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간히 유서에 관해 궁금해 하시는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주마다 조금씩 다른 룰을 가지고 있는데요. 일반적으로 크게 두 가지 종류의 유서가 있습니다.

하나는 holographic will 이고 다른 하나는 formally attested will 인데요.

캘리포니아주의 상속법에 근거해서 자세한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1) Holographic will: 자필 유언증서

이건 증인도 필요없고 공증도 필요없이, 자필로 유서만 쓰면 되는데요.

심지어는 날짜도 필요가 없습니다. 본인이 남기고 싶은 유언을 자필로 남기고 서명만 하시면 되는데요.

중요한 것은, 꼭 자필이셔야 한다는 겁니다. 만약 컴퓨터나 타자기로 유서를 만드실 시엔 밑에서 설명될 formally attested will의 요건들을 갖춰야 유서로 인정이 됩니다. 깨끗한 종이에 (레터헤드 등 다른 글자가 인쇄된 종이는 안 되구요) 유서로 남기고 싶으신 내용을 적으신 후에 서명을 하시면 됩니다.

위에서 날짜를 안 적어도 자필 유언증서로 인정이 된다고 말씀을 드렸는데요. 염두에 두셔야 할 것은, 만약 자필로 적어두신 유서가 하나가 아닐 경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거지요. 날짜를 안 적으셨다면, 어떤 유서가 마지막 (last in time) 유서인지 알 수가 없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만약을 위해서라도 날짜를 적으시고, 만약 아주 오래전이라도 유서를 써놓으신 게 있다면 (지금은 어디 갔는지 모르시겠어도) "this will replaces all prior wills and expresses my final wishes" 등의 문구를 넣으시는 게 좋겠습니다.

자필로 유서를 남기실 경우, 나중에 이 유서가 효력을 발휘하려면 위에 설명된 격식을 갖췄어야 하고, 고인의 육필을 증명해 줄 지인이 한 명 이상 있어야 합니다.

2) Formally attested will: 공식적으로 입증된 유언증서

자필 유서와 비슷하게 공식적으로 입증된 유서도 writing + 서명이 있어야 하구요. 이외에도 주렁주렁 필요한 것들이 달리는데요. 최소한 2명의 증인들이 유언자가 서명을 하는 것을 목격하고 증인으로서 서명을 하거나, 이미 유언자가 서명을 마친 이후라도, 그 서명이 본인의 서명이며 이 문서가 유서임을 증인들에게 설명한 후 증인들이 서명을 하면 됩니다. 쓰고 보니 되게 헷갈리는 듯 하네요. =.= 이 증인들의 서명 하나만 가지고도 유언자 바로 앞에서 서명을 해야 하는지, 좀 떨어진 곳에도 해도 되는지 등 아주 복잡한 룰이 많은데요. 기냥 간단히 생각하면, 유서를 증인 두 명 앞에서 서명 하시고, 그들에게도 유서 작성을 목격 했음을 증명하는 서명을 하게 하시면 되는 거지요.

나아가서, 증인에 관해 주의하셔야 할 것은, 유서를 통해 재산 등을 물려주게 되는 사람이 증인이 되면 문제가 복잡해 진다는 겁니다. Interested party가 유서에 증인으로 서명을 할 경우, 돌아가실 때가 돼서 정신이 멀쩡하지 못한 노인을 샤바샤바해서 자기한테 재산을 물려 주도록 복종?시켰을 것 등을 우려하여 법적으로 유언자의 재산에 보호 제동을 거는데요. 유서 전체가 무효가 되는 건 아니구요 (자필 유서의 경우, 문서 전체가 자필이 아닐 경우, 유서 전체가 무효가 되거든요). 그 증인이 유서를 통해 물려받을 재산과, 고인이 유서가 없이 돌아가셨을 경우 상속법을 통해 받게 됐을 재산 (친인척일 경우)을 비교해서 더 적은 쪽으로 주게 됩니다. 이런 복잡한 문제를 피하시려면 유산을 물려줄 대상은 증인으로 세우지 않으시면 좋겠죠.

또한 염두에 두셔야 할 것은, 이미 공식적으로 입증된 유서가 있는 상황에서, 못난이 아들이 통 말을 안 듣는다고 자필로 아들 이름을 찍 그어서 지워 버리시면 안 되신다는 겁니다. 유서를 보충하는 문서 역시 위의 둘 중 하나의 격식을 갖춰야 하는데요. 2번의 유서를 1번의 격식에 맞춰 수정하실 수는 없다는 거지요. 아... 이걸 설명 드리기가 참.. 쉽지 않네요. 아무튼, 유서를 수정하고 싶으시다면, 문제를 간단하게 하시기 위해서라도 미리 써놓으셨던 유서를 완전히 찢어 버리시거나 불태워 버리시고 새로 유서를 쓰시고 위에 언급해드린 "이게 마지막 유서이며 이전의 모든 유서를 대체한다"는 등의 문구를 넣으셔야 깔끔하겠습니다.

설명이 이해가 가실런지 모르겠네요. 유서 자체가 법도 복잡하고 룰도 많고 해서요. 재산이며 뭐며 별로 남길 것도 없고 하시다면 1번의 자필 유서를 간단히 남기시면 되겠지만, 그런 경우가 아니시라면 상속법 하는 변호사를 만나서 상담을 받으시는 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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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유서 격식을 설명해 드리느라 왜 유서를 써놔야 하는지를 언급을 안 했네요. =.=

유서가 없이 사망을 할 경우, 이혼시에는 반반으로 나누게 되는 (캘리) community property (공동재산)가 몽땅 다 미망인에게 가게 됩니다. 이게 간단히 생각하면, 이혼할 사이도 아니었고, 어차피 부부의 공동 재산이니 남편이 다 가지면 어떠랴 하실 수도 있지만요. 만약 아이들이 있다면 말입니다. 그리고 미망인 남편이 차후에 또 다른 사랑을 만나 재혼을 하게 될 경우, 그 재혼녀의 인격/인성에 따라 아이들의 미래가 너무도 좌지우지될 수 있다 이거죠.

사람 일이란 게,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것이니까요. 적어도 아이들을 위해 유산을 남겨주고 은행이나 투자기관, 혹은 정말 믿을 수 있는, 투자에 관해 지식이 박식한 지인을 Guardian (가디언)으로 지정하는 방법이 있다는 말씀이죠. 물론 남편을 가디언으로 (아이들에 대한 가디언이 아니구요. 아이들의 재산에 관한 가디언이죠. 아이들이 성인이 될 때까지 재산을 돌봐줄 사람) 지정할 수도 있겠지만, 그랬다가는 아이들이 크기 전에 흐지부지 돈이 다 새나갈 수도 있는 우려가 있죠. (실제로도 조부모가 손주에게 남겨준 유산을 그 부모가 흥청망청 써버려서 소송을 당하는 경우도 종종 있거든요) 한번쯤 생각해 보셔도 좋을 문제.

또 나의 개인재산은 (separate property) 유산 없이 사망할 경우 - 주마다 룰이 다 다르겠지만 - 미망인과 자식, 자식이 없을 경우엔 미망인과 친부모 (고인의 부모) 사이에 몇대 몇으로 나눠갖게 됩니다. 무일푼으로 깨끗하게 털고 죽으면 좋겠지만, 조금이라도 재산이 있는 분이라면, 돌아가신 이후에 가족끼리 분란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라도 간단하게 자신의 재산 범위와, 그 재산이 어떻게 분배되기를 원하는지, 생각해 보시고 깨끗한 종이에 정리를 해보셔도 좋겠단 생각이 듭니다. 그럼, 도움 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