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도 올려드리고 싶은 글이 많은데..

머리를 정리할 여유가 계속 안 생기네요. 에구..

얼마전에 합의이혼에는 변호사가 빠져도 되나 라는 주제의 글에, 아주 쌩뚱맞게, "이제 아주 대놓고 이혼하라 그러네. 그래야 돈 버니까"라는 댓글을 올려놓은 생명체가 있었습니다. 참, 어이도 없고, 맥이 탁 풀려서, 답글을 올릴 힘도 없어서 삭제는 했는데요.

겪어보신 분들은 많은 부분 공감 하시겠지만, 이혼이라는 게 내가 버틴다고 영영 피할 수 있는 일도 아니고. 타이밍이라는 것이 너무도 중요한 일인데.  남자는 이미 맘 떠나고, 마누라 철저히 개털 만들어 길거리에 내몰으려는 의도적인 계획이 뻔히 보이는 이야기를 접할 때에도 저는 "시기"가 너무도 중요함을 강조 드리지, 지금 시기를 놓쳤을 경우, 어떤 불보듯 뻔한 결과가 초래될 것인가를 말씀드리지, 무조건 이혼 하시라고 말씀 안 드립니다. 제가 이혼 이후의 삶을 대신 살아드릴 수 있는 문제도 아니고요.

지난주 목요일에는 아리조나에서 퇴임을 준비하고 있던 62세의 가정법 변호사가 4년 전에 맡았던 이혼 케이스의 상대편에게 (73세 할아버지) 총을 맞고 숨졌습니다. 가정법 변호사들이 이전에 이혼 도와줬던 클라이언트의 전남편에게 총 맞아 숨지는 기사는 잊을만하면 한번씩 올라오곤 하지요. 그 기사를 읽고 참 무섭기도 하고, 내가 내 목숨과 내 가족의 안전을 걸어 가면서까지 이 일을 해나갈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도 들고, 그래도 내가 막아주지 못하면 힘없는 클라이언트들을 누가 도와주나 싶어 가슴이 먹먹하기도 하고.. 만감이 교차하던 금요일 오후, 위의 쌩뚱 댓글이 떡하니 올라온 거죠.

제가 보기엔 엄청 찌질한 남자 같은데요.. 아저씨, 보세요.

제가 돈 안 벌어서 이 세상 이혼 다 막을 수 있다면, 저 돈 일전 안 벌어도 좋습니다. 제가 케이스 안 맡아서 가정이 유지되고 행복이 이어진다면, 저는 한 푼 안 벌어도 돼요. 그게 제 진심이에요. 하도 자격증딴 사기꾼이란 소리 들어야 하는 변호사들이 많아 제가 뭐라고 하건 믿지 않겠지만, 어쨌든 저는 참 답답하네요. 왜 변호사가 이혼을 부추긴다 생각하고, 왜 변호사가 상대방을 부추겨 자기한테 돈을 뜯어낸다 생각하고 (당연히 나눠야 하는 재산을 말이죠), 왜 자신의 화를 상대방 변호사에게 돌리는지요. 제가 돈 벌자고 당신에게 바람을 피우랬습니까, 돈을 빼돌리랬습니까, 마누라를 패라고 했습니까. 왜 화살이 변호사에게 가는 겁니까?

아.. 이젠 글도 못 쓰겠네요.. 충전이 필요 합니다. 충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