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2010년에 물리적인 별거를 6개월 한다고 해서 자동으로 이혼이 되는 게 아니라는 주제에 대해 글을 올려 드렸었는데요.  최근에는 이혼 신청 서류를 상대방에게 송달한지 6개월 +1일이 지나면 자동으로 이혼이 되는 게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참 이 6개월이 사람 잡네요. ^^

제가 이혼의 절차와 기간에 대해 여러차례 설명을 드렸는데요.

6개월 1일은 캘리포니아에서 이혼을 하기 위해 소요되는 최소 기간입니다.  유예기간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구요.

이혼을 원하는 한 쪽이 법원에 신청서를 제출하고 상대방에게 제 3자 성인을 써서 직접 송달을 하는 순간 (혹은 우편으로 송달하고 받은 사람이 acknowledgement of receipt에 싸인하는 순간), 캘리포니아 법원에서는 이 이혼에 대한 관할권을 갖게 됩니다 (접수일자가 아닌 송달일자가 기준입니다).  그리고 이 송달일로부터 6개월 1일 안에는 본인이 판사가 아니라 판사 할아부지래도 이혼을 종결시킬 수가 없습니다. 

자, 많이들 합의로 이혼을 하면 기간이 단축된다고 오해들 하시는데요. 

위에 설명드린대로 상대방에게 이혼서류를 송달하신 후, 합의이혼을 위해서는 쌍방이 재정서류를 교환해야 합니다.  여러차례 설명드렸듯 이 절차는 절대로 건너뛸 수 없는 법적 요건이구요.  PDD라는 절차가 끝난 다음에야 비로소 합의 판결문에 들어갈 내용에 대한 협상이 가능합니다.  만약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 어차피 합의로 마무리 지을테니 PDD를 건너뛰고 바로 판결문으로 가자고 하신다면, 그건 아니아니 아니되오~~~ 입죠.  나중에 판결문에 불만을 품은 사람이 PDD가 교환되지 않았다는 걸 꼬투리 잡아 얼마든지 판결문을 무효화 시킬 수 있는 건덕지를 제공하는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가끔 PDD 작성하는 게 일이 많으니 대충 건너뛰자고 하는 분들 계십니다, 제 손님이건 상대편이건, 심지어 상대편 변호사까지.. =.=  하지만 이건 안될 말씀이시구요. 

PDD 교환 이후 합의 내용을 다 집어넣은 합의 판결문을 만들었다고 합시다.  어떤 분들은 위의 1,2 단계를 후딱후딱 해치우시고 합의서에 싸인하기까지 한달 남짓 밖에 안 걸리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럼 이 싸인된 판결문 패키지를 법원에 접수 시켜놓고 얌전히 줄 서서 약 5개월의 세월이 흐르기를 기다리는 겁니다.  그럼 판결문에 송달일자 더하기 6개월 1일 이후에 이혼이 종결된 것으로 도장이 꽝 찍혀서 돌아오지요.

가끔 변호사 아닌 분에게 (돈까지 주고) 이혼서류 접수하는 걸 도움받은 분들께서, 몇년 전에 서류를 넣었는데, 6개월 기다리면 이혼이 되는 거라고 들으셨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그런데 법원에서 아무것도 온 게 없어 이혼이 잘 된건지 궁금하다며 저를 찾아 오시곤 하죠.  이런 분들을 위해 법원 싸이트 올라가서 케이스 써머리를 찾아보면 이혼 서류 접수 이후에 아~~~~무것도 진행된 것이 없습니다. 

자, 이혼 접수 서류를 넣는다고 해서 법원에서 그 이후에 알아서 척척 2단계 서류 보내주고, 판결문 보내주고, 이런 거 없습니다.  본인이 PDD 교환도 하셔야 하고, 교환 했다고 송달 증명서에 싸인 하셔서 접수도 시키셔야 하고, 판결문도 법원 양식이며 합의서며 본인이 다 패키지로 만들어서 접수 시키셔야 법원에서는 도장만 찍어주는 겁니다.  따라서, 이혼 서류만 넣었다고 6개월 후에 본인은 자유의 몸이라고 오해 하시면 아니아니 아니된다는 점~~~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또한 상대편이 아무런 대응서류를 넣지 않아 케이스가 궐석재판을 통해 일방이혼(Default)으로 진행이 되는 거라면 본인 PDD만 상대방에 송달하고 일방이혼 판결문 패키지 접수 시켜서 궐석재판 공판 한번 가고 끝마무리 지으면 되지만, 만약 상대편이 Response를 접수시킬 경우, 상대편이 순순히 PDD를 내놓는다던가 합의를 하는 것에 협조를 하지 않는다면, 아무리 나눌 게 없고 받을 게 없어도 이 케이스는 재판으로밖에 종결을 지을 수 없는 게 되는 겁니다.  재판 날짜를 받는 데까지만도 (법원에 따라 큰 차이가 있습니다만, 엘에이 central의 경우) 아무리 짧아도 1년은 걸리구요. 

그럼 이 점 더 이상 오해 없으시길 바라며, 총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