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글에서 변호사와 클라이언트 사이에서 케이스 진행을 위해 비밀리에 주고받은 의사소통 내용은 비밀보장을 받는다고 설명을 드렸지요. 이는 판사가 아니라 판사 할아버지라도 깰 수 없는 절대적인 권리인데요 (재판에서건 심리에서건 변호사와 클라이언트 사이에 오고간 대화 내용을 발설하도록 요구할 수 없음).  상담만 받고 변호사를 선임하지 않으셨다고 해도 이 privilege, 즉 특권은 성립이 됩니다.   따라서 상담가서 변호사에게 털어놓았던 모든 내용은 절대적인 비밀보장을 받는다는 겁니다.

몇달 전에 상담을 오셨던 분이 근 2시간동안 본인이 장장 3개국에 퍼트려놓은 재산에 대해 얘기를 하며 그러시더군요.  한국에 있는 재산은 (income producing asset) 와이프가 전혀 알지 못하니 PDD에서 공개하지 않으면 안 되냐구요.  그래서 분명히 설명 드렸지요.  이혼시에 꼭 꼭 반드시 해야하는 재산공개 서류에서 위증을 하고, 있는 재산을 없는듯이 빼버리면, 훗날 와이프가 그 사실에 대해 알았을 때 얼마든지 판결문을 뒤집어 엎고 탈루되었던 재산에 대한 재산분배를 신청할 수 있다구요.  그랬더니 저를 만나러 오기 전에 만났다는 변호사는 한국의 재산에 대해 "그건 못 들은 것으로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하더군요.  허허허...  애 낳고도 못 들은 것으로 하면 낳은 아이가 없어지는 겁니까???  버젓이 있는 재산을 변호사가 못 들은 것으로 하면 공개 안 해도 되는 거구요???  그리고 그 변호사가 애도 있고 재산도 삼개국가에 퍼져있는 이 이혼을 삼천불이면 다 끝내줄 수 있다고 했다나요?  허허허.......... 삼천이 아니라 삼만이겠죠.  시작은 삼천으로 꼬셔서 시작해서 나중에 개판 쳐놓고 상대방이 제대로 된 변호사 선임해 discovery 제대로 때리면 삼만이 아니라 십만도 들어갈 수 있는 케이스 인데요.  이따위 소리를 하는 인간도 변호사라고 간판 걸고 장사를 하니, 변호사가 욕 안 먹으면 이상한거죠. =.=  결국 그 분이 제게 털어놓은 내용들은 비밀보장을 받는 내용이지만, 위증을 하지 않겠다고 서명하고 작성하는 PDD에 거짓을 기입하겠다는 그 분은 제가 클라이언트로 받지 않았습니다.  저까지 속였다면 모를까, 제가 사실을 아는 이상, 클라이언트가 위증을 하도록 내버려둘 수는 없으니까요.

이보세요.  인생은 침 뱉은 우물물 다시 퍼먹는거라 그러지 않습니까.  내가 받고 싶은만큼 타인에게 대우/예우해주는 겁니다.  그렇게 수십년 함께 산 배우자를 상대로 사기를 치고, "못들은 것으로 하겠다"는 변호사 말대로 위법적인 이혼 하면 행복합니까?  다리 쭉 뻗고 잠이 잘 오나요??  그렇게 사기쳐서 떼어먹은 재산으로 여생을 풍요롭게 사실라구요? 

99개의 진실을 말해도 단 한개의 거짓말이 드러날 경우 99개의 진실도 다 거짓으로 보여질 수 밖에 없습니다.  캘리포니아에서 가정법 케이스는 판사가 지정이 돼 한 판사 앞에서 끝까지 쭉 가는 건데요.  자기 신용 한번 깎아 먹으면 그게 얼마나 자기 케이스에 타격을 주는지 모릅니다.  뻥 한번 쳤다가 판사에게 딱 걸리면 (물론 상대편 변호사가 꼬집어내 주겠지요) 그 이후로 판사는 님 얼굴 볼 때마다 "아~ 뻥쟁이!" 할텐데 말이죠.  대체 무엇을 위해 이런 짓을 합니까?  공개는 합법적으로 다 하되 협상을 효율적으로 할 생각을 해야지 말입니다. 

요즘 일주일이 멀다하고 캘리포니아 변호사들 자격정지 뉴스가 들려옵니다.  변호사들을 싸잡아 욕하기 이전에, 그런 사기꾼같은 것들이 어떻게 문을 안 닫고 사무실 유지가 가능한지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그들이 하는 사기꾼같은 소리를 듣고싶어하는 수요가 그만큼 있다는 겁니다.  다들 양육비로, 또는 재산분할로, 또는 부양비로 얼마를 줘야한다고 하는데, 어떤 변호사는 아무것도 안 줘도 되게 자기가 해결해 주겠다고 한다 이거죠.  그럼 정신이 제대로 박힌 사람이라면 뭔가가 석연치 않다는 판단을 내려야 하는건데, 홀라당 자기가 원하는대로 해줄 수 있다고 하는 사람에게 얼른 계약서에 싸인을 하고 착수금 체크를 끊어주는 인간들이 넘친다는 겁니다.  결국 변호사 비용으로 술술 돈 날리고, 원래 줘야하던 건 다 주도록 판결 나오고.  나중엔 변호사를 욕하겠죠.  변호사들은 다 돈 밖에 모르는 사기꾼 들이라고.  당신이 그런 사기꾼을 원했던 것이고, 그런 사기꾼에게 장사가 유지되도록 돈을 대준 겁니다.  그래서 그 사기꾼 변호사들이 다른 선의의 피해자들을 상대로 사기를 칠 수 있게 도움을 준 거구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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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앞으로 2달 반 가량 칼럼에 자주 못 들어오게 될 것 같습니다.  10월 22일에 가정법 스페셜리스트 시험을 보거든요.  제가 워낙 학구파가 아니라... 공부를 또 하려니 참 힘드네요. ㅠ.ㅠ  아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제가 2개월여 전부터 건강이 아주 많이 나빠져서 여기저기 병원 다니는 데도 시간소요가 너무 많구요.  8월 말에는 동생까지 급작스레 장가를 간다고 해서 몇일간 한국을 나갔다 오게 되었고.. 참 바쁠 때, 아플 때 일이 떼거지로 생기네요..  자주는 못 챙기겠지만, 시간 나는대로 답글 올려 드리겠습니다.  무더위에 더위 조심하시고요.  꾸준히 건강 챙기셔서 저처럼 한방에 훅 가는 일이 없으시길..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