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배우자 부양비에 대해 설명 드리면서 (아.. 찾아보니 벌써 6년 반 전의 일이네요), 캘리포니아에서는 10년 이하의 혼인기간의 경우 결혼기간의 반이 배우자 부양비 기간으로 적당하다는 추정이 있고 (법조항으로 명시된), 10년 이상의 경우 이 추정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올려 드렸었습니다. 그리고 10년 이상의 혼인기간의 경우 흔히 말하는 lifetime support, 즉 죽을때까지 부양비를 달라고 할 수 있는 근거가 있다고도 설명을 드렸었는데요. 일전에도 올려드렸듯 6년 7개월 살다가 이혼을 하더라도 할머니가 이미 연세가 많으시고 건강이 안 좋으셔서 도저히 직업전선에 재투입될 가능성이 전혀 없던 분에게는 10년 이하의 혼인기간이었어도 혼인기간의 반만 부양비를 주는 것이 적합하지 않다는 판결을 내린 경우도 있고, 12년 혼인기간이었어도 이혼시 남편이 30대 초반밖에 안 되었던 사람에게는 long-term marriage를 적용하지 않는 것이 적합하다는 판결을 내린 경우도 있고, 이 배우자 부양비 기간은 각 케이스의 특성에 따라 판사의 재량으로 판결을 내릴 수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10년 1개월 살았으니 앞으로 죽을 때까지 배우자 부양비를 받겠구나 생각하시는 건 오산이라는 말씀.
더우기 요즘 수명이 길어지면서 15, 20년을 살다가 이혼을 해도 앞으로 살 날이 너무너무 많이 남아있는 관계로 평생 부양비를 주라고 하는 경우는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게 추세인데다가, 법적으로도 쌍방이 경제적으로 자립을 할 의무를 갖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언제 부양비가 종료된다고 콕 찝어서 판결을 내리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상대편에서 Gavron warning이라는 걸 (지금 당장은 경제력이 없는 것이 사실이나 앞으로 경제적 자립을 위해 노력을 해야하며, 그런 노력을 할 것을 기대한다는 걸 주의 주는 절차) 줬을 경우 이혼 판결 몇 년 후에라도 법원에 돌아와서 충분히 주의를 줬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자립에 대한 아무런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이유로 주던 부양비를 절단낼 수도 있습니다.
10년 이상의 결혼일 경우, 배우자 부양비에 관한 법원의 관할권은 어지간해서는 없애버리지 않고 (쌍방이 합의로 없애버린 게 아닌 이상), 다만 언제고 상황이 변했을 경우에는 변경이 가능하다는 거. (합의판결문에서 액수나 기간을 변경할 수 없다고 명시된 게 아닌 이상 그렇게 명시가 되어 있어도 가정폭력이 연관된 사건에는 예외 적용)
물론 경우에 따라서는 평생 부양비를 주도록 하는 것이 합당한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자신의 경우가 그 경우가 될런지는 아무도 모른다는
거지요. 따라서 자신의 케이스의 best case scenario가 무엇인지, worst case scenario가 무엇인지 잘 알아보셔야
하고요. 전업 15년 했고, 아이들이 서넛 돼서 아직도 막내가 유치원에 다닌다던지 하는 상황이시라면 당연히 앞으로 10년, 15년은 풀타임으로
일을 하시는 게 쉽지 않겠죠. 하지만 부양을 해야하는 상대의 경제능력, 그리고 아이들의 나이등 많은 요인들에 따라 쭉 전업을 계속하는 것이
합당하다고 판사가 판결을 내리게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엄마도 경제적으로 보태는 것이 아이들에게 유익하다는 판결이 나오게 될 수도 있다는
겁니다. 이건 정말 케이스 바이 케이스.
합의로건 재판으로건 배우자 부양비를 얼마씩 주기로 하고 판결문에 지장 마르기도 전에 부양비 관련 조정 신청 들어가는 사람들도 많고요. 항소심 판례들을 보면 요즘 추세가 50, 60세 할머니들에게도 일자리를 잡으라고 Gavron warning을 준 후 짧게는 2년, 5년 후에 벌써 부양비를 줄여버리거나 빵원으로 내려버리는 경우들이 잦았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이 분들은 재산이 먹고 살만큼 있었지만) 따라서 10년 이상 살았으니 죽을 때까지 생활비 걱정은 없을 거라 착각하시면 절대 안 된다는 점. 배우자 부양비야말로 지극히 케이스 바이 케이스이기 때문에 단순히 혼인기간이 몇 년 이었는지 하나 만으로는 아무것도 알 수 없다는 거.
