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joint therapy, 즉 부부가 합동으로 치료에 참가했을 경우, 치료 중 심리치료사와 나눈 대화 내용은 변호사와 손님 사이에 논의된 내용이 비밀보장을 받는 것처럼 비밀보장을 받습니다 - 쌍방의 동의가 있을 경우에만 이 비밀보장의 특권이 (privilege) waive될 수 있고요.  따라서 내가 자발적으로 심리치료사의 증언에 동의를 한 게 아닌 이상 증언할 수 없는 것이죠. 

이런 비밀보장의 특권은 성직자와 교인 사이에도 생기고, 의사와 환자 사이에도 생기고, 변호사 손님 사이에도 생기고 부부 사이에도 생기는데요. 가장 울트라 캡숑 빵빵한 비밀보장의 특권은 Mediation (중재)에서 생깁니다. 이혼하는 마당에 두 손 꼬옥 마주잡고 저희 사무실에 오셔서 사이좋게 서류에 서명하겠다는 분들이 종종 문의 전화를 주시는데요. 변호사 한 사람을 공동으로 고용해 이혼 업무를 맡기실 경우에는 그 변호사가 중재변호사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겁니다 - 즉 어느 한 쪽의 권리를 위해 조언을 하거나 대변할 수 없는거죠. 이런 삼각 관계가 시작될 때는 중재자 입장에 있는 변호사가 양측에게 '나는 그 어느 쪽을 위해서도 일을 하는 것이 아니며 어디까지나 중립적인 입장에서 합의를 도와줄 뿐이고 합의가 불가능해 소송으로 이어질 경우 나는 그 어느쪽의 사건도 맡을수가 없다'라는 내용의 동의서를 서명하게 합니다. 그리고 합의를 위한 중재 중 이런 얘기~~~ 저런 얘기! 가 오갈 수 있겠죠. 법원에서 언급됐으면 나에게 울트라 수퍼 그뤠잇 하게 쓰일 수 있는 내용들이 줄줄 나왔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중재 중 오고간 서류나 언급된 내용들은 철저하게 중재 비밀보장을 받기 때문에 차후에 그 어떤 목적을 위해서던 쓸 수가 없습니다. 심지어는 중재하다 말고 복도에 나와 변호사와 나눴던 내용에 대해서도 증언하게 할 수 없으니까요. 중재를 통해 합의서가 만들어 졌고, 중재자와 쌍방 (또는 plus 양측 변호사들 - 제대로 하는 중재는 보통 퇴임 판사가 중재를 맡고 당사자들은 각자 자신의 권리를 대변해줄 변호사들을 데리고 들어오는 구도)이 자발적으로 일사천리로 샥샥 서명을 댑따 많이 하셨다면, 그것이 끝. 거기에 빠진 내용에 대해 증언을 하겠다느니, 왜 때문에 내가 그걸 서명을 했는지 설명을 하겠다느니 - 이미 앞서가신 분들이 시도한 주장들 - 아무리 나중에 중재중에 있었던 일이던 언급된 내용에 대해 증언을 하려고 하셔도 별 수가 없다는 거. 

궁금했던 분들께 도움 됐길 바라며 저는 이만 총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