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씨-구십프로는 결혼을 꿈꾸고
아줌마-구십프로는 이혼을 꿈꾼다.

아가씨-거리를 걸을때 쇼윈도우에 비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보고
아줌마-다른 이쁜 여자들을 쳐다본다.

아가씨-힘들수록 소심해 지지만
아줌마-힘들수록 강해진다.

아가씨-뱃속의 허기로 밥을 먹지만
아줌마-가슴속 허기로 밥을 먹는다.

아가씨-사람이 싫으면 타인을 버리지만
아줌마-사람이 싫으면 자신을 버린다.

아가씨-오늘처럼 비오는 날에는 분위기 있는 카페에서 누군가를 만날 약속을 하지만
아줌마-오늘처럼 비오는 날에는 쐬주 생각만 간절하다.

아가씨-미용실에서 파마하면서 "한듯 안한듯 자연스럽게 해주세요"하지만

아줌마-미용실에서 파마하면서 "파마 오래가게 빠글빠글하게 해주세요"한다.

아가씨-목욕탕에서 수건을 몸에 두르지만

아줌마-목욕탕에서 수건을 머리에 두른다.

아가씨-의자에 앉을 때 다리를 꼬지만

아줌마-의자에 앉을 때 양쪽 다리를 올리고 양반 다리고 앉는다.

아가씨-모임에서 서로 "언니","언니"하지만

아줌마-모임에서 서로"형님","형님"한다.

전부터 인터넷을 떠돌던 위의 글은 나에게 "공감"이라는 느낌 이전에 쓸쓸함으로 다가왔다. 쇼윈도우에 비쳐진 내 모습 보다는 다른 예쁜 여자들 보기를 좋아하고 가슴 속 허기를 밥으로 채우면서 힘들수록 억척스러워지고 파마값을 아끼며 이혼을 꿈꾸는 아줌마라니... 뭐가 이렇게 궁상맞고 쓸쓸한기만한지... 이것이 정녕 이 시대를 사는 아줌마의 모습인가 반문하게 되었다.

나는 아가씨적부터 그다지 고상하지 않은 털털한 성격의 소유자였던데다가 일 때문에 40대, 50대 아줌마들과 대화를 많이 하다보니 미혼 때부터 아줌마 향기를 풀풀 풍기던 사람이다.  소시적부터 아줌마처럼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장을 보러 나가며 음식을 남기는 것이 크나큰 죄악이라도 되는냥 남김없이 줏어먹는데다가 강의시간에도 의자에 앉을 때 양반다리를 즐기는 나였기에 결혼을 하고 아기 엄마가 되어 그야말로 진정한 아줌마 대열에 들어선다한들 별로 달라질 것이 없겠지 생각했는데 정작 아줌마가 되고나서 위의 글을 읽어보니 그전과는 다른 느낌이다.

위의 글을 읽으며 분명 공감되는 부분도 있고 주부로서 또 엄마로서 살면서 생활력이 강해지는 부분도 인정이되나 이 시대를 사는 1.5세 아줌마로서 다른 아줌마들과 함께 허심탄회하게 아줌마 talk를 해보고 싶은 생각에 오늘의 칼럼을 열었다.

내 비록 아줌마 3년차이지만 나의 아줌마 체험 소감은 굉장히 긍정적이다. 수건, 칫솔과 베게를 제외하고는 -이상하게 이 세가지는 남편이라도 따로 쓰는게 좋네요. 다른 분들은 어떠신가요??- 모든 것을 share해도 괜찮은 남편과 함께 알콩달콩 사는 재미도 아가씨적 뭇남자들의 흠모를 받았던 짜릿함보다 못하지 않고 임신을 기다리고 우리의 아기를 임신하고 출산할 때의 감격과 행복은 아줌마가 아닌 이상엔 논할 수가 없는 것이라 못박고 싶을 정도이다.

과연 아기 엄마가 되고나니 내 자신을 가꾸는 일은 전보다 소홀해진 것이 사실이나 이 또한 아기를 통해 얻는 기쁨에 비할바가 아니다. 올해 첫 아기를 출산하고 산후 휴가로 집에서 쉬는데 말로만 듣던' 바빠서 세수 할 틈도 없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었다. 모유 수유하느라 하루에 열번이상 아기를 안고 젖을 물려야하니 이쁜 옷보다는 편한 옷을 선호하게 되었고 혹시라도 악세사리에 아기 피부가 긁힐까 걱정이 되어 결혼반지도 고이 모셔두게 되었다. 최근 시간이 없다며 목욕한 후 내 몸에 바디 로션 바르는 일을 게을리 했더니 피부가 까칠해지고 말았지만 내 자식 기저귀 발진크림 바르고 로션 발라주는 일은 잊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엄마 역할을 하느라 내 자신에게 소홀해지는 지고있음을 느끼지만 이것이 불만스럽기 보다는 이렇게 어른이 되어가는 것 같아서 감사하며 오히려 더 부지런하지 못한 내 자신에게 좀 더 힘을 내라고 말하고 싶다.

결혼을 하고 아기 엄마가 되면서 내 자신 이외에도 돌봐야 할 가족이 생겼다. 슬프다고 어디론가 잠적해버릴 수 없으며 힘들어 죽겠다며 식음을 전폐 할 수도 없다. 몸이 아파도 얼른 추스리고 일어나 아이들을 볼봐야하고 살림을 걱정해야하는 것이 아줌마의 자리이다. 하지만 이를 궁상맞고 부정적인 느낌으로 보기보단 씩씩하고 지혜로운 참 아줌마의 모습으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바퀴벌레를 때려잡는 이유가 벌레를 보고 징그러워할 줄 모르는 아줌마여서가 아니며 노메이크업에 머리를 질끈 묶고 다니는 이유가 멋부릴 줄 모르는 아줌마여서가 아니라는 사실을 이해한다면 굳이 애쓰지 않아도 자연스레 아름다운 사람으로 보여지지 않을까... 이 시대를 사는 모든 아줌마들이 아줌마의 아름다움을 당당히 뽐낼 수 있기를 바라며 칼럼을 마친다.

아,  위의 글에 딴지를 걸어보자면 요즘 아줌마들은 빠글빠글 파마는 아줌마같아 보인다며 잘 안하는 추세인 것으로 안다. 그리고 요즘 아가씨들이 아줌마들보다 쐬주도 훨 잘 마신다. 나 역시 아기 엄마가 되고나선 음주가무와는 영 담을 쌓게 되었다.  

♡♡미시 메모♡♡

여러분의 아줌마 체험담을 들려주세요. 아줌마여서 즐거운점, 괴로운점을 함께 이야기 나눠요~~!!