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변호사로서 이런 주제의 글을 굳이 올리는 이유는.

대부분의 변호사는 라이센스 가진 사기꾼이라는 대중의 편견에 상당부분 동의하고.

해를 거듭하고 상대하는 변호사가 많아질수록 오히려 변호사가 가운데에서 싸움을 붙이고, 해야할 일은 제대로 안 함으로써 쌍방의 피같은 돈을 말려먹는 경우를 너무 자주 보게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결국 당사자들이 정신을 단디 챙기셔야 본인 케이스가 본인 변호사의 손에 이끌려 산으로 가는 걸 막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

가정법은 판례가 워낙 자주 업데잇이 되고 주제가 너무도 다양하기 때문에 평생 계속해서 공부하지 않으면 어제까지 옳게 알고 있었던 지식이 오늘은 완전 틀릴 수 있는 분야입니다.  더우기 가정법의 법령을 따라야 할 뿐만 아니라 늘 뒤바뀌는 판례를 따라야 하고.  늘 바뀌는 rules of court를 알고 따라야 하고.  늘 바뀌는 민사소송 절차 관련 법령도 알고 따라야 합니다.  카운티마다 일년에도 수시로 바뀌는 룰도 알고 따라야 하구요.

저같이 공부라면 머리를 쥐어뜯는 사람도 적어도 매주 한번은 올라오는 업데잇을 공부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프랙티스를 할 수 없기 때문에 탈모증 심하게 앓아가며 힘겹게 발맞춰가고 있는 건데요.  (저는 다 잘 알고 완벽하다는 얘기가 절대 아닙니다)  참...  너무도 기본적인 법도 모르고 엉망진창으로 케이스를 진행하는 상대 변호사가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법원 안팎에서 대놓고 거짓말을 하는, 쌩양아치라고 밖에는 표현이 안 되는 사람도 여럿이구요.  실제로 이런 자격미달 변호사들 때문에 결국 피보는 건 손님들이고, 저희쪽에서 제시했던 협상 조건 그대로 합의를 할 것을, 본인 변호사 비용으로 수만 날리고, 제 손님 변호사비 수만 내주고, 금전적으로 정신적으로 만신창이가 되어서 본인 변호사를 해고하고 나서야 합의이혼을 마무리 지은 상대편도 여럿 있었습니다. 

자, 본인 변호사가 이런 증상들이 있다면 주의해서 지켜보셔야 합니다:

1. 후딱후딱 연락이 안 닿는다

2. 케이스 진행 상황에 대해 업데잇을 안 준다

3. 매달 인보이스를 안 보내준다 (이건 계약조건에 따라 다르니 본인 계약서를 확인해 보셔야 합니다.  저희 사무실은 매달 인보이스를 내보내서 그 전달에 어떤 일을 얼만큼 했는지 다달이 업데잇을 드리는데요.  이걸 제대로 안 하는 곳이 개중에 많더라구요.  저라면 우선 인보이스가 제대로 업데잇 안 되는 변호사라면 제대로 일은 하고 있는건지 의심을 해보겠습니다.  왜냐하면 인보이스에는 무슨 일을 얼마나 했는지 분가격으로 끊어서 내역을 알려줘야 하는 건데, 그걸 제대로 안 해준다면, 과연 일은 제대로 하고 있을까 의심이 가는 것이 맞다고 보기 때문에요)

4. 법원에 서류 제출을 제때 안 한다 (법원 서류들에도 여러 종류가 있고, 마감 기일이 언제인지는 변호사가 딱딱 알려줘야 하는데요.  만약 상대편에서 심리신청을 넣어서 공판일자가 잡혔다면, 캘리포니아에서는 심리공판 전에 법원 달력으로 9일 전까지 - 주말은 안 치고, 공휴일도 안 치고요 - 반박서류가 접수 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내일모레가 공판인데 Responsive Declaration이라고 불리우는 우리쪽 반박서류가 준비가 안 되어 있다면 우리 변호사 문제가 많~~~~습니다)

