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담 예약을 위해 사무실로 전화를 하실 경우, 꼭 여쭙게 되는 질문 몇 개가 있습니다:

성함과 연락처

상대편 이름

아이들이 있는지 여부와 아이들의 나이

법원에 이미 접수된 서류가 있으신지 여부

다른 질문들에는 순순히? 답변을 주시면서도 유독 상대편 이름을 묻는 질문에서는, 꼭 답변해야 하냐며 주춤하시거나, 상담받을 때 얘기하면 안 되냐고 하시거나, 왜 상대편 이름까지 얘기해야 하냐고 신경질을 팽 내시거나 하는 분들이 계시답니다.

왜 남편 이름을 미리 밝혀 주셔야 하냐면요.

변호사들은 법 외에도 직업의 윤리적 규율의 지배를 받는데요.

그 중 중요한 규칙 중 하나가 손님과 Conflict of interest (이해관계의 충돌) 가 없어야 한다는 겁니다.

이해관계의 충돌에는 여러가지가 있는데요.

제가 만약 남편되는 분과 이미 상담을 했다면, 남편이 저를 선임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상담하는 과정에서 여러가지 confidential information, 즉 비밀 정보를 공유했을 것이고, 이미 한 쪽의 비밀정보를 상담을 통해 들은 이상, 그 상반되는 이해관계를 가진 분과 상담을 할 수도, 케이스를 맡아드릴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상대편 성함을 받아서 상대편이 저희 사무실에서 상담을 받은 기록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을 해야만 본인의 상담 가능성 여부를 확정지을 수 있는 거거든요.

또 캘리포니아에서는 가정법 변호사들이 진행중인 케이스를  (이미 판결이 다 끝나서 받을 돈이 딱 정해져 있는 걸 집행해야하는 케이스가 아닌 이상) contingency로 (교통사고 변호사처럼 성사가 되면 몇 퍼센트의 사례금을 받는 계약절차) 받지 못하게 되어 있는데요.  이 또한 이해관계의 충돌을 막기 위해서이죠.  재산분할에 있어서 손님은 서로 감정 상하지 않게 최소 10만불만 재산분할로 받고 끝내고 싶다고 하시는데, 변호사가 보기엔 20만불은 받을 수 있다는 판단이 된다면, 퍼센티지로 변호사 비용을 받게 계약이 되어 있을 경우, 변호사는 손님의 결정이나 선호와는 상관없이 본인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케이스 방향을 잡을 수 있다는 거죠. 

이런 문제들 외에도 여러가지 방면에서 변호사는 손님과 이해관계상의 충돌이 없도록 해야할 의무가 있는데요.  아무튼 가장 기본적으로 상반된 이해관계를 가진 사람들을 양쪽다 상담해 줄 수가 없다는 거지요.

그래서 "합의"로 이혼을 진행할테니 둘이 한꺼번에 들어오셔서 상담 받으시겠다는 분들께도 제가 한 분만 들어오시라고 하는 거구요.  아무리 큰 이슈들에서 합의가 이뤄진다고 하더라도 최종적으로 합의서에 싸인하기까지 협상 과정에서 어차피 자기 밥그릇 챙기는 게 인간이구요.  더더우기 재산분할이나 아이 양육권이나 양육권 문제가 포함된 이혼이라면 첨부터 끝까지 100% 합의라는 게 있을 수도 없구요.  그런 분들이라면 제 사무실에 찾아오실 이유가 없겠죠.  만약 "합의"로 쭉 갈 꺼라고 우기셔서 제가 mediator처럼 양쪽 합의이혼을 도와드리기로 했다가 만약 두 분이 이런저런 이슈로 합의점을 못 찾으시면 결국 저는 두 분 다 도와드릴 수가 없고, 두 분은 따로따로 변호사 선임해 나가셔야 하거든요.  왜냐하면 저는 두 분의 confidential information을 한꺼번에 들었기 때문에 그 누구의 편에도 설 수가 없기 때문이죠. 

규율이라는 것이 이러하니, 앞으로는 상담 예약차 전화 하실 때 상대편 이름 주는 거 꺼리지 마삼.

어차피 제게 주시는 모든 정보는 비밀보장이 되는 거구요.

외려 처음에 제대로 정보 안 주셔서 제가 케이스를 맡았다가 나중에 남편이 예전에 상담을 받으러 왔었던 게 드러날 경우, 남편이 conflict을 이유로 저를 본인 변호사에서 박탈시킬 수 있거든요. 

그러니 앞으로는 달라는 정보는 바로바로 주시는 걸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