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분들께서 법정 분쟁을 통해 이혼하는 경우에는 이혼 접수 서류가 다른 게 들어가고, 합의이혼을 희망할 경우에는 또 다른 서류가 접수되는 것으로 잘못 알고 계시네요.  그거이가 아니고요.

캘리포니아에서 처음 이혼 서류를 접수한다고 하면, FL-100, FL-110을 통해 Summons and Petition 이란 걸 넣는 건데요.  이혼을 하게 해달라는 요청 서류 정도로 생각 하시면 되구요.  자녀가 있으실 경우는 FL-105라는 추가 법원양식이 들어가야 하구요.  이건 합의를 할 것이건 법정분쟁을 할 것이건 간에 똑같이 들어가야 하는 서류입니다.  초기 이혼 서류가 들어가기 전에 방향을 잡고 서류를 다르게 넣는 것이 아니구요.

이혼 신청 서류를 접수시키시면, 법원에서 이 서류에다가 접수 일자를 꽝 도장 찍어서 돌려주죠.  그럼 이 도장찍힌 서류를 상대방에게 90일 안에 serve (제 3자의 성인을 시켜 직접 송달을 하건 우편으로 송달을 하건) 해야 하는 거구요.  상대방은 이 conformed copy (법원 도장 찍힌 접수 서류) 를 받은지 30일 안에 Response 를 법원에 접수 시켜야 합니다. 

이렇게 1단계가 끝나면, 양육비나 배우자 부양비를 받아야 할 사람이 있고, 줘야 할 사람이 생기기 마련인데요.  써포트를 줘야 할 사람이 법원의 중재가 필요 없도록 따박따박 자발적으로 지원을 해준다면, 굳이 법원에 심리를 신청할 필요가 없으신 거구요.  몇 달 전에 올려드린대로 이혼의 제 2 단계인 PDD exchange를 서로 함으로써 서로의 빚과 재산, 인컴과 지출 내역을 공개하고, 이 자료들을 근거로 어떻게 이혼을 마무리 지어야 할지 협의와 협상을 통해 "합의"에 이르러, 합의서를 작성하고, 판결문 패키지를 만들어 접수를 시키시면 합의 이혼이 되시는 거구요.

돈 대빵 많이 벌고 재산줄도 혼자 다 쥐고 있는 사람이 "넌 한 푼도 못 줘!!!" 하며 자식이고 뭐고 내팽겨친다면, 바로 임시 써포트 신청에 들어가야 하는 거지요.  한글로는 "심리"라고 하네요.  재판에 앞서 임시 오더를 내려주는 자리인데요.  재판은 워낙 모든 discovery process가 끝이난 다음에야 갈 수 있는 단계인지라,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그 전에 경제력이 없는 사람은 손가락만 빨고 있을 수 없는 노릇이죠.  그래서 재판, 또는 합의를 통해 이혼 관련 모든 이슈들이 다 해결이 되기 전까지 당장 먹고살 길을 터주는 절차가 이 심리 과정이죠.  심리 신청에 들어가시면 심리 날짜가 잡히기 까지는 (카운티 법원마다 조금씩 차이가 있지만) 요즘 7-10주 정도가 걸리고 있습니다.  따라서 애시당초 상대방이 이혼 들어가자마자 생활비를 끊어버릴 것 같다면, 이혼 서류 넣으실 때 심리 신청도 함께 들어가시는 게 좋구요. 

보통 비협조적이고 비합리적이던 상대방도, 이 심리 과정 한번 거치고 나면, '아, 내가 무조건 배 짼다고 줘야할 것을 안 줄 수 있는 게 아니구나' 하고 현실감각이 돌아오게 됩니다.  그러면 위에 언급된 PDD exchange 이후, 많은 경우 "합의 이혼"으로 케이스가 흘러가게 되지요. 

이혼 시에 크게 양육권, 양육비, 배우자 부양비, 재산분할 등의 굵직굵직한 이슈에서 하나라도 합의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재판으로 가게 되는 거구요.  2년이 걸리던, 3년이 걸리던, 재판으로 안 가져가고 협의를 통해 이혼을 마무리 지으시는 경우도 있구요.  상대방이 시간만 질질 끌고 합의는 진행이 안 되고 하면 하는 수 없이 재판을 통해 일을 마무리 짓는 수 밖에 없는 경우도 있지요.

많은 분들께서 본인은 합의 이혼을 할 꺼라고 하시는데요.  이혼이 첫발부터 소송과 합의로 갈라져서 진행이 되는 게 아니고, 결국은 협의와 합의 끝에 진전이 없을 때 그게 재판으로 흘러가는 것이라는 걸 설명 드리고 싶어서요.  이제는 헷갈리지 마시길.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아자아자 화이팅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