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회사도 빠지고 Baltimore에 미주 변호사 협회 가정법 섹션 회원들을 위한 컨퍼런스에 하루종일 다녀 왔습니다. 미국 전역에서 가정법을 하는 변호사들이 모여서 현행법과 이슈에 대해 토론하고 공부하고 뭐 이런 포럼인데요. 지금 가정법을 하고 있진 않지만 칼럼에서 다른 주 사시는 분들이 궁금해 하시는 문제들을 그 주의 변호사들에게 물어보고 올 수 있는 좋은 자리가 될 것 같아 거금 들여 다녀 왔답니다. ^^

오늘 제가 띠용~했던 이슈가 바로, 뉴욕주에서는 공부해서 남 준다는 거!!!

일전에 제가 "공부해서 남 주나?"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었지요.

학위는 가치를 붙여주지 않는다고요.

그래서 10년 결혼생활 내내 뼈빠지게 일하고 애들 건사해가며 남편을 외조하고 내조해봐야 남편이 의사 되자마자 이혼을 할 경우, 배우자 부양비 받기도 힘들고 (배우자 부양비는 이제껏 부부가 살아온 standard of living을 근거로 정해주는 거지 앞으로 어떻게 살 수 있을지가 근거가 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재산도 나눌 것도 없고 (외려 나 혼자 벌어 모은 돈을 떼어줘야 하는 상황이 되겠지요 -=.=), 남편이 앞으로 벌 future income에 대해서는 가치를 매길 수 없다고 말씀 드렸습니다.

근데 글쎄 뉴욕주에서는 (미국 전역에서 유일하게) degree & license 등에 가치를 매긴답니다. 이제 막 의사가 됐고 막 병원을 열어서 비즈니스 자체에는 value가 전혀 없을지라도 의사 자격증을 가지고 미래에 돈을 벌 수 있는 가능성 자체를 값을 매겨 준다네요. 더 신나는 건, 그 자격증이나 학위를 쓰지 않더라도 (의대 나와서 맥도날드에 가서 햄버거를 굽고 있는다고 해도) 의사 자격증으로 벌 수 있는 future income을 impute해서 배우자 부양비 위에 얹어서 준답니다. 남편 공부 시키면서 일 하고 고생한 분들은 결혼생활이 삐그덕 거릴 때 무조건 뉴욕으로 이사 하셔야 할 듯. ..^^..

더더우기 뉴욕은 equitable distribution을 근거로 재산분할을 하는 주이기 때문에 결혼생활 중 모아진 재산을 반땡하는 게 아니고 어떻게 나눠줘야 공평한지를 따져서 재산 증식에 대한 각 배우자의 기여도를 따져서 재산을 나눠 주니까요. 남편이 내내 책만 파다가 이제 막 먹고 살만한데 바람을 피울 기미가 보인다던가 하면 =.= 뉴욕으로 쌩 달려가셔야 할 꺼 같네요. 참..

반대로 결혼기간 동안 내조만 열심히 하시고 사회생활은 안 하신 분들은 남편의 바람 낌새가 보인다 싶으면 캘리포니아로 쌩...^^...

또, 뉴욕주에서는 재산분할에 대해서 한번 판결문 나오고 나면 절대로 modification을 안 해 준다네요.

배우자 부양비에 대해서는 이렇답니다:

1. 부부가 합의를 해서 배우자 부양비를 결정한 경우, 훗날 금액 조정을 요청하려면 "extreme hardship between the time of the agreement & the time of modification being sought"이 필요 하답니다. 아주~~~~~~~~~~ 힘든 상황이 새로이 생겨서 도저히 합의했던 금액의 부양비를 댈 수 없다는 걸 보여주던지 아주~~~~~~~~ 힘든 상황이 생겨나서 도저히 합의했던 금액의 부양비를 받고는 생활을 할 수가 없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는 거지요.

2. 판사가 부양비를 결정 내려준 경우, "substantial change in financial circumstances"를 보여줘야 하고요. 경제적으로 상황이 크게 변했다고 법원에 보여줘야 하는 건데요. 만약 부양비를 줄여 달라고 요청하는 것일 경우 2가지 경우로 또 나뉘게 되는데요.

ㄱ. voluntary: 자발적으로 돈을 적게 벌게 된 경우 (의사를 하다가 때려 치우고 맥도날드에 취직한 경우는 너무 당연하지만, 62세에 퇴임을 하니 부양비를 줄여 달라고 한 것도 택도 없다고 했답니다)= 법원에서 거의 부양비 조정 요청을 안 들어 주고요

ㄴ. involuntary: 부득이하게 일자리를 잃은 경우: 이 역시 일부러 일을 안 하는 게 아니더라도 earning capacity imputation을 써서 실제로 버는 것보다 더 높게 수입이 있는 것처럼 공식에 넣어서 부양비를 책정했답니다 (과학자가 최근에 연구실에서 짤렸는데요. 아무리 일자리를 찾아봐도 찾을 수가 없어서 중고차 세일즈맨으로 나섰답니다. 물론 벌이는 훨씬 적어졌는데요. 그런데도 법원에서는 배우자 부양비를 예전의 직업 - 과학자 - 을 근거로 "그 학벌에 그 경력으로 얼마나 벌 수 있는가"하는 earning capacity를 따져서 배우자 부양비를 책정 했답니다.

뉴욕의 변호사들이 하는 얘기가, 뉴욕에서는 "you're pretty much stuck with whatever you get when you get your initial divorce judgment"라네요. 그러니 이혼할 때 제대로 변호사를 못 만나시면.. 완전 억울한 판결문 따라서 평생 사셔야 하는 듯...

시간이 없어 더 많은 건 못 올려 드리고, 오늘 배워온 것들은 앞으로 차차 올려 드리기로 하지요. 내일 새벽에 또 컨퍼런스 올라갔다 와야 하거든요. 혹 타주에서 궁금한 거 있으심 내일 새벽 전에 질문 올려주심 제가 가서 그 주에서 온 변호사가 있음 가서 물어보고 올게요. 시간이 늦어서, 내일 새벽 전에 많은 분들이 못 보실 꺼 같지만.. 그럼, 좋은 주말 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