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아이가 법원에서 증언을 해야할 경우는 크게 두 개로 나뉩니다. 하나는 가정폭력의 피해를 당했거나 부모가 당하는 것을 목격한 percipient witness일 경우. 또 하나는 위에서 언급된 자신의 양육권 결정에 있어 누구와 살고 싶은지 선호도를 밝히고자 하는 경우. 이 두 경우 모두 미성년자 자녀를 증언대에 세워야 하는지 마는지를 다루고 있지만 법정에서 적용되는 룰은 아주 다릅니다.

우선 아이가 어떤 사건에 있어서 직접적으로 목격을 한 경우 이 아이는 제대로 의사 표현을 할 수 있다면 증언을 하게 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런 경우 아이가 법정을 너무 무서워하고 자신이나 다른 부모를 폭행한 사람을 상대로 증언을 하는 것을 극도로 꺼리는 상황이라면 아이를 판사방으로 데리고 들어가서 판사와 양측 변호사, 속기사 정도만 두고 (법정 기록을 남길 수 있도록) 좀 더 편안한 환경에서 증언을 받을 수도 있고, 아이가 미성년자이지만 14, 15살 이상 되어 성숙했고 폭력 부모를 상대로 법정에서 증언하는 것에 거리낌이 없을 경우 보통 증인들처럼 증인석에 세우는 경우도 있습니다. 목격자로서의 아이는 비디오를 통하건 판사방에서건 법정에서건 증언을 하게 됩니다. 어떤 방법을 통해 증언을 할지는 판사의 성향에 따라 다르고요. 이 부분에 있어서는 사전에 법원 서기에게 전화 하셔서 상황을 설명 하시고 몇 살 짜리 아이가 어떤 상황에 대해 증언을 해야하는데 판사가 이런 경우 어떤 식으로 아이 증언을 듣는지를 물어 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답변에 따라 아이 증언 준비가 달라져야 하니까요. (변호사가 있다면 변호사가 알아서 해주겠지만 혹 변호사 없이 법원에 가셔야 하는 경우, 꼭 사전에 문의를 하세요)

목격자로서의 증언이 아닌, 자신의 양육권 관련 선호도를 피력하기 위한 증언이라면, 법에 나온대로 만 14세가 넘은 아이의 경우 판사가 선호도를 들어주기는 해야 하는데요. 이 또한 아이를 증언대에 세울지, 판사방에 들어가서 격식없이 질문하는 형식으로 진행할지 (이 경우는 법정 기록에 아이의 증언이 굳이 들어갈 필요가 없기 때문에 속기사는 안 데리고 들어갈 확률이 높습니다.), 또는 Minor's counsel (아이의 변호사)를 임명해서 아이 대신 의견을 낼 수 있게 할지는 담당 판사의 성향에 따라 달라 집니다. 또한 법으로 아이들 의견을 들어줘야 한다고 했지 그걸 꼭 반영해서 판결을 내려야 한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아이들이 왜 엄마랑 또는 아빠랑 살고 싶은지 들어본 이후에 아이의 선호도에 반하는 판결을 내리는 경우도 자주 있고요 (결국 아이가 누구와 어떤 환경에서 사는 것이 가장 이로울지는 판사가 모든 증언과 증거를 고려한 후 결정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따라서 아이가 만 14세가 넘었고 꼭 법원에 가서 자신이 누구와 살고 싶은지를 얘기하고 싶다고 한다면 우선은 그 이유를 자세히 물어보고 귀기울여 보세요. 객관적인 제 3자의 입장에서 아이의 이유가 충분히 논리적이고 합리적인지 곰곰히 생각해 보시고요. 그 후에는 위에 말씀드린 것처럼 법원 서기에게 전화 하셔서 상황을 설명하시고 아이가 어떤 절차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판사에게 전달할 수 있을지 물어보세요. 가끔 법원에 일한지 얼마 안 돼서 무조건 나몰랑 하거나 자기는 변호사가 아니라 조언을 줄 수 없다고 오리발을 내미는 서기들이 있을 수 있는데요. 이게 담당 판사에 따라 절차가 다 다르기 때문에 판사들이 변호사들에게 사전에 서기에게 전화해 문의하라고 세미나에서 가르쳐준 사항이니, 아주 나이쓰하게 내가 판사님의 선호도를 알아야 판사님이 원하는 절차에 따라 증언을 제출할 거 아니냐 도와달라고 해보시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