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년 전.  한국에서는 이혼이라는 게 금기시 되던 1963년인데.  이미 엘에이에서는 이런 협회가 만들어 졌었다는 게 놀라울 따름이었고.  전 세계에서 모여든 천여명의 전문인들.  분명 한사람 한사람 다 시간당 굉장히 비싼 분들이고 각기 삶이 바쁜 분들일 터인데..  근 일주일을 할애해 일을 제끼고 컨퍼런스에 모여앉아 있는 그 모습들만도 장관이었습니다.  

이 컨퍼런스에서 토의된 수백개의 이슈들 중, 제가 관심을 두고 참석한 워크샵은 국제 관할권과 문화적 차이로 인해 판사에게 받을 수 있는 오해, 정신병질인격과 이혼, 아이에게 친화적인 이혼 등이었는데요.  그 중에 "Child friendly divorce" 즉 아이에게 친화적인 이혼에 대한 강연은 듣는 내내 미씨님들과 꼭 공유해 드려야겠다 생각을 했습니다.

흔히들 갖고있는 오해중의 하나.  이혼한 부모 슬하에 자란 아이들은 문제가 많다.  

이건 1960, 1970년대에 정확하지 않은 데이타를 가지고, 그나마도 분석을 엉망으로 해서 만들어낸 설에 불과하다는 것을 저도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그 이후에 40년간 계 속 이뤄진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혼이 아이를 망친다는 건 전혀 근거가 없는 설이었고.  아이들에게 가장 해로운 영향을 끼친 건 부모의 이혼이 아닌, 부모간의 불화였다는 겁니다.  어떤 나라에서는 수십만명을 쌤플로 해서 조사를 하고 했는데요.  전 세계에서 모여진 연구결과는, 이혼이 아이들에게 해로운 게 아니라는 겁니다.  그리고 거의 모든 아이들은 이혼 이후 2년 안에 이혼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난다는 겁니다.  이혼가정에서 자란 어른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조사결과들은, 이들이 이혼으로 인해 망가지기보다는 더 강해지고 성숙해졌다고 보여주고 있답니다.

이혼이 아이들에게 주는 영향에 대해 50년간 연구하신 박사님이 말씀하시더군요.  Divorce is hurtful, but it does not automatically mean it's harmful.  분명 이혼은 아픈 경험입니다.  이혼하는 부모 당사자들에게도, 그리고 아이들에게도.  하지만 아픈 경험이라고 해서 해로운 경험이 될 필요는 없는것이란 말이죠.  

연구결과, 6개월된 아가들도 부모간의 불화를 몸으로 감지한다고 합니다.  이혼을 하건, 안하건, 이미 했건, 아이들에게 있어서 가장 해로운 건 부모들끼리 싸우고 미워하고 아이들에게 상대방을 험담하고, 아이로 하여금 본인의 하수인?이 되도록 이용하거나 (상대편이 뭘 하나 스파이 시키는 등의 =.=) 본인의 편이 되도록 종용하는 행위 (내가 널 위해 이렇게 고생하고, 네 아빠는 이렇게 나쁜 놈인데, 네가 나에게 어떻게 이럴 수 있어! 나한테 잘해야해!) 등의 parental conflict이라는 겁니다.

영국에서 온 아동심리 연구 50년차의 심리학박사, 엘에이 가정법원 판사, 뉴욕 고등법원 판사, 엘에이 소재의 40년차 심리학박사, 이렇게 네 분이 명강의를 끝내시고.  질의 질문 시간이 되었을 때.  5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뉴욕에서 오신 변호사 아줌마가 일어나서 이렇게 간증?을 하셨습니다.  본인의 부모님들은 이혼을 하지 않으셨지만, 흔히들 말하는 이혼가정에서 큰 아이들이 겪는 스트레스와 충격을 본인은 다 겪으며 자랐다구요.  왜냐하면 이혼을 하지 않으셨지만 서로 죽이지 못해 안달인 부모님들이 아이를 시켜 서로의 행동을 스파이 시키고, 말을 전하게 하고해서.  밤마다 큰 소리가 나고 싸움이 터지면, 이 아줌마는 본인이 뭘 잘못해서 부모님들이 싸우는 것 같아 방에서 숨죽이며 울고 있었다고요.  그래서 이혼이 아이들에게 해로운 게 아니라 부모의 불화가 해로운 거라는 것에 아멘? 한다고요.

이혼을 했으니 아이들에게 늘 죄인이 된 것 같아 많은 면에서 모질지 못한 모습을 보이는 엄마들을 많이 봅니다.  자기연민에 빠져 이혼한지가 언젠데 몇년을 울고 우울해하는 분들도 계시구요.  이미 엎질러진 물이고 떠난 버스입니다.  이미 이혼을 하신 분들이라면 하루빨리 몸과 마음을 추스리시고, 아이들이 이혼의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난다는 2년 안에 본인도 정신을 차리셔야 합니다.  왜냐하면 본인 뿐만 아니라 아이들이 앞으로 살아갈 날이 너무나 많이 남아 있으니까요.  그리고 이혼 이후에 엄마가 어떻게 아이들을 키우느냐에 따라, 그아이들의 아이들의 인생까지 좌우될 수 있으니까요.  

이혼 했다고 죄스럽거나 창피할 것도 없고, 맨날 부부싸움하면서도 애들 생각해 이혼은 안 했다고 자랑스러워할 것도 없습니다.  본인이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면 되는 겁니다.  왜냐하면 아이들은 우리의 진심을 알기 때문입니다.  아무리 한 쪽이 사탕발림을 하고 게임을 사주며 오만가지 구라를 쳐도, 연구결과 아이들은 자라면서 진실이 무엇인지 다 알았다고 합니다.  다소 뻣뻣하고 무섭고 이것저것 못하게 하는 엄마라도 그게 본인들을 사랑하고 위해서 그러는 거라는 걸 다 알더란 말입니다.  반면 아무리 돈으로 쳐발라 환심을 사려고 해도, 그 역시 아이들이 본심을 다 알더란 말이죠.  그러니 지금 당장 아이들이 게임과 돈에 혹하는 것 같다 하더라도 속상해하고 억울해하실 필요가 없단 말씀입니다.  엄마의 책임을 다하는 모습.  최선을 다하는 모습.  어떤 상황에서도 용기를 잃지 않는 긍정적인 모습.  이런 모습들을 보여주시는 한, 아이들은 우리의 바램대로 잘 커줄꺼란 말이죠.  

그럼 모덜 홧튕임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