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칼럼이 워낙 '무엇이든 물어보세요 아님 말고'의 용도로 쓰여지는 경향이 있다보니 제가 전혀 알 수가 없는 분야에 대한 질문을 종종 받게 되는데요. 인생사 모든 일이 전문가를 찾아가 문의를 해야 물어보느라 입 아픈 보람을 얻는다는 것이 진리 아니겠습니까. 유산상속법 관련해서 (이게 워낙 가족간의 문제를 다루는 분야이다보니 가정법을 하는 사람이 유산상속도 다 알 것이라고 오해하는 분들이 많으시더군요) 전문가를 모셔 봤지요. 엘에이와 오렌지 카운티에서 유산상속법을 프랙티스 하는 박유진 변호사님께 많은 분들께서 궁금해하실 수 있는 유산상속법의 기본적인 용어 해석과 법적 개념 설명을 부탁 드렸습니다. 도움 되시길 바라고 추가 질문은 이 글 밑에 댓글로 줄줄이 달아 주시면 박유진 변호사님이 답글 달아주실 겁니다. 저는 이만 총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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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강변호사님의 블로그를 통해 처음 인사를 드리는 박유진 변호사입니다.

제 주업무가 유산상속계획, 법원관리 그리고 상속분쟁등 이기에 강변호사님의 블로그를 통해 미씨분들께 상속법을 좀 더 알려드리고자해요.  강변호사님께서 많이 말씀하셨듯이 가정법은 각 주마다 다릅니다. 유산상속법도 각 주마다 다릅니다. 참고로 제가 앞으로 전달할 내용은 캘리포니아 상속법입니다.

오늘은 제가 평상시 손님에게 강조하는 상속법 관련 단어와 개념에 대해 설명드릴께요.

우선 증여와 상속을 제대로 구분짓지 못하는 이들이 많은 데, 증여는 살아있을 때 타인에게 재산권을 양도하는 것이고, 상속은 사망한 망자의 재산을 가족/친지등등이 받는 것을 일컫습니다.  예를 들어 살아있는 시어머니가 부동산을 아들과 며느리에게 양도했다면 “증여”이고 돌아가신 후에 자녀가 재산을 양도받았다면 “상속”이란 점 꼭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자녀에게 지금 “상속”하고 싶다며  문의하는 분들께 제가 우스개 소리로 지금은 증여하시고 또 오래사신 뒤 상속도 해주시라고 알려드립니다. ^ ^

두번째로,  영어단어 probate과 probation의 차이점을 아셔야합니다. 두 단어는 스펠링은 비슷해보이나 완전히 다른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Probation은 한국어로 집행유예 혹은 보호관찰입니다. Probate은 형법과 거리가 먼 상속법상의  법원관리 절차 (probate) 입니다.  한국과 달리 미국에서는 “상속등기”절차가 없습니다.  미국에서는 가족관계증명서가 없기에 망자의 사망후 가족들이 등기사무소에서 법에 정한대로 엔분의 일로 재산을 간단히 상속받을 수 없습니다. 따라서 망자가 아무런 상속계획을 만들어놓지 않았다면 망자의 재산은 법원관리절차 (probate) 를 거쳐 망자의 가족에게 상속이 되어집니다. 이때 망자가 남긴 자산의 시장가에 맞춰서 변호사 가격이 책정됩니다.  예를 들어 시장가가 100만불인 부동산은 변호사 비용이 2만3천불이 듭니다. (첫번째 10만불의 4%, 두번째 10만불의 3% 그리고 나머지 80만불의 2% 이 법으로 정해진 변호사비용입니다. ) 그 외 법원제반비용도 많이 들고, 기간이 1년반에서 2년까지 소요됩니다. 

예를 들어, 모기지 융자가 90만불인 시장가 100만불의 집은,  순자산이 10만불일지라도 결국 100만불 시장가에 맞춰 2만 3천불이라는 변호사비가 발생됩니다. 변호사로써는 수익이 늘어서 좋으나, 고인의 가족들에게는 재정적으로 많이 부담이 될수 있겠지요?

