어에서는

 

결혼=누가 누구에게 '묶이는', '결합되는'

 

으로 봅니다.

 

그래서 '결혼하다'보다는 '시집간다', '장가간다'가 더 가깝습니다.

 

Jane is married to Tom.(현재형 같지만 과거 의미입니다)

제인은 톰에게 시집간 상태다.

 

Tom is getting marred to Jane.(이게 '미래'입니다)

톰은 제인에게 장가갈 거다.

 

이렇게 놓고 보면 'with'가 오히려 이상합니다.

안 그런가요?

 

물론, 그렇다고 'marry'를 '시집간다, 장가간다'라고 또 일대일로 대응시키면 안됩니다.

인식......을 그리 하라는 거지요.

 

다음 문장을 보세요.

 

This wine and the strong cheese just don't marry.

 

이 와인과 향이 강한 치즈는 궁합이 안 맞는다는 겁니다.

 

어? 이러고 보니 'marry'는 '결혼'에 아주 근접한 '궁합'이란 말과도 어울리는군요???

 

The minister married Susan and Ed.

 

목사가 수잔과 에드를 결혼시켰다...즉 주례를 섰다...정도 되는 말입니다.

여기서는 또다시 '결혼'과 아주 근접한 '주례를 서다'로도 해석될 수 있군요???

 

이런 식으로 'marry'라는 단어를 영영사전에서 찾아서 다양한 예문을 구경해보십시요.

잘 정리가 되실 겁니다.

 

마지막으로 한 문장만 더요.

 

우리가 그렇게 골치아팠던 'marry'에 우리가 그렇게 원하던 'with'를 쓸 수 있는 경우입니다!

 

Tom is married WITH 4 children.

 

에그머니나 망측해라. 톰이 아이 넷과 결혼을 했다???????

 

절대로 아니죠!

 

톰이 결혼했고, 현재 아이가 넷이라는 말입니다.

 

너무나 일반적이고 흔히 쓰는 'marry'만 해도

우리가 그 가장 기본적이고, 가장 근원적인 '의미'를 모르고 있지는 않았나......

생각해 보면 좋겠습니다. 하물며 다른 단어들은 어떨지..그래서 이렇게 영어가 힘든가,

싶어서 말입니다!

 

오늘도 영어 전쟁에서 승리하시길 바랍니다!

 

뽀너스 문장!

They want to marry off all their children before selling their big home.

(그 부부는 자신들의 큰 집을 매각하기 전에 자식들을 모두 시집, 장가를 보내고 싶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