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속풀이방에 들어가 봤는데, 오늘 마침 2년 전에 "죽음을 앞두고"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리셨다가 미씨님들의 도움으로 자살의지를 꺾으신 분께서 감사하다는 글을 올려 놓으셨네요. 그 분께서 유서를 써놓고 다락에 올라가서 삶을 마감하시려던 차에 마지막으로 무의식중에 살고 싶으셨는지 미씨에 글을 올리셨었대요. 근데 많은 분들이 격려도 해주시고, 어떤 분은 본인 전화번호를 올려 주시며 전화를 하라고 하셨대요. 그래서 생판 모르는 분과 전화도 하셨다네요. 그리고 어찌됐든 오늘날까지 잘 살아 계신다고 후기를 올려 주셨더라구요. (말도 많고 탈도 많은 미씨이지만, 정말 많은 분들에게 소중하고 필요한 싸이트라고 새삼 느꼈구요)

제가 안 그래도 요즘에 어린 나이에 암에 걸린 친구들 얘기, 너무 열심히, 성공한 인생을 살다가, 과로와 스트레스로 어이없이 목숨을 잃은 사람들 얘기, 이런 얘기들을 자주 접하게 되는데요. 결국 내 몸과 마음이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최고치를 넘겨서 혹사를 당할 때, 여기저기 고장이 나고 문제가 생기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상담 받으시는 분들 중, 본인이 컨트롤할 수 없는 문제들까지 다 떠안고 고민하느라 괴로워하는 분들을 종종 뵙는데요. 주위사람들의 반응, 아이들 친구들 반응에, 아이들이 10년, 20년 후에 본인 때문에 불이익을 당하지는 않을지, 기타 등등, 오만가지 주변상황들을 다 염두에 두고 이혼을 고려하려니, 안 그래도 머리가 뽀개질 분들이 더 죽겠는 거지요. 본인이 감당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닌 것들까지 다 지금 당장 해결점을 찾아내려 하시니 절망이 느껴질 수 밖에 없는 것이고. 이렇게 많은 문제를 만드느니 내 인생 하나 끝내는 게 낫겠다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하시는 거 같구요.

몇일 전에도 아주 심경 복잡시러운 젊은 엄마에게 이런 말을 건넸는데요. (이미 불행한 결혼생활에서 온 장기적인 스트레스로 몸이 다 망가진 분이었어요)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딱 내일 당장 죽는다는 생각을 하고 오늘을 살아 보시라고 했어요.

내일 죽어도 여한이 없도록, 내 아이에게 또 나 자신에게 부끄럽거나 후회스럽거나 미안할 일 없도록, 죽을 때까지 하루하루를 나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하루처럼 사는 것이 정답이라고 생각 하거든요.  내일을 마주하기가 두렵다면, 오늘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시고 오늘만 살아내면 되는 거거든요.       

죽고 싶으면, 죽을 힘을 다해 살으라는 말이 있잖아요.  죽을 각오를 하고 오늘을 살아내면, 내일은 오늘보다 나아져 있을 것이라고 감히 약속 드립니다.  혼자 겪는 일이라 생각하지 마세요.  본인과 어처구니 없도록 똑같은 상황 겪은 분들이 세상에 정말 많이 있답니다.  그리고 그분들, 죽을 힘을 다해 자살 충동 견뎌내서, 지금은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고 계세요.  속는 셈 치고, 딱 하루만 생의 마지막 날처럼 죽을힘을 다해 행복하게 살아내 보세요.  용기 내신 당신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