캘리포니아에서는 배우자 부양비를 판결내림에 있어서 아래의 요인들을 고려하게 되어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가정법 4320조):
(a) 혼인기간 중에 살던 생활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두 사람의 수입이 충분한가: 1) 지원을 받는 사람의 시장성이 있는 기술, 직업 시장, 지원받는 사람이 시장성 있는 기술을 갖기위해 학업이나 교육에 투자되어야 하는 비용과 시간, 또는 좀 더 시장성 있는 기술이나 직업을 갖기 위해 필요할 수 있는 재훈련이나 학업 2) 지원을 받아야 하는 사람의 현재 또는 미래의 수입 능력이 결혼기간 중 그가 집안일에 전념함으로 인해 저하되었는지 여부.
(b) 지원을 받는 사람이 지원을 하는 사람의 학업이나 훈련, 직책, 또는 자격증을 취득하는 데 기여를 했는지 여부.
(c) 지원을 해야하는 사람의 수입 능력을 포함한 소득 또는 아직 소득되지 않은 수입, 재산, 생활수준을 고려한 지원하는 사람의 부양비 지급 능력.
(d) 혼인기간 중 성립된 생활수준에 따른 각각의 필요.
(e) 각각의 개인재산 포함한 채무 및 재산.
(f) 혼인 기간.
(g) 키우는 자녀들의 이익을 지나치게 해치지 않는 범주 내에서 지원 받는 사람이 취업을 할 수 있는 능력.
(h) 각각의 나이와 건강상태.
(i) 가정폭력 내력.
(j) 세금에 미치는 직접적인 영향.
(k) 양쪽에 초래될 고난/여러움을 감안.
(l) 지원을 받는 사람이 적당한 기간 내에 경제적으로 자립을 하는 것을 목표로 삼음. 4336조에 명시된 장기간의 혼인의 경우를 제외하고 이 조항에서 "적당한 기간"은 혼인기간의 반으로 정의함. 다만 법원의 권한을 제한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음. (전체적인 상황에 (여기에 나열된 다른 모든 요인들을 고려한 후) 따라 판사 재량으로 판결 가능)
(m) 4324.5 또는 4325 조항에 따라 학대를 행한 배우자의 형사상의 유죄선고는 배우자 부양비를 감소시키거나 종결시키는 근거가 됨
(n) 법원에서 공정하고 공평하다고 판단하는 다른 모든 요인들.
양육비 산출에 있어서는 왠간해서는 고려할 수 없는 새로운 배우자/동거인의 수입도 배우자 부양비에서는 아무 문제 없이 고려 요인으로 들어오고, 수입이 아닌 개인재산의 보유 여부도 고려가 됩니다. 게다가 n에서 명시하듯 판사가 형평성을 따지는 데 있어서 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는 모든 증거자료가 고려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몇 년 살았으니 얼마를 얼마간 줘라라는 공식이 성립이 될 수가 없는 것이죠.
한번에 이해하시기는 쉽지 않겠지만, 제 허접한 번역능력으로 힘들게 번역해드린 법조항이라도 여러차례 유심히 읽어보시면 배우자 부양비를 가지고 재판을 가야하는 상황에 계신 분들이 과연 내가 재판을 가는 게 맞는건지 조금은 감이 오실 듯.
아, 참, 그리고 위의 요인들은 영구 배우자 부양비를 결정할 때 다 필요한 거구요. 임시 배우자 부양비는 양육비처럼 공식에 (DissoMaster이라고 불리우는 프로그램) 집어넣어서 쉽게 계산이 나옵니다 (영구 배우자 부양비는 그 공식으로 판결내릴 수 없다는 판례가 있습니다. 따라서 번거롭게도 위의 요인들을 하나하나 따져서 판사가 판결을 내려줘야 함). 외려 변호사 비용 청구를 할 때 위의 배우자 부양비에 쓰이는 요인들을 적용하게 되고요.
쓰다보니 엄청 오래 걸렸네요. 제가 요즘 재수하느라 시간이 금인데... ㅠ.ㅠ
공 들여 올려드린만큼 많은 분들이 도움 받으실 수 있음 좋겠습니다.
캘리포니아는 요즘 무더위가 장난 아니네요.
모두들 건강 잘 챙기시고 행복하시길.
엘에이에서 강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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