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엔 한국에서 이혼을 한 분께서 큰 아이는 아빠가 키우고, 작은 아이는 엄마가 키우는 것으로 합의판결문을 받은 분도 뵀습니다.  뭐, 부모들 사이에서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의견도 반영이 돼서, 각자 본인이 더 잘 맞는 부모를 따라가는 것으로 합의가 이뤄진 거라면 판사가 감놔라 배놔라 할 여지가 없는 거겠죠.

만약 이 이슈가 판사 앞에 나가게 될 경우엔 (쌍방의 합의가 불가능할 경우)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형제를 따로 떼어놓지 않는것이 아이들에게 이롭다는 것이 현재 캘리포니아 가정법 판례로 나와 있습니다.  아이들을 갈라놓는 것에 대해 말씀드리기 전에.. 35여년 전에 판사가 휠체어에 탄 아버지에게 "그렇게 휠체어에 앉은 몸으로 대체 아이들에게 무슨 재미난 일을 해줄 수 있겠냐"라는 발언을 했다가 아주 대대적으로 지탄의 대상이 된 적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휠체어탄 아빠의 케이스는 가정법 사건으로는 흔치않게 캘리포니아주 대법원까지 올라가, 아이들의 best interest는 과연 무엇인가에 대한 정의를 내리게 되는 아주 역사적인 사건으로 자리매기게 되죠 (Marriage of Carney (1979)).  인생은 자기가 침 뱉은 물을 다시 마시는 것이라 했던가요.  이 사건을 검토하게된 대법관의 research clerk 이 휠체어에 앉은 아빠였다는 거.. 당연히 휠체어 아빠에게 유리한 판결이 나왔구요.

이 사건 이후에 한동안 카니 사건의 고등법원 담당 판사보다 더 멍청한 발언을 하기는 쉽지 않다는 소리가 있었는데요.  2004년에 와서 한 건 크게 터트려 준 판사님이 나오셨죠.  Marriage of Heath를 담당했던 판사가 나이차이 2살 나는 두 형제를 갈라놓는 것이 아이들에게 이롭다는 판결을 내리며 이유로 든 게, 형아가 자폐증이 있어 동생에게 자폐를 옮겨줄까 걱정이 된다고 했던 거… 두두둥~~~ 물론 항소심에서 판사가 말도 안 되는 소릴 했으니 다시 판결 하라고 빠꾸를 맞게 되었고, 이후로 10년 내내 아이들의 양육권 관련한 항고법원 사건들에서 수도없이 언급이 되었죠.   

이 사건 3년 전에 있었던 또 다른 항소심 사건으로 Marriage of Williams에서는 형제들을 떨어뜨리는 문제를 놓고, 아이들이 형제들과 삶을 공유함으로써 얻는 잇점을 꼭 고려해야 하고, 아이들이 형제들과 떨어짐으로써 겪을 수 있는 손상/손실을 고려해야 한다고 판결을 내렸는데요.  Heath 와 Williams 항소심 사건들이 형제들을 갈라놓는 이슈를 다룬 대표적인 판례로 현재까지 남아 있습니다.  Heath 항고법원에서는 Williams 항소심 사건에서 얘기한 꼭 고려해야할 이슈들을 고려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첫째 아들의 장애 여부가 두 형제의 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증거가 전혀 없음에도 불구하고 판사가 임의로 장애에서 손실이 비롯된다고 추정할 수 없음을 근거해, 고등법원 판사의 판결을 뒤집게 된거죠.

그럼 아이들을 따로 떨어지게 하는 것이 아이의 best interest 를 serve한다고 판결을 내릴만한 경우는 어떤게 있을지 궁금하실 수 있습니다.  엘에이 고등법원의 저명한 판사 한 분은 이런 예를 들으시더군요.  만약 형은 이제 곧 성인이 될 17살에, 마약이나 갱이나, 삐뚤어진 삶을 사는 아이인데다 자기 친구들과 헤어지기 싫다고 이제껏 살아온 동네에서 곧 졸업하고 대학을 가겠다고 의사표명을 한 상황인데, 10살 나이차이 나는 동생은 이제 초등학교 저학생이라 아직 엄마의 손이 많이 갈 나이인데다가 일 때문에 다른 도시로 이사를 가야하는 엄마를 따라가야 하는 상황이라면, 요런 경우 쯤엔 아이들을 따로따로 살게 하는 게 아이들에게 이롭다고 판결을 내릴 수 있지 않을까 라고요. 이런 아주 특수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형제들을 갈라놓는 건 아이들에게 이롭지 않다는 것이 현재 캘리포니아주의 판례라는 거.

그럼, 궁금했던 분들이 속 시원해 지셨길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