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요즘 모자라는 머리로 캘리포니아 가정법 스페셜리스트를 재수하는 중이라 정말 정말 시간과 심적 여유가 없었습니다.  깐 데 또 까고, 엎친 데 덮친다고, 요즘 사건 의뢰도 유난히 많고, 집 앞팎으로 우환?도 많고, 2년 전처럼 죽도록 아프지 말고 건강 챙겨가며 멧돌 돌리듯 안 돌아가는 머리 돌려가며 밤마다 공부 해보자고 요즘 새로운 건강/운동 프로그램도 따라하느라 누구 노랫말처럼 하루가 48시간이어도 모자란 생활을 이어가고 있네요. 

새로운 글, 답글 기다리신 모든 분들께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미리 드리며, 공부하던 이슈에 대해 퍼뜩 한 줄 올려드리고 나가려 들어왔답니다.

캘리포니아에는 약식이혼이란 절차가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절차에 대해 궁금해 하셨었고 제가 언젠가 답글에서 살짝 설명은 드렸던 것으로 기억 하는데요.

우선, 약식이혼은 Joint petition이 들어가야 합니다.  즉, 쌍방이 함께 이혼 신청 서류에 (법원 양식이 보통 이혼 양식과 다릅니다) 함께 서명을 해서 들어가야 합니다.  따라서, 아무리 약식이혼 신청의 다른 조건들이 충족된다 하더라도 상대방이 이혼을 원하지 않고 이혼 공동신청서에 서명을 해주지 않을 경우, 약식이혼은 해당사항이 없어집니다.

약식이혼에 해당이 되려면 아래의 조건들을 충족하셔야 하는데요:

1. 거주요건: 보통 이혼과 마찬가지로 두 사람 중 한 사람은 이혼 수속 직전에 (10년 전에 5년 살다가 다른데로 이사 간 건 해당사항 무) 캘리포니아에서 6개월 이상, 해당 카운티에서 3개월 이상 거주를 하셨어야 합니다.

2. 혼인기간이 5년 이하

3. 부부 사이에 아이 X

4. 부동산 관련 권리 X (쌍방 모두 부동산에 관한 권리가 없어야 함.  다만, 앞으로 1년 안에 만기되는 본인이 거주하는 집의 리스 계약 (리스 계약 종료 전에 부동산을 매입할 수 있는 옵션이 포함된 계약은 해당 안 됨)에 관한 권리는 예외) 

5.  재산이나 빚이 적어야 함 (재산이나 빚 제한금액은 2년에 한번씩 액수가 조정되도록 법적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가정법조항 2400(b). 2년 전만해도 혼인기간 증식된 재산은 3만8천 이하여야 했고 빚은 6천 이상이어야 했는데요. (따라서 언제 이 글을 읽어보시느냐에 따라서 자격요건이 달라졌을 수 있으니 꼭 새로 업데잇된 액수를 확인해 보시기 바랍니다) 올해 제한액수는 다음과 같습니다: 

ㄱ. 재산 (자동차의 가치는 제외): 공동재산 (명의 상관없이 혼인기간 중 증식된 재산) 총액 = $2만 5천 이하 + 쌍방의 개인재산 총액 = $2만 2천 이하 (따라서 엊그제 결혼하고 오늘 이혼하는 거여서 둘이 함께 증식된 재산이 200원도 안 된다고 하더라도 원래 내가 가지고 있던 재산이 2억만원이면 해당 무.

ㄴ. 빚: 차 융자금을 제외한 혼인기간 중 늘어난 빚이 (공동으로 졌건 한 사람이 졌건간에) $4천 이하 (따라서 내가, 또는 갸가 원래 갖고있던 빚 5천만원은 상관 없음) 

6. 쌍방이 재산이나 빚 관련해서 합의서에 서명을 했고, 합의서 이행에 필요한 서류들 작성/수속을 마침.

