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7월 1일부터 엘에이 법원에 여러가지 절차상의 변화가 많이 시행되었는데요.

그 중 하나가 접근금지 명령 신청 접수를 한 곳에서 받는 거예요.

그 전에는 이혼 케이스가 배정되어 있는 판사에게 접근금지 명령 신청서를 넣었는데 말이죠.

엘에이 법원 Department 2, Room 245에서 모든 TRO 신청서를 받고 있고요.

거기에서 접근금지 명령 신청서만 검토하는 판사들이 3주짜리 임시접근금지 명령서를 발행해 줘요.

그리고 3주 후에 심리공판을 잡아주고, 3주 후 심리공판은 원래 케이스를 배정받은 판사 앞에 가서 하는 거구요.

변호사 비용은 없으시고, 가정폭력에는 시달리시는 분들을 위해, 접근금지 명령 신청 절차를 좀 설명 드리려고 해요.

우선 방번호 245를 찾아 가시면, 거기에 check in을 하는 종이가 있어요.

거기에 이름을 올려놓고 기다리시면, 법원에서 서류 작성하는 거 도와주는 자원봉사자들이 이름을 불러요.

그럼 그 분들이 법원 양식을 어떻게 작성하는지 가르쳐 주세요.

영어가 힘든 분들은 통역을 필요로 한다고 요청하시면 법원내에 한국인 법정통역사가 있으면 바로 연결시켜 줄 꺼구요.

일차로 형사법 케이스에 통역사들이 배정이 되고, 그 다음으로 가정폭력 연루된 이혼 케이스가 이차적으로 priority를 갖게 되어서요. 

법원 양식 작성하는 거 도와주는 분들이 진술서 작성은 못 도와주신다고 하더군요.

본인이 겪은 일을 잘 정리해서 진술을 해주셔야 접근금지 명령을 받을 수 있는 건데요.

이건 본인이 알아서 하셔야 하니, 잘 준비해서 가시구요.

사진이나 증거는 다 갖고 가세요.

보통 제출된 서류만 보고 판사가 임시 접근금지 명령은 내려주는 편이에요.

가끔은 변호사를 판사 방으로 불러서 질문을 하기도 하고, 어떤 판사는 질문사항을 쪽지에 적어서 서기관 통해 답변을 받아 가기도 하고요.

접근금지 신청 넣으면서 생활비 (양육비 + 배우자 부양비) 신청 및 변호사비 청구, 집에 대한 사용권에 대한 요청 등 여러가지를 함께 들어갈 수 있어요.  보통 법원에 심리신청을 넣으면 6-8주 후에 심리공판 날짜가 잡히는데요.  접근금지 명령 신청을 들어가면서 같은 이슈들을 넣으면 3주만에 심리공판에 가서 명령을 받을 수 있는 잇점이 있지요.

몇일 전 Department 2에 갔을 때, 아주 수심에 가득찬 얼굴을 하고 앉아있는 젊은 동양 여자분이 있더군요.  금방이라도 눈물을 쏟아낼 듯 앉아 있길래 자꾸 신경이 쓰였는데.  법원 직원이 자원봉사자 한분께 그 분 얘길 하는 걸 들어보니, 엄청 위험한 상황에 있는 사람이고, 지난번에도 한번 법원에 와서 서류 다 작성 해놓고는 접수를 못 하겠다고 하고 갔던 사람이래요.  이번엔 정말 접수를 하겠다고는 하는데, 진술서에다 남편에 대해 나쁜 얘기를 쓸 수가 없다고, 그 사람이 그거 보고 더 죽여버린다고 덤벼들까봐 무섭다고 한다고 하더라구요.. 결국 왜 내가 생명에 위협을 느끼는지를 최대한 자세히 써줘야 그걸 보고 판사는 접근금지 명령을 내리는 건데, 그걸 못 쓰겠다고 하니 답답하다는 얘길 하고 있더라구요..  그 얘길 들으니 참 슬프더라구요. 

결국 하늘도 스스로 돕는자를 돕는거죠.  남들이 아무리 도와주려 해도, 결국 본인의 의지 없이 본인 인생에 변화는 안 생기는 겁니다..  강건해 지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