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탄에서 살짝 언급을 해드린 것처럼, 텍사스주는 community property state인 것에 반해 (명의에 상관없이 결혼기간 중 증식된 재산은 공동재산으로 취급), 이혼시 재산분할은 equal division이 아닌 "just and right" division을 따르고 있습니다. 이혼시 최우선은 쌍방의 개인재산을 (혼인신고 이전에 가지고 있던 재산이거나 결혼기간 중 유산이나 선물 등으로 받은 재산 - 자세한 사항은 칼럼 초기에 올려드린 "재산분할"을 검색해서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알아서 나눠갖는 것이고, 그 이후엔 반땡을 하도록 합의를 진행하게 되는데요. 합의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텍사스 가정법 section 7.001에 따라, 판사의 재량에 따라 반액 분할이 아닌, unequal division이 이뤄질 수 있게 됩니다. 이게 참 헷갈리는 게, 공동재산 개념은 캘리포니아와 같고, 기본적인 룰은 "EQUAL DIVISION"이라고 하면서도, 밑에 나열될 사항들을 고려해, 판사가 불균등한? 재산분할을 해줘도 된다는 거죠. 이건 community property state과 equitable division state을 짬뽕을 시킨 개념인 듯 한데요. =.=

암튼, 판사가 "just and right" division을 하는 데 고려하는 사항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소득/경제력의 격차 + 미래의 예상 부양 필요 정도   

2) 양쪽의 사업기회 및 상대적 재정 상태와 채무 상태

3) 양쪽의 교육, 능력, 및 재능

4) 양쪽의 상대적 건강 상태

5) 나이의 격차

6) 양쪽의 개인재산 규모

7) 재산의 성격 (손쉽게 분할할 수 있는 재산인지, 한 쪽 배우자가 혼자서만 관리해 오던 재산인지 등)

8) 만일 유책사유가 연관된 이혼이라면, 이혼의 책임이 없는 배우자가, 결혼생활을 계속해서 유지했다면 얻을 수 있었을 혜택의 정도

9) 혼인 기간

10) 이혼이 어떤 배우자의 책임인지 &

11) 한 쪽 배우자가 공동재산을 낭비했거나 고갈시켰는지 여부.

이 11가지를 다 고려해서 판사는 공동재산을 공평 (50/50)하게 나눠줄 수도 있고 공평하지 않게 나눠줄 수도 있는데요.  "빚" 역시 반땡이 아닌, "just and right" division을 따르게 됩니다.  캘리포니아에선 결혼기간 내내 죽어라 일해 돈 벌어다 주고도 남편이 헛짓하고 다닌 것에 대한 빚마저 억울하게 떠안을 수 있는데요. 텍사스에선 누가 왜 빚을 졌는지, 누가 갚을 능력이 더 되는지 등을 고려해 책임을 한 쪽 배우자에게 더 지울 수 있습니다.

예로, 아내는 치과 위생사로 열심히 일해서 생활비를 보태지만, 의대를 다닌 씀씀이 큰 남편 덕분에 결혼기간 내내 수십만불의 빚을 졌다고 하면, 학비야 당연히 남편 빚이 되겠지만, 학비 이외에도 늘어난 빚에 대한 책임을 남편에게 전가시킬 수 있다는 거죠 (재산의 반 이상을 아내에게 나눠주고, 빚은 남편이 다 떠안도록 한 케이스). 앞으로 아내의 경제력이 크게 늘어날 건덕지가 없는 데 반해, 남편은 반대이고, 빚의 상당 부분이 남편이 의사가 되기 위해 불어났다는 점 등을 고려, 결혼기간 생긴 빚의 전액을 남편에게 떠안긴 1975년의 항소심 케이스가 있네요. 요런 건 캘리포니아보다 좋군요.

또한, 변호사 비용 역시 판사가 "just and right" divison의 재량에 따라, 위에 나열된 11가지 사항들을 고려한 후, 한 쪽 배우자가 상대방 배우자의 변호사 비용을 내주도록 할 수 있습니다.

또 재밌는 것은, 이혼을 할 때 깜빡 잊고 생명보험의 수혜자 이름을 바꿔놓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이혼으로 인해 배우자는 자동으로 혜택을 받을 수 없게 된다는 겁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이혼을 통해 전 배우자는 유서에서만 자동으로 빠지게 되고, 제 3자와의 계약으로 취급되는 생명보험은 수혜자 이름으로 올려진 사람이 그냥 받게 되는데요. 텍사스에선 양쪽에서 자동삭제가 되네요. 다만, 이혼 판결문이 전배우자를 수혜자로 지정 했거나, 전배우자가 이혼 이후 수혜자로 재지정된 경우, 또 아이들을 위해 전배우자가 신탁 관리자로 지명된 경우는 예외로 들어가게 됩니다. 물론 이런 복잡한 문제가 없게 하려면 이혼할 때 깔끔하게 판결문 상으로 모든 재산을 명확히 나눠놓는 게 좋겠죠.

다음 번엔 유서에 관해 글을 올려 드릴게요. 새해가 오기 전에 올려 드릴 수 있을런지 모르겠지만.. =.= 연말 연시,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하고 즐거운 시간 되시길 기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