7. 쌍방이 배우자 부양비 관련 권리를 포기 

8. 쌍방이 약식이혼의 판결이 내려진 후 항소나 재판의 권리를 포기 

9. 법원에 구비된 브로셔에 명시된 가정법조항 2406 약식이혼에 관해 완전히 이해함 (이 조항 번역은 나중에 ㅠ.ㅠ)

10. 약식이혼을 원함 

==================================================================

자, 위의 요건이 다 충족될 경우, 아래의 절차상의 요건을 또 충족시키셔야 합니다:

1. 공동 약식이혼 신청서를 작성 & 접수

2. PDD (Preliminary Declaration of Disclosure) 교환: 

아직도 PDD 교환이 법적 의무가 아니라고 박박 우기는 멍충이들이 가끔  출몰하는데요. =.=

약식이혼에서조차도 PDD 교환은 필수입니다.  이걸 안 해놓고 했다고 위증을 해서 법원 양식에 표기하고 들어가는 게 아닌 이상, PDD 교환 없이는 제 아무리 대통령 엄마라고 해도 캘리포니아에서는 이혼이 불가능 합니다.  (PDD exchange에 대해서는 예전에 자세히 올려 드렸는데요.  이혼 신청인은 신청서 접수일로부터 60일 안에, 피신청인은 대응장 (Response) 접수일로부터 60일 안에 재산의 성격과 관련없이 모든 보유 재산 및 빚 목록과 현재 수입과 지출 목록을 작성해서 (법원 양식이 있습니다) 상대편에 송달해야 합니다 (이혼 소장과는 달리 우편 송달도 무방합니다).

다만 약식이혼에서는 FDD (Final Declaration of Disclosure)이 필수 절차에서 빠집니다.  보통 이혼을 할 때는 재판일이 시작되는 날로부터 45일 이전에 Final disclosure을 해야 하는데요.  PDD와 FDD의 차이점은 PDD를 할 때는 재산이나 빚의 성격이나 (이게 내 건지 우리 건지) 가치를 정확히 하지 않아도 되는 반면 (이제 막 이혼을 시작한 시점에서는 이 모든 걸 정확히 모르는 게 대부분이므로) FDD에서는 재산이나 빚의 존재 사실, 성격, 가치, 현재 수입과 지출 내역을 다 밝혀야 합니다.  보통 이혼에서도 FDD 절차는 쌍방의 합의 하에 그냥 안 하고 넘길 수 있는데요.  FDD를 waive할 경우에도 위에 나열한 재산 관련한 세 가지에 대한 정보 교환을 하지 않는 것이지 이혼하는 시점에서의 쌍방의 수입 및 지출은 꼭 교환을 해야 합니다.  

3. 투자, 사업, 또는 다른 수입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들에 대해 서명상으로 공유가 이루어졌어야 함

4. 각자 최근 2년치 세금보고 자료를 교환

=============================================================

위의 요건 충족 + 절차 충족이 이뤄졌을 경우, 법원에서는 공동 약식이혼 신청서가 접수된 후 6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약식이혼 판결문을 내려줘야 합니다.  

다만, 판결이 완결되기 전에 (6개월 유예기간 도중) 둘 중 누구라도 약식이혼 신청을 취하할 수 있습니다 (가정법 2402조)

=============================================================

약식이혼 판결이 완료됐다고 하더라도 민사 소송법 473(b)에 근거해 판결 일자로부터 6개월 안에 motion to set aside 를 신청하실 수 있고 (일전에 이에 관련해 글 올려드렸음), 아니면 사기, 협박, 사고, 오해 등에 근거해 공정성을 위한 motion to set aside를 들어가실 수 있습니다. (가정법 조항 2405(a))

혹은 애시당초 약식이혼의 요건이 충족되지 않은 사람들이 약식이혼 판결문을 획득한 경우, 이혼의 성립 외의 모든 이슈들에 대해 판결문을 set aside할 수 있습니다.

헉스... 쓰다보니 엄청 길어졌네요.  점심도 대충 때운 애는 한 시간 넘게 저녁 먹으러 나가자고 기다리는 중인데.. ㅠ.ㅠ 

 

답글 기다리는 분들은 제가 앞으로 짬짬히 답변 올려드리도록 노력 할테니,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저도 어지간히 성격 급한 게 아니라 다른 사람을 기다리게 하는 것도 무쟈게 괴로운 사람인데, 우선 제가 살고 봐야해서..

그럼, 약식이혼에 대해서 잘 이해 되셨길 바라며 총총총... 

=============================================================

참.  언젠가부터 또 스물스물 주제와 관련없이 최근 글에 질문을 올리는 분들이 출몰하더군요.

공지글에 적었듯 3년전 글이건 6년전 글이건 예전 글에 올라오는 질문도 모니터 하고 있습니다.

이 칼럼의 혜택을 최대화 하기 위해서는 모든 분들이 양심적으로 본인 질문에 관련된 칼럼을 찾아가 그 밑에 질문을 올려야 한다는 것이 제 강력한 생각이자 바램입니다.  그럼, 부디 협조 부탁 드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