5. 법원에 출두해서 준비가 안 돼 있다 (이슈가 뭔지도 모르고 판사 앞에서 횡설수설 하는 변호사들이 한 둘이 아니라… 법원에 나가기 전에 이미 손님께서는 어떤 준비를 해서 오시라고 (마음의 준비건 증인/증거의 준비건) 사전 미팅, 내지는 면담이 되어 있어야 하는데요.  기냥 무작정 나가서 헛소리를 하게되면 본인에게 불리한 명령이 떨어지거나, 아니면 준비가 덜 되어있다고 해서 공판이 연기되는 결과가 초래되는데요.  이러나 저러나 금전적 손실은 고스란히 본인이 감당하셔야 하니 말입니다 =.=)

에 또… 굉장히 여러개가 있는데… 다 나열하기는 힘들 것 같구요.

왜 내 변호사도 주의해서 지켜봐야 하는가하면 말입니다.  만약 내 변호사가 게을러 터지건 멍청하건 뭣도 모르건간에, 법원에서 요구하는 룰을 안 지키거나, 원만한 합의를 방해하거나, 뭘 잘못해서 케이스를 엉망을 만들어놓을 경우, 캘리포니아 가정법 271조항에 의해 Sanction, 즉 경제적 제제, 달리 풀이하면 벌금명령이 떨어질 수 있는데요.  이 벌금은 변호사를 상대로 내려지는 게 아니라, 케이스 당사자인 본인에게 때려지는 것이라는 거지요.

정말정말 나는 영어도 잘 모르고 케이스 진행상황 보고도 못 받고, 변호사 하나만 믿고 있었다고 아무리 항변을 하셔도, 본인 변호사가 케이스를 말아먹고 케이스가 합의로 가는 걸 좌절시키거나, 만기 기한에 맞춰 법원에 제출해야할 서류를 제출 안 하거나, 상대편에 제공해야할 서류나 정보를 제출하지 않고 개기거나 해서 상대편이 271 sanction을 법원에 제출하고, 법원이 명령을 내려줄 경우, 이 금전적 책임은 고스란히 내게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변호사요?  변호사는 아~~~무런 금전적 책임을 지지 않습니다. 

1994년 12월 31일 전까지 시작된 민사소송을 위해서는 이 271과 비슷한 sanction이 변호사에게도 적용이 가능케했던 캘리포니아 민법 127.5 조항이 있었는데요.  이것이 사라지면서부터 왠만한 경우에는 변호사가 잘못해도 그런 변호사를 선임하고 끼고 있었던 본인이 옴팡 뒤집어 쓰시게 됩니다.  물론 변호사를 상대로 배임소송을 넣으셔서 본인이 sanction으로 입은 금전적 손실을 잘못을 실제로 저지른 변호사에게 받아내는 방법도 있기는 합니다만, 워낙에 malpractice 소송이 쉽지도 않고요.  안 그래도 벌금으로 왕창 돈 깨진 마당에 또 돈을 들여 변호사를 상대로 소송을 한다는 것도 쉽지않은 일이지요.

간단히 말씀드리자면, 내 자식이 저지르는 잘못에 대해서도 왠만해서는 내가 배상을 안 해도 되도록 하는 캘리포니아 민법이지만, 가정법의 경우, 내 변호사의 잘못은 고스란히 나의 금전적 책임으로 돌아온다는 겁니다.  그리고 가정법에서는 쌍방간의 협조와 협상을 최우선으로 하기 때문에 (더우기 아이들이 낀 이혼이라면), 무슨 대단한 전설의 파이터처럼 아무 이슈나 법원에 싸우러 가야 한다고 들썩거리는 변호사는 문제가 있다 이겁니다.  물론 아무것도 안 하고 개기는 변호사도 문제가 있구요.  둘 다 오십보 백보로 나에게 벌금을 뒤집어 씌울 수 있는 위험한 생명체 들이죠. =.=

아이구… 쓰다 보니 엄청 기네요. 

괜히 의심병만 심어드리려는 게 아니니 제 의중을 정확히 이해하시도록 정독하셨길 바라며, 결국 내 밥그릇은 내가 철통사수해야 한다는 것, 늘 명심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