세번째,  유언장 (will)과 위임장 (power of attorney)를 혼동하지 마세요. 유언장은 망자의 사망시 어떤 수혜자가 어떤 재산을 상속받는 지  알려주는 반면, 위임장은 재산권을 위임받아서 대행하는 이를 설정하는 장치입니다. 위임장은  만든 이가 즉 대행을 위임하는 이가 살아있을 때만 효력을 가지고, 유언장은 재산을 상속하는 피상속인이 사망해야만 작동을 합니다.  따라서 사망한 어머니가 생전에 만든 “위임장”을 가지고 상속집행을 진행할 수는 없습니다.

여기서 또 유의할 점은 유언장 (will)을 만들어 놓았을 지라도 시장가 15만불 이상의 재산은 결국 법원관리절차 (probate)로 회부되는 것입니다.  이때 유언장은 법원관리절차를 통해 어떤 수혜자가 얼마를 받을 수 있는 지 증명해주는 “증거”서류 역활을 하게됩니다.   반대로 리빙트러스트는 재산의 크기에 상관없이 망자가 정한 수혜자가 법원관리절차 (probate) 를 거치치 않고 받아갈 수 있게 됩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지붕만 있는 집이라도 50만불이 훌쩍 넘어가는 경우가 많으니 , 부동산을 소유하고 있다면  유언장이 아니라 리빙트러스트를 만들어서 원하는 수혜자가 법원을 거치지 않고 상속받게해야겠지요.  

네번째, 리빙트러스트 (living trust)의 종류중의 하나가 패밀리 트러스트 (family trust)입니다. 

리빙트러스트를 흔히 “생전신탁”이라고 일컫습니다. 즉, 생전에 본인의 재산을 신탁에 맡겨서 관리하게 하고 사후에 원하는 수혜자가 상속받도록 하는 장치입니다.  간단히 비유하자면 개인 혹은 부부이름의 DBA  (“doing business as”)   회사를 생각하면 됩니다.  즉 재산에 대한 권한은 개인 혹은 부부가 그대로 가지나 재산을 다른 상호명으로 소유하는 것이지요.  이때 부부가 만든 생전신탁을 일컫어 주로 패밀리 트러스트 (family trust)라고 명칭합니다. 

리빙트러스트는 일반적으로 취소가능 리빙트러스트 (Revocable Living Trust)와 취소불가능리빙트러스트 (Irrevocable Living Trust)로 나뉩니다.  취소가능리빙트러스트는 말그대로 변경/취소가 용이한 것이고 취소불가능한 트러스트는 주로 특수한 목적 (예를 들어 상속세 줄이기, 자선목적, 메디칼 반환청구 대비 등등)을 위해 만들기에 설립후 조항의 변경/취소가 어렵거나 불가능합니다.

다섯번째, 리빙트러스트의 기본주체는 트러스터 (trustor), 트러스티 (trustee) 그리고 베네피셔어리 (beneficiary)로 구성이 됩니다. 트러스터는 리빙트러스트의 주인, 트러스티는 관리자, 그리고 베네피셔어리는 수혜자입니다.  회사를 예를 들어, 트러스터는 회사의 사장, 트러스티는 회사를 운영하는 매니저, 베네피셔어리는 수혜자 즉 회사의 수익을 받아가는 사람으로 비유할수 있습니다. 

여섯번째,   유산상속세 면제액 (Estate Tax Exemption 2017년도 현재 개인당 549만불)과 Probate이 시작되는 시장가 (2017년도 현재 15만불)을 혼동하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많은 이들이 “우린 재산이 별로 없어서 상속세를 안내도 되니 리빙트러스트가 필요없습니다”라고 하는 데, 틀린 말입니다.  앞서 말한대로 망자가 15만불이상의 재산에 대해 아무런 유산상속계획을 만들어놓지 않았을때  법원관리절차 (probate)를 통해 망자의 가족이 상속을 받게 됩니다. 즉 상속세면제액에 못미치는 재산을 가지고 있더라도 , 시장가 15만불 이상이면 법원관리절차를 피하기 위해  유산상속계획이 필요한 것입니다.

미씨분들의 유산상속계획의 첫걸음에 도움이 되고자 우선 재미없는 단어설명부터 쭉 해드렸어요.   지면으로 물어보기 힘들다 하시는 미씨분들은 편하게 저희 사무실로 연락주시고 다같이 보면 좋겠다라는 질문은 아래에 해주세요.

다시 한번 귀한 지면 할애해주신 강변호사님 그리고 미씨분들께 감사인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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