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에 올려드린 칼럼에서 설명드렸듯 부부 중 한 사람이라도 이혼을 결심하고 (더 이상 결혼생활을 유지할 마음이 없다고 결정을 내리고) 그에 상응하는 행동을 취한 날이 별거일이 됩니다.  두 사람이 함께 앉아 토의 끝에 오늘부터 갈라서자고 결정을 내리고 각자 짐을 싸서 헤어진 게 아닌 이상, 대부분의 경우 이 별거기일을 두고 많은 논란이 있기 마련인데요.  별거일의 중요성은 별거가 시작된 이후로는 쌍방이 벌어들인 수입이 각자의 개인재산이 되고, 빚 역시도 그렇습니다.  따라서 3년전부터 이혼은 시작하지 않았으나 남남처럼 살고 세금보고도 따로하고 한 집에서 살지도 않고 했다면, 지난 3년간 번 내 수입은 내 개인재산이 되는 것이고, 내가 진 모든 빚 역시 내 개인빚이 되는 것이죠.  그리고 별거가 시작된 이후 내가 번 내 개인재산으로 집을 샀다면 그 역시 내 개인재산이 되는 것이고요.

별거기일을 가지고 분쟁이 생길 경우, 이 이슈 하나만으로도 재판을 가게 되는데요 (보통은 이 이슈를 먼저 bifurcate, 즉 나머지 이슈들에서 분리시킨 후, 이 이슈만 미리 재판을 치르고, 그 결과에 따라서 재산분할 등을 하게 되죠).  이제껏 있어온 항소법원의 판례들은 거의 십중팔구 더 늦은 날짜에 손을 들어 줬습니다.  별거기일을 따지는 데 있어서 여러가지 요소들을 따지는데, 잠자리를 안 하기 시작한 날이 언제인지, 세금보고는 계속 같이 들어갔는지, 대외적이나 가족행사 등에는 함께 가족 단위로 참석을 했었는지, 가족여행은 갔는지, 재정적인 부분은 어떻게 다뤘는지 (완전 분리돼서 남남처럼 돈을 썼는지 아니면 집은 떨어져 나왔어도 가족처럼 생활비 관리를 함께 했는지), 이혼서류가 접수되고 송달된 시점은 언제인지, 이혼서류가 접수가 됐다고 하더라도 그 이후에 이전에 언급된, 가족과 같은 생활을 유지하지는 않았는지, 집은 따로 살았는지, 등.  고려하는 요소들이 한두개가 아니고, 이 중 한, 두개를 가지고 별거기일이 맞네 아니네를 따질 수가 없게 되어 있었습니다.  또한 이제까지는 어떤 이유에서건 한 집에서 생활하면서도 법적인 의미의 별거가 가능하다는 항소법원의 판결이 있었던 건데요.

그런데 Davis 케이스에서 캘리포니아 가정법 771(a)조항, "따로 살고있는 배우자의 수입은 그 배우자의 개인재산이다 (The earnings and accumulations of a spouse and the minor children living with, or in the custody of, the spouse, while living separate and apart from the other spouse, are the separate property of the spouse."에서 따로 사는 것이 무엇인지를 정의내리기를, 무조건 거주지가 달라야 한다는 것입니다.  

가정법 771(a) 조항은 1870년에 만들어진 조항으로, 캘리포니아는 1848년에 community property state이 되었지만 1970 (1975?)년 이전까지는 모든 재산이 남편의 명의로 관리가 되도록 되어 있었기 때문에, 별거하며 돈을 버는 여자들이 자신의 수입과 재산을 보호받을 수 있게 해주기 위해 재정된 조항이었는데요.  Davis 판결문에서 수석대법관은 이런 캘리포니아 법의 역사를 언급하며 지금 대법관들이 내리는 판결이 현재의 상황과는 맞지 않을 수 있으나 대법관의 임무는 이미 재정되어 있는 법을 법이 재정되던 때 입법부의 의도에 의거해 해석하고 적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고로, 판결이 맘에 안 들면 입법부를 통해 법을 바꾸라는 것이지요.

이런 어마어마한 판결로 인해 앞으로는 거주지를 따로 떨어뜨리지 전에는 별거상태가 될 수 없다는 결과가 초래되었고, 현재 변호사들 및 판사들이 하루에도 수십차례 이메일상으로 앞으로 어떻게 법을 수정해야 할 것인지에 대해 뜨거운 논의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이 판결로 인해 혼인관계의 부부가 거주지를 떨어뜨리기 전까지는 버는 돈도 공동재산일 뿐만 아니라 지는 빚도 공동빚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초래될 것을 막기 위해서는 (예를 들어 드릴래도 이대로 따라할 사람들이 있을까봐 그럴 수가 없다능.. ㅠ.ㅠ) 이혼을 결심하시면 그게 누구 집이 되던 일단 거주지를 옮기셔야 한다는 겁니다.  적어도 법이 수정되기 전까지는 말이죠.

이 이슈에 관해 업데잇 생기는대로 바로 올려 드리겠습니다.

무더위에 건강 잘들 챙기시고요.

휘리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