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놈이 절대 양육비를 줄 놈이 아닌데, 만약 판결 나고도 양육비를 꼬박꼬박 안 주면, 돈 줄 때까지 아이를 안 보여줘도 되나요?"

저는..

"안 돼에에에에~~~~~~~~~~!!!" 라고 답변 드립니다.

물론, 애아빠가 양육비 판결문을 어기는 것은 문제 입니다.

하지만,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인 스스로 판결문을 어길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애아빠가 부양의 의무를 저버린다고 해서, 엄마로서 아이와 아빠가 만날 수 있도록 협조를 해줘야 할 의무가 퉁쳐지고 없어지는 것이 아니니까요.  물론 꼴보기 싫습니다.  물론 미워 죽겠죠.  하지만, 양육비는 안 낸다고 없어지는 돈이 아닙니다.  변호사를 통해서 받던 (판결문을 이행하도록 하기위해 변호사를 선임하시는 경우, 이 변호사 비용도 판결문을 어긴 사람이 부담해야 합니다 - 보통 판결문에 들어가는 합의문에 스탠다드 문구로 들어가게 되죠) 돈이 없으면 정부 기관의 보조를 받아서 받던, 밀린 양육비는 받으실 수 있는 거구요.  돈을 제때 안 준다고 아이와 아빠의 방문권을 훼방하시면 안 됩니다.  불공평하다고 느끼실 수 있겠습니다만, 별개의 문제라는 걸 꼭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또 한가지 유념하실 것은, 방문권이 꼭 애아빠만의 권리가 아니라는 겁니다.

역으로 생각하면, 본인의 아빠를 만날 아이의 권리인 것입니다.  양육비가 아이의 권리인 것처럼요.

애를 만나서 엄마 욕만 해놓고, 엄마와 아이 사이를 갈라놓는 파렴치한이 아닌 이상 (아이에게 정신적 피해를 주는), 아무리 양육비를 띵겨먹는다 하더라도, 아이에게는 꼭 필요한 아부지인 것입니다.

저도 애비랍시고 애 키우는 데 땡전 한 푼 안 주면서 잊을만~~~하면 깐죽대는 인간 한개를 아는데 말입니다.

몇 달에 한번씩 피가 거꾸로 솟는 그 느낌, 저도 겪거든요.

근데 말입니다.  저 색희한테 몇 백불 받는 것보다, 아이가 지 애비 만나 즐거워하는 시간이 더 가치가 있더란 말입니다.  아이를 생각하면 역류한 혈액을 되펌프질을 하게 된다는 거지요.  

누군 벌만치 벌어서, 먹고살만 해서 이런 생각이 드는 게 아닙니다.

돈 필요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습니까.  한 푼이 아쉽지 않은 사람이 몇이나 되겠습니까.

하지만 엑스 와이프의 입장이 아닌, 철저히 아이의 엄마의 입장에서 생각을 해보면, 내가 더 못 자고 못 입고 못 먹더라도, 그냥 내가 더 고생해서 아이의 경제적인 필요를 채워주자는 생각이 들더라는 겁니다.  어차피 내가 피토하고 할복을 한들, 없던 책임감이 생길 인간도 아니고.  적어도 아이에게는, 만나면 자상하고 나이스한 아빠로서 이미지를 유지해주니, 그거라도 고마와하자 싶더라는 겁니다.  

물론, 양육비도 빵빵하게 주고, 아이에게 엄청 관심과 사랑도 쏟아주면 판타스틱 베이비 하겠지요.  하지만, 그럴 인간이었으면 이혼을 하셨겠습니까.. =.=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포기할 것은 포기하고, 어쨌든 아이에게 가장 이로운 것이 무엇일까를 늘 고민해야 하는 것이 엄마 아닙니까.  

저는 주위에서, 부모가 이혼은 하지 않았으나 엄마가 평생 아이들에게 아빠 욕을 하는 걸 듣고 자란 분들을 종종 보아 왔는데요.  이 분들의 아버지상은 너무도 참담합니다.  그리고 가정에 대한 이미지 역시도 너무도 암울합니다.  이런 분들이 본인의 가정을 꾸리고 행복하기가 쉬울까요?  

다시 한번 생각해 주시기 바랍니다.  엄마로서 어떻게 하는 것이 아이들에게 가장 이로울지에 대해서요.  "그럼, 저거는? 왜 나만 이해하고 희생해야 하는데?"는 빼고요.  본인이 할 수 있는 능력 내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겁니다.  상대방의 노력까지 강요하지 마시구요.  훗날, '내가 그 때 그렇게 대인배처럼 행동하길 잘 했어'하고 흐뭇할 날이 올겝니다.  새끼 손가락 걸고 약속 드립니다.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